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하나 Apr 11. 2025

20년 전 무료 카지노 게임과의 약속

이완규가 헌법재판관이 되는 건 막아야 한다.


나는 김대중의 시대에 교복을 입었고, 무료 카지노 게임의 시대에 대학 교정을 거닐었다. 내 또래의 많은 젊음처럼, 나 역시 정치는 그들만의 밥그릇 싸움이라 여기며 외면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 한 사건이 터졌다. 무료 카지노 게임 대통령이 말 한마디 잘못했다는 이유로,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탄핵당한 것이다. 보수 야당, 아니 평생을 친일과 군부 독재에 부역하며 쌓아 올린 금권과 특권을 지키려는 세력의 칼날이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을 겨눴다.



무료 카지노 게임




시민들은 대통령을 맨몸으로 막아섰다.“감히 어떻게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저들이 끌어내릴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터져 나왔다. 여론조사에서 70%가 넘는 국민이 탄핵에 반대하며 무료 카지노 게임을 지지했다.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었고, 결국 탄핵은 기각되었다. 우리는 무료 카지노 게임을 지켜낸 듯 보였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우리는 끝내 그를 지키지 못했다.



무료 카지노 게임


무료 카지노 게임2004년 무료 카지노 게임 대통령 탄핵 반대 촛불 시위




무료 카지노 게임은 권력을 가진 자가 스스로 권력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었다.누구나 말은 그렇게 할 수 있지만 직접 행동으로 옮기진 못했다. 무료 카지노 게임은 그걸 행동으로 옮긴 유일한 대통령이었다.하지만 그가 내려놓은 권위는, 칼날을 벼리던 기득권 세력에게 오히려 좋은 먹잇감이 되었다. 특히 기득권의 정점이자 충실한 사냥개였던 검찰은 조롱과 능멸로 그를 난도질했다. 스스로 권위를 내려놓은 행위에 대한 책임은 엉뚱하게도 무료 카지노 게임 혼자 감당해야 했고, 그 끝은 무료 카지노 게임의 고독한 희생이었다.


2009년 5월, 그의 운구차가 지나던 길은 눈물로 열렸다. 애통함과 분노, 그리고 끝내 지키지 못했다는 회한과 죄책감에 사람들은 길에서, 일터에서, 학교에서 흐느껴 울었다. 나는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그토록 한꺼번에 울어 우리 마음속에큰 바다가 생겼다고 믿는다. 그때, 웃고 있던 이들이 있었다. 이명박과 박근혜, 그리고 대한민국이 썩어 문드러져야 이득을 얻는 기득권 카르텔과 그들의 충견인 검찰이었다.그때, 많은 시민들이 앞으로 우리는 무료 카지노 게임 같은 대통령을 영영 가질 수 없을 거라는 두려움과 분노에 각성했다. 무료 카지노 게임은 그렇게 우리에게 민주주의를 가르쳤다.




2009년 무료 카지노 게임 대통령 서거 국민장




무료 카지노 게임 탄핵안 표결 때 웃던 박근혜


무료 카지노 게임 대통령 수사팀 우병우 검사는 박근혜 정부 최순실 국정농단의 주역 민정수석이 된다




무료 카지노 게임 시대의 인사는 파격적이었다. ‘젊고 멋진 여성 법무부 장관’ 강금실의 등장이었다. 나는 그때, 저렇게 멋지고 젊은 여성도 장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20년도 더 지났지만, 세련된 그녀의 모습은 여전히 선명하다. 하지만 ‘비검찰 출신젊은 여성 장관’은 검찰 카르텔의 심기와 자존심을 정면으로 건드렸다. 그들은 마치 조폭처럼 뭉쳐 극렬하게 저항했다. 대통령에게 눈을 부라리며 인사권을 내놓으라고 윽박지르던 그들의 모습이 선하다. 아니, 지금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그 광경을 똑똑히 목격한 나는, 검찰은 늘 ‘할 수 있는데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 임을 확신한다.




‘바보 무료 카지노 게임’은 ‘조폭’처럼 대드는 검찰에게 ‘토론’을 제안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그렇게 온 국민과 기득권 세력이 TV로 지켜보는 가운데 무료 카지노 게임이 검사들로부터 집단 린치에 버금가는 온갖 모욕과 능멸과 조롱을 당하지 않았더라면, 그는 지금 우리와 함께 있었을까? 역사에 ‘만약’은 없다지만, 그가 떠난 길을 막을 수만 있었다면, 어떤 역사든 거꾸로 되돌리고 싶다.



전국에 TV로 생중계된 ‘검사와의 대화’에서 나는 국가 최고 권력자가 검사들과 맞짱 토론을 벌이는 모습을 태어나 처음으로 지켜봤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모습인 줄, 그때는 몰랐다. 나는 앞으로 당연히, 우리에게 이런 대통령들이 올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 길을 만드는 게 고달프고 어렵지, 무료 카지노 게임이 했으니까,갖은 고초와 모욕을 당하면서도 그가 이렇게 길을 냈으니 우리가 그 길을 더 넓게 닦아 앞으로 새로운 길을 열 줄 알았다.






‘검사와의 대화’를 통해 목격한 검사들의 모습은 처참했다. 세상에서 자신들이 가장 잘났다고 여기는 나르시시스트들로 가득한 대환장파티였다. 기껏해야 태어나 한 거라곤 공부만 죽어라 해 고시 패스한 게 전부인 전국 공부찐따들이 한 국가를 운영하는 국정최고책임자에게 이래라저래라 했다. 상고를 나와 사법고시에 패스해 인권변호사가 되어 수많은 약자의 편에선 무료 카지노 게임에게‘대학 학번’을 들먹거리며 이죽거리던 모습은 그들의 저열한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해방 이후,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채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한 검찰은 반세기 넘게 그 권력을 놓지 않았다. 일제 군국주의의 찌꺼기와 군부 독재의 권위주의가 뒤섞인 ‘쓰레기통’ 같은 조직. 그들은 ‘검사와의 대화’라는 무대 위에서 스스로 개혁 대상임을 증명하고는, 만족감과 자기애에 취해 뿌듯한 표정으로 우르르 몰려나갔다. 아이러니하고, 더럽고, 불쾌하고, 악취가 진동했다.


그리고 2025년, 그 ‘쓰레기통’에서 평생 국가의 녹을 먹고 ‘깡패’처럼 권력을 휘두르던 검찰총장 출신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었다.(비록 국민의 준엄한 심판으로 파면되었지만) 그 폐허 위에서, 윤석열의 40년 지기이자 그와 처 김건희, 장모 최은순까지 변호했던 인물, 현재 12.3 내란 관련 혐의로 수사받는 피의자 신분인 이완규 법제처장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후보로 지명되었다.






이완규는 20여 년 전 무료 카지노 게임의 ‘검사와의 대화’에도 있었고, 윤석열의 대선 경선 캠프에도 있었으며, 윤석열 정부 법제처장으로12.3 내란에 깊숙이 관련되어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12.3 내란 다음 날, 박성재 법무부장관과 이상민 행안부장관, 김주현 민정수석과 대통령 안가에서 4자 회동을 한 뒤 이 자리에 있던 4인 모두 핸드폰을 교체했다.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대통령 안가는 대통령 본인 허가 없이 절대 열 수 없다고 하는데, 이완규는 대통령 없이 그저 자기들끼리 송년회를 했다고 둘러댔다. 12.3 내란 직전 가족들을 모두 미국으로 내보낸 사실로도 모자라12.3 내란 당일 뭐 했냐고 묻는 야당 의원에 “당연히 해제될 줄 알고 잤다”라고 떳떳하게 말하며, 현 정부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느끼고 국민에게 사과하라는 요구에 “내가 뭘 잘못한 게 있다고 사과를 하냐”고되묻던 사람이다.


대한민국 헌법재판관은 3년 내 정당 활동 이력이 없어야 하지만,국민의힘 정당 가입 여부에 관한 정보는 오직 국민의힘만 공개할 수 있기 때문에 확인할 길이 없다. 이완규의 헌법재판관 임명을 멈추기 위해 수많은 법조인과 야당, 시민단체가 제기한 가처분신청과 권한쟁의가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이 모든 혼란과 갈등의 피해는 또다시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다.




이완규에 관한 흥미로운 사실은
바로 그가 ‘5.18 민주화 유공자’라는 점이다.

서울대 법대생 시절,
5.18의 진실을 알리다 구금되었던 청년이 45년 후,
내란수괴 윤석열의 최측근이자
내란 공모 피의자가 되었다.

전두환의 만행을 고발했던 그가
이제 윤석열의 내란을 비호하는 호위무사가 된 것이다.




윤석열 지지자들은 5.18 민주화 운동을 지금까지도 북파 간첩의 소행이라 주장한다.그리고 그들은 매년 5월만 되면 광주에 찾아가 희생자 유족들을 향해 5.18 민주화 유공자로 국가로부터 받는 피해보상에 대해 조롱하고 능멸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윤석열의 최측근 이완규가5.18 민주화 유공자로 나라의 보상을 받고 있다. 윤석열 지지 세력의 논리에 따르면 이완규는 ‘반국가세력’‘종북 간첩’이 아닌가?


한 치의 부끄러움도 수치심도 책임감도 없이자신은헌법재판관이 되고 싶고, 또잘할 수 있다고 말하는 이완규의 말간 얼굴은 ‘5.18 유공자’라는 타이틀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스스로 세운 정의를 스스로 배반하는 사람만큼 위험한 존재는 없다. 나르시시스트적 성향에 유공자라는 간판까지 얻었으니, 그는 스스로를 도덕적, 정치적으로 완전무결하다 믿고 있을 것이 자명하다.




이완규는 대한민국의 사법 카르텔이 그렇듯 거대한 나르시시즘적 성향을 갖고 있다. 웅대한 자기상, 특권 의식, 공감 능력의 결여는비판적 성찰을 가로막고 세상을 자기중심적으로 해석하게 만든다.여기에 자신의 믿음을 지지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수용하고 반대 증거는 무시하는 확증 편향이 더해지면, 모순된 현실(5.18 유공자이면서 내란 혐의자) 앞에서도 인지 부조화를 느끼지 못하거나 손쉽게 자기 합리화에 성공하게 된다.한번 굳어진 신념은 바꾸기 어렵다.


더욱 위험한 것은 이것이 도덕적 우월감 착각과 결합될 때이다. 스스로를 평균 이상으로 도덕적이라 믿는 이 자기 고양 편향은,‘5.18 유공자’라는 사회적 인정과 결합될 때 더욱 강화될 수 있다. 내가 바로 그 역사의 정의를 실현했던 사람인데, 감히 나를 의심하는가?라는 무의식적 방어기제가 작동하는 것이다. 이는 칸트가 말한 보편적 도덕 법칙보다는 ‘나’ 혹은 ‘우리’가옳다고 믿는 것이 곧 정의라는 위험한 상대주의, 심하게는 소피스트적 궤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러한 심리적, 인식론적 함정에 빠진 인물이, 사회 전체의 규범과 가치를 최종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헌법재판관 자리에 앉는다는 것은 분명히 막아야 할 일이다.


만에 하나 그가 헌법재판관이 된다면, 윤석열이 뿌려놓은 독은 우리 사회 곳곳으로 퍼져나갈 것이다. “아는 사람이니까”, “좋은 게 좋은 거니까”, “우리가 남이가”라는 낡은 구호들이 법치주의를 잠식하고, 우리는 80년대 군부 독재 시절의 어둠 속으로 퇴행할 것이다. 결국, 그런 사회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20년 전 무료 카지노 게임의 경고를 외면했던 우리는 참담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검찰 카르텔이 쿠데타처럼 나라를 뒤집어엎고 폐허로 만드는 현실 앞에서,이제 우리는 무료 카지노 게임에게 진 빚을 갚아야 한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역사의 퇴행을 막아내야 한다. 이완규의 헌법재판관 임명을 저지하는 것은 단순히 한 인사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어렵게 지켜온 민주주의와 헌법 가치를 수호하는 일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거창한 구호나 영웅적인 투쟁이 아닐지라도, 먼저 두 눈 똑바로 뜨고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끊임없이 묻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리고 부당함 앞에서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피맺힌 목소리로 경고했다.무료 카지노 게임 대통령은“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도 했다.서슬 퍼런 권력 앞에서도 당당히“이의 있습니다!”라고 외쳤던 무료 카지노 게임의 용기로혼자서는 외롭고 두렵지만 함께 모이면 거대한 함성이 되는 바로 그 ‘조직된 힘’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 ‘조직된 힘’으로 무엇을 요구해야 하는가?김대중 대통령이 꿈꿨던, 국민 위에 군림하는 권력기관이 아닌 국민을 섬기는 투명한 시스템을 요구해야 한다. 무료 카지노 게임 대통령이 그토록 만들고자 했던, 권력은 나누고 견제되어야 부패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검찰의 독점적 권한을 해체하고, 실질적인 권력 분산을 이루는 제도적 개혁을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그래도 20년 전 무료 카지노 게임이 계획했던 공수처가 이제라도 설치돼 다행이지만, 겨우 겨우 출범시킨공수처의 독립성을 지키고, 검경 수사권 조정을 완성하며, 법무부의 완전한 탈검찰화를 감시하는 등 무료 카지노 게임이 뿌렸지만 검찰과 기득권 카르텔의 저항으로 미완에 그쳤던 개혁의 씨앗을 이제 우리 시민들의 손으로 틔워내야 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거창한 담론 속에 있지 않다.“우리가 남이가”의 유혹을 단호히 거부하는 것,진실을 기록하고 이야기하며 서로에게 용기를 북돋는 것, 그리고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역사는 발전한다’는 희망을 놓지 않고 연대하는 것이다. 강물이 수많은 바위를 만나도 결국 바다를 포기하지 않듯 우리도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걸음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무료 카지노 게임에게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고, 폐허 위에 새로운 희망의 씨앗을 뿌릴 수 있을 것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