행복할 줄 아는 사람의 비밀
Y가 우리 부서로 발령이 난 날, 같은 팀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일이라며 여러사람의 부러움을 샀다.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겪어보기도 전에 궁금했었다.
Y는 잘 웃는다. 이제는 그가 단순히 웃음이 많다기보다 삶을 행복하게 사는 능력자라는 걸 인정하고 있다. 음식을 좋아하면서도 맛에 대한 기준이 상당히 낮다. 뭘 먹어도 격하게 맛있어 한다. 사소한 일에도 감탄하고, 작은 선물에도 너무너무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 매번 마주치는 건물 복도에서도 항상 미소를 띄며 인사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흔하지 않다.
마치 여자 박보검 같은 기분이 들었다. 착한 사람은 재미없지만 지나친 착함은 오히려 보고 있기만 해도 재밌다는 김태호 PD의 말이 떠올랐다. Y같은 사람과 함께 일하게 된 것만으로도 나도 행복에 겨워하고 있다. 그가 어디로 가거나 내가 다른 곳으로 가게 되면 무척 서운 할 것 같다.
업무시간 전 약간의 수다를 떨면서 Y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인생은 Y처럼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듯이 Y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다. 우리는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 중이라며 "Y처럼 작은 것에 만족하며 살아야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때 Y가 자신이 행복한 비결을 알려주겠다고 했다. 모두가 귀를 쫑긋했다. 그의 삶의 태도가 어디서 오는 것인지 늘 궁금했기 때문이다.
난 작은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 말을 듣고 나는 명치를 세게 얻어 맞은 것 같다. 지금까지는 소소한 행복을 누릴 줄 아는 사람이 행복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세 또 세상 시류에 맞춰 작은 것에 만족해야한다는 무언의 압박을 받고 있었을까? 행복하다고 느낄 만하면 그게 행복한거지, 행복을 작게 만들 필요는 없다.
생각해보면 Y는 남들 다 하는거 하고 싶다고도 말했다. 그는 미니멀리스트도 아니고, 종교인도 아니고, 조용한 편도 아니다. 가끔 명품가방도 사고, 여행도 자주가고 사람들도 좋아한다. 자기 기준에 행복하면 그건 전부 다 큰 일이다. 작은 것에 왜 만족해야 할까?
그동안 내 행복이 커서 불편했는데 Y는 또 나를 편안하게 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