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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nA Feb 11. 2025

카지노 쿠폰 재미있다.

카지노 쿠폰가가 좋은 직업이라고 생각해.

첫 회사는 업계 최다 인원, 최대 매출을 자랑하는 대기업 계열사였다. 느긋한 설계일정과 가끔 하는 공공프로젝트, 나름 훌륭한 협력업체가 있었다. 첫 단추가 다른 이들이 막차라고 부르는 곳이었다. 어린 나는 패기 넘쳤고, 싸가지가 없었다.


잠깐 가까웠던 선배가 내게 말했다. 너는 어떻게 이 회사에 들어왔니?

선배 말로는 내 이력서가 참 빈약하단다. 나름 이름있는 학교와 좋은 성적 말고는 아무것도 없어서.

사실 그러했다. 이십년 전일이긴 하지만, 그 때도 지금도 업계의 관행은 그대로이다. 교수에게 로비해야 하는 설계회사일수록 정성들여 신입사원을 뽑는다.

지역과 대학교를 이유있게 고른다. 그중에서도 한명을 골라야 한다면 중요한 건 교수의 추천서이다.

내겐 제일 중요한 추천서가 없었다. 졸업 후 한참 후에 사석에서 만난 모교의 실세 교수님은 내 얼굴만 기억하셨다. 그리곤 놀라셨다. 네가 거길 갔다고? 나와 함께 입사한 친구들은 그 교수님에게 추천서를 받았다. 그걸 한참 후에야 알았다.

‘글쎄, 면접이 좋았던거 아닐까?’ 내말에 선배가 넌 참 아직 세상을 모른다는 표정을 지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선배의 말은 안그래도 아웃사이더인 나의 열등감을 부추겼다.이십대의 나는 잘하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되었다.

9 년의 시간을 보내고 퇴사를 할 때서야 내 입사의 비결을 깨달았다. 누군가는 일을 해야 하니까. 한두명 쯤은 일 잘하는 개미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나름 회사를 나오며 자부심이 있었다. 그 열심히 일하는 직원은 고과도 잘 챙겼고 당시 최연소실장이었다. 이름뿐인 1년차 실장 때 퇴사했지만.


그때도 지금도 난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다.


첫 직장의 긴 시간의 보상은 직급이나 월급이 아니다. 퇴사 후에도 열심히 일할 동기이다.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한다고.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새로운 프로젝트를 마주할 때의 고민, 해결되지 않는 난제들 속에 놓여져 미로를 헤매다 어느 순간 탈출한 자신을 마주할 때의 기쁨. 결정적으로 내가 그린 화장실과 내가 확인한 도면의 준공식. 비록 내 이름 석자가 적힌 도면에 불과한 종이 몇장이 주는 행복함. 카지노 쿠폰 참 재밌다.


어느덧 이만큼 길어진 준공작 리스트가 생겨버렸다. 내 이름이 적혀진 도면의 장수를 셀 수 없을 정도가 되버린 중년이 되었다.

오늘은 무슨 일이 터질까. 조마조마한 마음은 설레임이다.

카지노 쿠폰 정복하지 못한 산이 매번 생겨난다. 반복적인 일상이 중년의 미덕이 되버린 오늘, 유일하게 나를 긴장시키는 것이 일이다. 어제의 실수를 오늘 찾았다는 안도감. 어쩌면 모르고 지나갔을 것들을 찾아 캐드속을 헤매인다. 매일 똑같은 일, 결코 똑같지 않은 하루다.


불안감이 엄습하는 날도 있다. 자꾸만 새로운게 나온다. 계획설계를 AI가 해준단다. 하루면 모델링을 하고 도면을 추출한단다. 그런 세상이 오면 아날로그처럼 종이에 스케치를 하고 멍하니 도면을 바라보며 공간을 상상하는 나따위는 필요없지 않을까. 어느 산업이든 자동화가 도래할 순간이 온다. 건축에서 그게 오늘 내일 하는 시기가 오겠지.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업계가 유지된다면 그건 건축이 지니는 모순적인 성격때문일 것이다. 논리적이고 공학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건축주를 상대하는 서비스업이라는 것.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게 건축의 본질이라는 것. 그리고 사람은 다 똑같지 않으니까. 똥같은 공간도 좋다는 사람이 있다면 그 카지노 쿠폰가는 살아남는 거고, 완벽한 공간도 싫다는 사람이 있다면 AI의 공간은 빵점짜리일 수도 있다.


건축이 재밌다는 사람은 그 예측가능하지 않은 상황을 정리하고 설득해서 최종 도면을 납품하는 순간의 성취감에 중독된다. 아직 오르지 않은 수많은 산이 어딘가에 존재함이 행복하다. 다음 번엔 누구를 만나서 또 어떤 난관을 겪게 될까. 도대체 이해되지 않은 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읽어낼 것인가. 그들의 마음을 그려내며, 좋은 공간을 제안할 수 있을까. 그 변덕이 괴롭다면 카지노 쿠폰가는 최악의 직업이다. 그 변덕에 춤을 추는 광대가 되는 것이 재미있다면 이처럼 행복한 직업은 없다.


모든 후배들에게 해주는 말이 있다. 카지노 쿠폰주의 얼굴이 보기도 싫어질 순간이 온다면 생각해보라고.

남의 돈으로 너의 건축을 하고 있는 거라고. 네가 원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으면 네 돈으로 하라고. 건축주의 권리를 카지노 쿠폰가라는 지위로 무시하지 말라는 말이다. 일반인들은 카지노 쿠폰가의 심오하고 깊은 세계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개탄하는 경우가 있다. 가장 공감을 얻어내야하는 건축주를 무시하면서 본인의 지위를 무시하는 것에 민감하다.


한 명에게도 공감받지 못한 공간을 만든 카지노 쿠폰가가 될 것인가. 한 명뿐일지라도 내 건축을 지지한 사람이 있는 카지노 쿠폰가가 될 것인가. 내게 너무나 당연한 설계의 기준앞에서 너무나도 다른 말을 하는 건축주나 담당자를 만났때마다 어렵다. 역설적이게도 나는 그 순간을 만날 때 건축이 재밌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기어코 설득하고 마드냐. 그의 마음을 헤아리고 내가 미처 몰랐던 새로운 공간을 만드느냐.


공을 들여 너와 나의 마음을 모아 하나의 계획안이 완성된 순간, 나의 작품이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소유물이기도 한 카지노 쿠폰물이 지어진다.


그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카지노 쿠폰 참 좋은 직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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