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내 방에서 찾은 카지노 게임
해피파인더 일상을 반짝이다
불을 끄고, 모니터 스피커에 은은한 재즈 선율을 띄운다.
LP판에서 흘러나오는 아날로그 잡음조차도 기분 좋게 귓가를 간질인다.
방 한쪽에 설치된 온라인 강의용 조명이 꺼져 있으니,
살짝 어둑한 공기가 방 안을 감싸 온다.
책상 뒤엔 빼곡히 들어찬 책들이 나를 바라보는 듯하다.
거기엔 읽다 만 책도, 다 읽고 덮은 책도,
아직 손도 대지 못한 책들도 줄지어 서 있다.
낯선 작가의 소설부터,
한때 열심히 공부하던 전공 서적,
마음이 힘들 때마다 꺼내 보는 시집까지.
모두가 내 소우주를 구성하는 소품들이라 할 수 있다.
이 공간은 비좁고 지극히 평범해 보이지만,
내가 가장 편안히 몸을 던질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약간 흔들리는 스탠드 의자에 기대어 눈을 감으면,
두터운 이불처럼 감싸 오는 음악의 파동이
하루 종일 쌓인 피로를 씻어 준다.
휴양지가 꼭 멀리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이 방이 가장 손쉽고 안정적인 휴가지다.
지금 이 순간,
LP판의 잔잔한 터치와 책장에서 은근히 풍기는 종이 냄새가
얼마나 귀하고 편안한 시간을 선물해 주는지.
바로 여기, 내 방이 곧 작지만 완벽한 호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