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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지나무 Mar 03. 2025

약 카지노 게임 시간들

카지노 게임


3월은 약 카지노 게임 달이다. 피치못할 사정이 생겨서 모든 약을 끊었고, 좀 많이 힘들었던 금단증상을 지나 정상 상태로 나아가고 있다.


그리고 내가 스스로를 불신했던 것만큼, 내가 그만큼 정신적으로 아프지는 않다는걸 조금씩 느끼고 있다.


마음속에 얼음이 들어찬 것처럼 아팠던건 외로움이라는 내 카지노 게임이었다. 나는 그 카지노 게임을 포용해주지 못했고 '아프니까 문제다'라고 생각했다.


두려움, 불안감, 우울감, 슬픔 모두 마찬가지였다. 늦은 나이에 처음 사회생활을 하면서 두렵거나 불안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앞으로도 평생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미혼으로 남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과 슬픔은 자연스럽다. 정상적인 카지노 게임들인데 나는 그 카지노 게임들이 무서웠다.

나는 내 카지노 게임과 마주하는데 좀 서툴다. 모든 부정적인 카지노 게임을 재료삼아 믹서기로 갈아서 우울증 주스를 만드는 한가운데에 있어봤기 때문에 카지노 게임은 그저 피해야할 것... 이라는 인식이 더 강했다.


카지노 게임 앞에서 자신도 없었다. 카지노 게임을 인정하려면, 먼저 나를 인정해줘야 한다. 내가 꿋꿋하게 서있을 때 내 카지노 게임도 받아들일 수 있는건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내가 나약해서 그런건 아닌데... 뭐랄까. 나는 항상 남의 눈치를 보고 남에게 주도권을 주고 대신 남에게 의존해버리는 성향이 있다. 통제성향이 강한 부모님(내 모든걸 대신 해주면서 대신 기대치도 높은)의 영향일수도 있고... 아무튼 아직 성장하지 못한 내가 내 안에 있다.


나를 구름 위로 띄워서 보호해줬던 약이 사라지니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다시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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