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소설집 <두 카지노 쿠폰의 인터내셔널
요즘 핫한 소설집 <두 카지노 쿠폰의 인터내셔널을 드디어 읽었다.
처음 접한 작가라 찾아봤는데, 2022년 등단한 작가였다.
김기태 작가
1985년생
202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무겁고 높은 등단
이후 이상문학상, 젊은작가상, 신동엽문학상 등
수상 다수
이 책에는 모두 9개의 단편이 실려있는데
이 단편들 대부분이 수상작들. 엄청난 신인 작가가 아닐 수 없다.
전반적으로 재밌게 읽었다.
그 중 몇몇 작품에 대한 내 생각을 써보자면...
<세상 모든 바다
첫번째 작품이 엄청 강렬했다.
세상 모든 바다는 아이돌 그룹의 이름인데, 그 그룹의 공연 날, 표를 구하지 못해 공연장에 들어가지 못한 하쿠는(재일교포) 그 주변에서 굿즈를 구경하다 비슷한 처지인 고등학생 백영록을 만난다. 그리고 트위터에서 떠도는 카지노 쿠폰, '오늘 이 공연이 끝나면 공연장 밖에서 세상 모든 바다의 깜짝 공연이 펼쳐진다'는 카지노 쿠폰를 그 고등학생에게 전한다. 그리고 그는 그 자리를 뜨는데...
집에 돌아온 후, 하쿠는 인터넷 기사에서 공연장 밖에서 열린 깜짝 공연(이는 결국 세상 모든 바다의 공연은 아니었다)의 결과 사고가 났고, 몇몇의 죽음이 있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사망자 중 고등학생 백영록이 있었다.
하쿠는 자신이 그 떠도는 카지노 쿠폰를 말하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후회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그가 말하지 않았으면 백영록은 그 자리에 없었을까?
사실 그것도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하쿠는 찜찜할 수 밖에 없다.
조금 전에 잠시 스쳐간 카지노 쿠폰에게, 자신이 전한 말 한 마디. 그리고 그가 죽었다는 소식은 하쿠에게 크게 다가올 수 밖에...
내 잘못은 아니지만 내 잘못일 수도 있는 일에 대하여 느끼는 묘한 죄책감을 잘 보여주는 소설이었다.
<전조등
이 소설에서는 재밌는 구절 하나 가져와 본다.
이 시대에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 이렇게 재미있고 명쾌하게 표현하다니!
결혼이란 적령기에 옆에 있던 카지노 쿠폰과 하는 것이며, 돈을 모으려면 꼭 해야하지만 돈을 모아야만 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고, 죽음만큼이나 미룰수록 좋지만 카지노 쿠폰 구실을 하려면 하긴 해야 하며, 요새 젊은 친구들은 책임감이 없어서 어려운 일이지만, "시발 그냥 하지 말라면 하지 마"라며 분노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두 카지노 쿠폰의 인터내셔널 90p
<보편 교양
보편적으로, 누구나
교양으로, 누구나
알아야할만한 고전 수업은
결국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학생에게만 가 닿았고 그 학생은 서울대에 갔다.
몇 년 전, 우리 아이 학원을 영어, 수학을 보내면서, 굳이 국어까지 보낼 필요가 있을까? 생각하다 호기심에 국어학원 설명회에 참석했다.
학원의 교재와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듣고,
'와....돈들인만큼 아이는 이정도의 내용을 추가로 학습할 기회를 얻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럼 돈을 많이 쓰면 쓸 수록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그러므로
이 카지노 쿠폰는 너무나 이 시대를 꿰뚫고 있는 에피소드가 아닐 수 없다.
<태엽은 12와 1/2바퀴
개인적으로 이 소설집에서 제일 재밌게 읽은 소설이었다.
흥미진진 흥미진진.
그런데.... 왜? 무엇?에 대한 답이 없이 그냥 끝나버려서 와 진짜 답답했다.
은혜는 왜 202호를 좋아하는지?
사마귀 닮은 손님은 204호 (현202호)를 원했는데 현 204호를 안내했을 때 왜 반발하지 않는가(흐름상 반발해야 하는거 아닌가 그래야 갈등이 고조되지...)?
손님은 뭘 버리고 갔는가? 대체 그 봉지 안에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냥 버려주세요" 하면 될 것을
“제가 정말 가져갈 생각이 없다면, 그래서 받아들지 않는다면 그걸 어떻게 제게 주시겠습니까?"라는 말은 대체 무슨 말인가?
이렇게 흥미진진하지만 의문점만 가득 남긴 소설.
나만 이해 못했나요????
마지막 서핑 하러 가는 두청년의 대화,
내가 파도에 휩쓸리면 네가 그분의 힘으로 날 구해. 만약 네가 위험해지면 내가 스트레칭의 힘으로 널 구할게.
이 대화는,
화자 은혜아버지에게 외로워하거나 두려워하지 마세요. 당신 곁에는 당신을 사랑하는 카지노 쿠폰이 있어요...라는 메시지인건가? (나의 아무말 대잔치)
표제작 <두 카지노 쿠폰의 인터내셔널
금수저,
주류,
가 될 수 없는 두 이방인이
‘친한 사이’가 되는 카지노 쿠폰
짠하지만,
젊어서, 그리고 두 카지노 쿠폰이 같이 있어서, 위로가 되는 이야기였다.
이 소설에서 마음에 드는 구절이 있었다.
두 카지노 쿠폰이 함께 처음으로 식탁을 주문했고, 돈이 없으므로 제일 저렴한 것으로 주문했고, 그 식탁이 배달되어 오는 날 피자와 치킨을 시켜 배달이 오는 동안, 식탁을 조립했다. 그런데 다리 하나가 조립되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그 식탁에서 배달음식을 먹을 수는 없게 된 것. 그 순간의 구절인데. 눈 앞에 그 이미지가 촥 펼쳐졌다.
처음으로 함께 산 가구였다.
‘메이드인 차이나는 역시… ’라는 생각이 들었으나
대륙의 저편에 있는 금형 공장과 달아오른 기계,
기름때가 묻은 러닝셔츠를 입은
중국인 혹은 중국인이 아닌 누군가,
그가 점심으로 건져 올리는 이름 모를 하얀 국수가 떠올랐다.
젓가락을 쥔 손가락들을 상상하니
어쩐지 탓할 마음이 들지 않았다.
김기태 [두 카지노 쿠폰의 인터내셔널]
이 이미지를 머릿 속으로 상상하며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쳇 gpt한테 그려보라 할까? 생각이 들어서 시도해보았다.
1차 시도.
Q) 다음은 소설의 한 구절인데 이 구절에서 묘사하고 있는 이미지를 좀 만들어 줄 수 있어?
대륙의 저편에 있는 금형 공장과 달아오른 기계,
기름때가 묻은 러닝셔츠를 입은 중국인 혹은 중국인이 아닌 누군가,
그가 점심으로 건져 올리는 이름 모를 하얀 국수가 떠올랐다.
그리고 쳇gpt가 그려준 그림.
내가 상상했던 것과 좀 다른 느낌이어서 좀 수정을 요청했다.
2차 시도
Q) 좋긴한데, 얼굴을 좀 젊게, 그리고 땀을 흘리고 있고 목에 수건을 하나 매고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아. 국수에선 김이 나고 국수를 좀 더 높이 올려서 뜨거워서 불고 있는 느낌이면 어떨까?
그랬더니 쳇gpt가 그려준 그림.
무언가 좀 어색해....
그래서 또 다시 시도.
3차 시도
Q) 고마워. 근데 카지노 쿠폰의 사이즈를 약간만 줄여서 뒷 배경 공장 이미지가 좀 보이면 좋겠어. 그리고 전반적으로 좀 밝은색으로 바꿀 수 있어?
이렇게 완성된 그림이다.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내가 상상한 이미지와는 좀 다르지만.
계속 말해도 비슷할 것 같아서 그만 둠. ㅋㅋㅋ
가만히 이 그림을 보자.
이 그림을 보면,
저렇게 땀흘리며 일하면서 국수를 후후 불어 먹는 노동자를 떠올리면,
다리 접합이 안 되는 불량 제품인 중국산 식탁을 보면서도
탓하지 않을 수 있어 보이는지..
그림은 좀 마음에 들지 않지만,
그 구절은 참 마음에 든다.
마음에 들지 않는 제품이 왔을 때,
그 제품을 만든 제품 너머에 있는 '카지노 쿠폰'을 떠올리는 것.
그 마음이 참 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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