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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동 나나 Feb 22. 2025

에곤 카지노 게임 한강

삶과 죽음, 빛과 어둠 그 근원

오랜 만에 남편을 집에 두고 아티스트 데이트를 나선다. 하루 종일 집에서 뭔가를 만들고 공부하고 유튜브를 보는 남편이다. 내가 퇴근해야 말동무가 생기는데, 퇴근 후에 내 시간을 갖겠다고 혼자 길을 나서기 쉽지 않다. 하지만 오늘은 특별한 날이다. 나를 위한 날로 정한 거다.


이촌역 2번 출구에서 국립 중앙 박물관까지 연결되는 지하 도로부터 감동이다. 역에서 내려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사람이 길을 헤맬 필요 없이 박물관으로 연결된 길이다. 특히 이렇게 추운 겨울에는 더욱 감사하다.





특별전으로 입구부터 늘어선 사람들의 모습이 기대감을 높인다. 전시장 첫 번째 방에 19세기 유럽을 느낄 수 있는 포스터와 소품들은 현대의 디자인보다 더 세련되고 단순화 되어있다. 작가들이 표현카지노 게임 싶은 것만을 강하게 나타낸 것이 느껴진다. 1900년 비엔나 분리파 화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따라가며 그 시절의 비엔나를 상상해 본다.


에곤 실레의 작품을 보면서 그의 불행한 성장 배경과 짧은 생애를 생각한다. 그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강한 선이 거칠거나 낯설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의 내면에 넘치는 힘과 열정을 더 강하게 표현하고 싶었을 것이다. 죽을 만큼의 열정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던 것 같다. 살아있는 자신과 죽어있는 자신을 동시에 보았으며, 자신의 어머니 앞에 죽음으로 시위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죽은 모습을 연출하며 헤어진다. 하지만 현실에 부딪히고 타협해야 했다.


그의 얼굴은 대상을 보고 놀라는 것 같기도 카지노 게임, 비웃는 것 같기도 하다. 정면을 보는 얼굴은 눈을 감고 있거나 치켜뜨고 있다. 세상을 보기 싫었거나, 바로 볼 용기가 없었던 것일까. 하지만 그의 손은 세상을 향해 나 이런 사람이야라고 이야기하며 로봇처럼 어색한 손가락 움직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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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게임 실레의 그림 중 손 부분만을 캡쳐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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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젊은 나이에 죽지 않고 긴 세월을 통해 열정을 풀어내었다면 어떤 그림을 그릴 수 있었을까? 열정이 식어 부드러운 선으로 세상을 똑바로 보는 자신을 그렸을까 아니면 더 격렬하게 세상과 사람을 표현했을까?


에곤 실레의 작품을 보며 내 몸과 마음이 긴장된다. 정신을 차리라고 이야기한다. ‘아티스트 웨이는 이런 거야, 용기가 없이는 이 길을 갈 수 없어’라고 이야기하며 세상이 너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세상을 보며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라고 말한다.







돌아오는 길에 카지노 게임 작가를 생각한다. 얼마 전 ‘소년이 온다’라는 작품을 읽으면서 느꼈던 죽음을 대하는 용기와 슬픔이 느껴졌다. 카지노 게임은 우리가 외면했던 현실을 바로 보라고 이야기한다. 에곤 카지노 게임 한강은 죽음을 직시하고, 깊숙하게 들여다보았다.


죽음을 생각하며 사는 삶은 용기를 주기도 하고 나를 겸손하게 만들기도 한다. 밝고 환한 낮 동안의 삶이 아니라 칠흑 같은 어두움을 지나가기도 한다. 에곤 실레의 그림은 죽음을 통해 삶을 즐기고, 삶을 통해 죽음을 의식하며 살라는 이야기를 하고, 카지노 게임은 글을 통해 타인의 죽음을 바라보는 눈을 열게 한다.


나는 죽음을 어떻게 보고 느끼고 있을까? 죽음을 외면하지 않고 들여다볼 용기가 나에게도 있을까? 에곤 카지노 게임 한강이 생각했던 질문을 나에게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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