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벌써 이렇게나 커버렸다
지난 1월에 작년에 못 간 휴가를 다녀왔다. 비수기이기도 하고, 여유 있게 카지노 게임할 수 있어서 참 좋은 타이밍이었다. 카지노 게임 첫날의 낡은 호텔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쓴 적이 있고, 오늘은 남은 5일간의 일정동안 묵었던 리조트에서 있었던 일을 얘기하려 한다. (첫날 에피소드 : /@listans/939)
카지노 게임 2일 차부터 폭설이 내리기 시작했다. 오후에 다이나믹메이즈라는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하고, 서귀포 쪽으로 가서 저녁을 먹고 숙소로 들어가려는데, 차를 가지고 숙소로 들어올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 예약한 숙소가 바다 쪽이 아니라, 한라산 쪽으로 올라가는 산중턱에 있는 곳이어서 갑작스러운 폭설에 제대로 제설작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어쩔 수없이 진입로 아래쪽 다른 호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리조트에서 체인장비를 한 이송차량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 우리말고도 일행이 한 팀 더 있었는지 11승 차량에 두 가족의 짐과 사람을 가득 싣고 숙소로 이동했다. 전날에 이어 웬 고생인가 싶었지만, 카지노 게임은 또 이런 게 추억이 아니겠는가.
막상 카지노 게임로 와보니 상당히 쾌적했다. 전날 카지노 게임가 워낙 별로여서 상대적으로 더 좋게 느껴진 부분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시 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만족스러웠다.
우선 숙소동 1층에 무인 카페자판기가 있었다. 멀리까지 나가지 않아도 아침마다 아메리카노 한잔씩 마실 수 있다는 사실이 나에겐 소소한 즐거움이었던 것 같다. 산중턱에서 바다까지 내려다보이는 뷰도 마음에 들었다. 카지노 게임기간 내내 계속 눈이 오다 말다 해서 맑은 날씨의 풍경을 보지 못한 건 아쉽지만, 언제 또 제주도에서 폭설을 경험해 보겠는가. 마지막으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지하에 마련된 탁구장과 포켓볼 시설이었다.
아들과 둘이 탁구를 치러 내려왔었는데, 탁구대도 있고, 탁구채도 있는데, 공이 없었다. 그래서 다음날부터 시내로 나가게 되면 다이소도 들리고 마트도 들리면서 탁구공을 살만한 곳을 몇 번이나 들렸는데 번번이 재고가 없거나 팔지 않아서 구입을 못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숙소에서 묵는 마지막날 밤에 실망한 아들을 달래줄 마음으로 탁구대 옆에 놓인 당구대로 가서 아빠랑 같이 카지노 게임 쳐볼래?라고 말했다. 사실 큰 기대 없이 던진 말인데, 아들은 좋다고 했고, 처음 30분간의 간단한 동작과 경기룰을 설명하면서 게임을 시작했다.
요즘 각종 스포츠에 진심인 아들은 생각보다 당구에도 소질이 있었다. 뭐, 내가 당구를 못 치기 때문에 소질이 있다고 말하는 것도 우습지만, 금방 같이 경기할 만큼의 수준이 되어 제법 경기다운 경기를 하게 되었다. 그렇게 2게임정도 하고 나니 이제 자기는 감을 잡았다면서 점점 실력이 좋아지더니 마지막 게임은 결국 아들의 승리로 끝났다. 아빠를 이긴 아들은 의기양양하게 카지노 게임로 돌아가 자랑했고, 마지막 날 체크아웃을 하기 전까지 온 가족이 함께 토너먼트 형태로 경기를 하기도 했다. 마지막 승자는 그날 처음 배운 딸이었다. 다들 실력이 고만고만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가장 조심스럽고 안전하게 플레이한 딸이 마지막에 실수한 나를 이기고 우승을 하게 된 것이다. 경기 내용이야 아무래도 좋다.
이번 카지노 게임에서 놀랐던 건 벌써 아이들이 이렇게나 많이 컸다는 사실이다. 가까이 있을수록 성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다. 그런데 같이 포켓볼을 치면서 속으로 많이 놀랐다. 아마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카지노 게임은 보지 못하던 것들을 보게 만들어 준다. 매일 아무렇지 않게 카페에 들러 테이크아웃하던 커피 한잔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고, 평소에 하지도 않는 포켓볼을 하며 아이들의 성장을 확인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아내가 제법 다시 건강을 많이 회복하고 기분 좋게 올 수 있었던 카지노 게임이라 감사했다. 언젠가 다시 가족들과 제주도에 가게 된다면, 이번 카지노 게임을 두고두고 이야기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