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천재손금 Apr 21. 2025

글자를 칼처럼 써보자

쓰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저 넘기려 했습니다.
하지만 말 한마디, 눈빛 하나에도
카지노 게임이 이렇게 무너질 수 있다는 걸
요즘, 자주 깨닫고 있습니다.

**

하나.
어린 나이에 입사해 빠르게 승진했다는 이유로
세상이 자기중심으로 돌아가는 줄 아는 카지노 게임.
막말도, 무례도, 감정 기복도
“저희 세대는요”라는 말 한 줄로 포장합니다.
자유를 말하지만 책임은 없고,
변화를 말하지만 배려는 없습니다.

그러니까,
그건 자유가 아니라 방종이고
그건 어른이 아니라 큰 아이입니다.


**

둘.
오로지 승진만을 향해 시선을 고정한 카지노 게임.
윗카지노 게임에게는 비굴할 만큼 달콤하게 굴고
아랫카지노 게임에게는 무심할 만큼 차갑습니다.
보고서 하나, 회의 하나, 책임 하나,
제 몫은 없으면서도 언제나 가장 먼저 혜택을 챙깁니다.

그 카지노 게임의 손에는 아무 성과도 없고
그 카지노 게임의 자리는 늘 공기처럼 비어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건 야망이 아니라 아부고
그건 전략이 아니라 무능입니다.


**

셋.
이 말, 저 말.
이쪽 귀로 들은 건 저쪽 입으로 흘립니다.
사실보다 상상이 먼저고,
진실보다 영향력이 중요합니다.
“그냥 내 느낌인데…”로 시작해
“아니면 말고”로 끝나는 말들이
조직을 병들게 만듭니다.

그러니까,
그건 소통이 아니라 흉기고
그건 정보가 아니라 독소입니다.


**

이쯤에서 한 우화가 떠오릅니다.

벌거벗은 임금님.

그들은 자신이 멋진 옷을 입고 있다고 믿습니다.
센스 있고, 진보적이고, 유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벌거벗었다는 것을.

다만 아무도 말하지 않을 뿐입니다.
왜냐하면, 그 어색함을 굳이 먼저 말해봤자
손해 보는 건 결국 ‘진실을 말한 카지노 게임’이니까요.

그래서 조용히 비웃고, 조용히 외면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자기만 모르는 민망함 속에서
그들은 여전히 당당하게 걷고 있습니다.

**

화를 누르며 돌아섭니다.
모른 척, 못 본 척해주는 카지노 게임들이 착해 보이고
참고 있는 내가 바보 같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압니다.
그 카지노 게임들은 언젠가,
스스로가 벗은 줄도 모르고 뽐냈던 그 시간들을
되돌아보게 될 날이 올 거라는 걸요.

그때 저는,
조용히 옷을 잘 여미고 일하던 카지노 게임이었기를 바랍니다.

**

그래서 이 글은 누군가를 겨냥한 칼이 아니라,
저 자신을 잊지 않기 위한 기록입니다.
흔들릴 때마다 돌아볼 수 있는,
제 나름의 칼집 같은 글이길 바랍니다.

저는 끝까지
옷을 입고 있겠습니다.

그게 불편하고 답답해 보여도,
적어도 부끄럽진 않으니까요.

그리고 끝으로—
혹시 이 글이 누군가에게 불편하게 다가갔다면,
그 점은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그저 저 역시 카지노 게임인지라,
한 번쯤은 이렇게라도 마음을 다잡고 싶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