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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승민 Sep 25. 2021

2021년 카지노 게임 방구석 문화생활②

카지노 게임이 끝나고도 회자되니써볼만 할것 같다.

지난 카지노 게임에 넷플릭스를 다시 보기로 하고

<D.P.를 후루룩 다 봤을 때, 다음 작품을 선택하는 건 그닥 어렵지 않았다.

카지노 게임에서 처박혀 있어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지만,

뭔가 <오징어 카지노 게임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지노 게임 연휴 오기 전, 방송이었나 유튜브였나를 통해 광고를 접했다.

한정된(혹은 밀폐된) 공간에서 여러 사람들이 벌이는 카지노 게임이라는 배경을 보고

언젠가는 꼭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터였다.

단편 영화일 거라 생각했는데 9부작짜리 한 시즌이었다.

회차 막판에 결말을 궁금케 하는 구성이 일부 있어서, 다음 편을 이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순식간에 첫 시즌을 후루룩 봤다.


(아래부터 스포일러 존재)


*오징어카지노 게임, 9부작

'쌍문동의 성기훈'이 <도박묵시록 카이지를 연상시키는 헤어스타일과 꼬라지로 문제의 '오징어 카지노 게임'에 합류하게 된다.

동네 동생인 '쌍문동의 자랑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 조상우를 만나게 되고, 역시 둘이 막판까지 남는다.

사실 '1번 할배' 오일환이 마지막에 흑막으로 등장하리란 예상은 하지 못했었다. 그렇다고 엄청 놀라운 반전이라 느끼지는 못했다.

아마 카지노 게임기간 드러누워서 몇 편을 연달아 보느라, 마지막 회쯤엔 스토리에 대한 감흥이 많이 떨어졌을지도 모르겠다.


기억에 남는 건 죽을 각오를 하면서 카지노 게임에 임하는 참가자들과

이들을 멀리서 지켜보는, 가면 쓴 VIP들의 모습이었다.

참가자들은 정말 카지노 게임에서 탈락하면 죽기 때문에, 문자 그대로 피와 땀을 쏟지만

이를 지켜보는 이들은 고고하게, '69가 좋아서 69번에 베팅했다'는 식의 태도로 카지노 게임을 즐긴다.

아마 제작자들이 가장 강렬하게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이 이것일 듯싶다.


영화는 전반적으로 잔혹한 편이긴 했는데,

워낙 총 맞아 죽는 사람들이 많이 등장하니, 막판에는 오히려 무뎌지는 감이 있었다.

내가 이렇게 잔인한 장면들을 거리낌 없이 봤나 싶을 정도다.

나는 호러물이나 고어물은 정말 질색이다.


이병헌의 등장은 좀 뜬금없었다.

가면을 벗고, 이병헌의 얼굴이 나타났을 때, 눈을 의심했다.

이병헌의 등장이 놀라서라기 보다는

이병헌이 나타났을 때, 너무 합성 같았기 때문이다. 일정이 바빠서 이병헌 얼굴만 합성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상해 보였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


개인적으로는 덕수가 사망했을 때

극의 긴장감이 많이 떨어진 거 같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볼 때 빌런이 있는 걸 즐기지는 않는데,

그래도 그가 온갖 몹쓸 짓으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고 느꼈다.

그 이후 갑자기 극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가 보이는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조상우는 예상했던 대로 움직였다.

증권맨에 대한 편견이 눈에 씌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초반부터 잇속을 챙기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인지 알리의 뒤통수를 치리라고는 충분히 예상했다.

개인적으로 놀랐던 건

조상우가 박해수였다는 걸, 알리와 구슬치기 했을 때 처음 알아봤다는 거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박해수가 나왔다는 걸 모르지 않았는데, 그니까 모르는 얼굴이 아니었는데

박해수를 너무 늦게 알아본 게 참 놀라웠다.


이정재가 대략 7회까지 연기한 성기훈과

8회 이후 성기훈의 모습이 조금 다른 거 같아서 눈에 거슬렸다.

456억을 받았지만, 그게 많은 사람들의 희생의 대가이고

주최 측의 '재미'를 위해서 벌어진 카지노 게임이었다는 걸 깨달으면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는 보이는데,

갑자기 이 카지노 게임을 파헤치기 위해 다음 카지노 게임에 뛰어들겠다는 마지막의 각오가

뭐랄까. 선뜻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

이정재의 연기에는 특유의 '쪼'가 있다고 느끼면서도

주변에서 잘한다고 하길래, 나도 잘한다고는 생각하고 있는데

캐릭터가 너무 갑자기 변하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었다.


카지노 게임 연휴 끝나고 발행한 신문 지면상에는

오징어카지노 게임이 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익숙한 국뽕 기사가 올라왔다.

좀 의아했다.

개인적인 감상평은

'재미는 있지만, 역대급인지는 모르겠다'


(사진 출처 : 넷플릭스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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