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일
토요일 오전...
따스한 봄볕이 거실창을 넘어 들어오고 있다.
느지막이 일어나 습관적으로 켜놓은 티비에선 무도한 이에 대한 뉴스가 계속 나오고 있었다. 꺼버렸다.마음까지 소란스러웠다.
지난 가을부터 시작한 식집사 놀이(?)에 몇 가지 들여놓아 카지노 게임 추천에서 키우던 식물들을 베란다에 내어 놓은 지 일주일. 거실 창문을 활짝 열어 주었다. 따사로운 봄볕도 쬐고 아직은 조금 차지만 매서운 기운은 사라진 봄바람을 맘껏 타고 놀라고~
거실 소파에 앉아 베란다 식물들의 하늘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한결 평화로워졌다.
오랜만에 음악을 켰다. 잘 알지도 못하는 클래식을 골랐다. 바람처럼 떠다니는듯한 피아노 소리가 거실을 가득 채웠다. 조금 전까지 뉴스가 보여주던 세상과는 이제 완전히 다른 세계로 들어온 듯한 느낌이었다. 마음이 고요해졌다.
집에 인터넷과 티비를 끊었다는 이의 얘기를 들었다. 이유야 어떻든 집안의 고요함은 더해지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 밖 세상이 아무리 치열하고 어지러워도, 아니 그럴수록 안은 고요해야 되겠구나 싶었다. 티비를 끄고 그 대신 음악을 켰고, 세상을 향하던 눈은 꽃나무로 돌렸다. 그랬더니 이렇게 평화롭다. 고요하다. 그리고 행복하다.
브런치 글이 뜸해졌다. 가장 큰 이유는 나의 게으름이겠지만, 예전에도 한 번 글에 썼듯이 마음이 어지러우면 글도 어지러워 제대로 써지질 않는다. 카지노 게임 앱이 자꾸 글을 쓰라고 알림을 보내왔지만 애써 무시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그것도 한 편의 글을 오로지 휴대폰으로만 쓰고 있다. 그냥 주절주절 쓰여지고 있다. 나 아닌 다른 누구의 힘으로 쓰여지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결국 마음이다.
인생의 타이밍은 참 오묘할 때가 있다.
윗글의 마지막 문장 "결국 마음이다."를 딱 쓰고 불과 몇 초 뒤, 지금도 믿기지 않지만 진짜 불과 몇 초 뒤에 휴대폰이 울렸다. 머지않아 들릴 소식일 줄은 알았지만 그 소식이라는 것이 그렇게 느닷없이 사고처럼 닥쳐올 줄은 몰랐다. 무언가 정리되지 못하는 마음이, 정신이 온통 둥둥 떠다니기를 어언 한 달남짓.
한 달 전의 그 고요한 평화는 폭풍 전야의 고요함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카지노 게임 추천에 저장되고 말았다.
불과 몇 초 뒤의 일도 모르는 것이 인생이라는 걸지금다시금깨닫는다.
인생의 타이밍, 참으로 오묘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