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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교실밖 Mar 20. 2025

카지노 쿠폰 맛있게 먹는 7가지 방법

아무리 유명한 예술 작품도 나에게 의미가 없다면 텅 빈 감상이다

송주영 작가의 첫 책 '카지노 쿠폰 맛있게 먹는 7가지 방법'을 읽었다. '첫 책'이라고 함은 당장이라도 지금 독서 IN에 연재 중인 '송주영의 미술비책(美術祕冊)'이 수정 없이 단행본으로 나올 만큼 착실하게 쓰이고 있기도 하고, 그동안 페이스북에 쓴 글 중에서 자전적 에세이라 부를 수 있는 것들을 추리면 능히 한 권 분량의 책으로 독자들과 만날 수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송 작가는 보기 드문 이력의 '미술 교육자'이다. 홍익대학교 예술학과를 졸업한 이후 중국 베이징 중앙미술대학을 거쳐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에서 미술교육학 석사를 마쳤다. 이후 캐나다 앨버타대학에서 교육학 박사과정을 시작했고, 잠시 학업을 중단했다가 현재는 건국대학교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박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중학교 2학년 때 시골 중학교에 새로 부임해 온 미술 선생님께서 첫 시간에 고흐의 화집을 들고 들어와 설명을 해준 적이 있다. 그때까지 시골에서 자란 사춘기 소년에게는 파격적인 수업이었다. 몇 장을 넘기다가 '주아브 병사'에서 눈이 머물렀다. 물감을 짓이겨 칠한 듯한 강렬한 색감에 압도당했던 기억이 있다. 그 찰나의 기억은 이후 카지노 쿠폰을 대하는 나의 시선이 됐다. 어렸을 때부터 글을 쓰거나 카지노 쿠폰을 그리는 일을 하겠다는 희망 중 여전히 하나는 실현 불가의 꿈으로 남아 있지만, 카지노 쿠폰에 관한 관심과 애정은 내 의식의 큰 부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물론 지금은 철저히 주관적 감상자에 머무르고 있지만 말이다. 그래서 나에게 미술교육을 업으로 하는 사람에 대한 경외심 같은 것이 있다. 그런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책의 내용은 이미 온라인으로 읽은 바 있지만 완성된 단행본으로 보니 새로 읽는 느낌이다. (노쇠한 기억력 탓도 있고...) 질 좋은 종이를 써서 카지노 쿠폰들이 잘 표현된 것도 작가의 의도를 드러내는데 보탬이 됐다. 특별히 작가가 즐겨 쓰는 '맛'이라는 어휘에서 생각이 많아졌다. 예전에도 '맛카지노 쿠폰'이라는 표현을 썼으며 이번 책 역시 '맛있게 먹는'이란 표현을 제목에 썼으니 '카지노 쿠폰과 맛'은 미술교육가로서 작가에게 평생 붙어 다니는 키워드가 될 듯하다. 작가는 인간이 어떤 대상에 호감을 가질 것이냐의 여부를 '맛'이 가른다고 말한다.

자녀가 초등학생일 때 친구들과 함께 미술 공부를 할 때도 '맛있는 카지노 쿠폰을 보자'라고 했지만, 막상 미술을 하고 싶다는 자녀 앞에서 마음이 복잡해진 엄마로서 '맛'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다. 그때부터 작가는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카지노 쿠폰에도 '맛'이 있고, 글에도 '맛'이 있다. 보통 '글맛'이라고 하는 이 감정은 어떤 글을 읽었을 때 '끌리는' 마음이다. 송 작가는 지금 독자들을 끌어당기는 글을 쓰고 있다.

또 다른 맛 전문가 최낙언은 '맛의 원리'라는 자신의 책에서 끈질기게 '맛'의 의미를 탐험했다. 그가 정리한 맛에 대한 생각은 살아가는 힘, 단순하지만 깊이가 있는 것, 오미오감을 포함한 모든 감각의 표현, 입과 코로 듣는 음악, 도파민 분출량에 비례하는 것, 뇌의 끝없는 되먹임 구조로 작동하는 것, 감각이 호출한 경험과 기억,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 나를 들여다보는 창문 등 매우 다양하다. 그중 내 눈길을 끄는 것은 '맛은 뇌가 그린 풍경'이라는 표현이다. 감각기관을 통해 들어온 것이 단맛인지 쓴맛인지는 결국 뇌가 판단을 하니 '뇌가 그렸다'는 표현을 쓴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뇌가 그린 풍경'이라는 말이 송 작가가 미술교육을 통하여 추구하는 마음과 닮아 있다고 생각했다.

송 작가는 카지노 쿠폰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말한다. 보통 먹는 대상은 음식이다. 음식은 인간의 생존을 위한 절대적 조건이요, 섭취하는 즐거움과 나누는 기쁨을 주는 물질이다. 송 작가는 카지노 쿠폰 역시 인간에게 에너지와 자양분을 주는 필수 요소로 보았다. 말하자면 송 작가에게 카지노 쿠폰을 맛있게 먹는 행위는 개인적인 즐거움을 물론 타인과 함께 나누는 상호작용을 통한 에너지 축적의 과정인 셈이다.

이 책은 단순히 카지노 쿠폰을 소개하고 해설하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나 같은 일반 독자를 미술이라는 분야와 친해지도록 하는 장치가 곳곳에 스며있다. 책으로 나온다고 했을 때 어떤 구성일지 궁금했으나 과연 순서와 내용의 배치에 탁월한 교육적 고려가 있다. '개인 취향 존중 시대의 카지노 쿠폰 감상법'으로 책을 시작한 것도 그러하고 다섯 개 영역에 걸쳐 미술 보기에 대한 전개, 마지막 순서에 '내일을 위한 미술교육'을 배치하여 마감한 것은, 글쓰기와 편집에서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다.

이 책은 대개의 미술 작품 해설서가 갖는 건조함을 생활 속 사례와 경험을 통해 잘 극복하고 있다. 고매한 예술가들이 작품을 박물관으로 집어넣으려고 했다면 송 작가는 박물관에서 꺼내어 대중 앞에 펼쳐 놓는 재주가 있다. 듀이는 모든 환경과 살아 있는 생명체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의 결과를 경험으로 보았다. 한 인간은 예술 작품을 앞에 두고 긴밀하게 침투하고 또한 영향을 받는다.

송 작가는 작품과 감상자가 '조화와 반목의 서사를 통한 이야기' 사이에 있는 주체로서 존재한다고 말한다. 이 상호작용의 결과로 연속적인 경험의 재구성이 이루어지며 인간은 '심미성'을 키운다. 듀이는 단순한 감상자에서 예술 활동에 참여하는 경험을 통해 교양인으로 성숙한다고 보았다. '아무리 유명한 예술 작품도 나에게 의미가 없다면 텅 빈 감상이다'라는 이 책의 부제는 곧 구경하는 자에서 참여하는 자로의 전환을 시사한다.

7부 '내일을 위한 미술교육'은 따로 떼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도 될 만큼 독립적인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앞에서 카지노 쿠폰을 감상하면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지금 여기'라는 시공간으로 끌고 와 현재화하고 있다. 직접 카지노 쿠폰을 그리는 화가, 평론하는 평론가, 교육에 힘쓰는 교육자, 작품의 유통에 관여하는 미술상, 보여주는 전시 기획자를 막론하고 미술 분야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많다.

책을 읽는 성인들은 내용을 통해 교양을 축적하고, 청소년들은 나도 미술가가 되어볼까 하는 욕구와 동기를 가질 것이다. 삶과 업이 합일하여 즐겁게 일하면서 생계를 꾸리는 것은 모든 이들의 소망이다. 책을 읽고 '카지노 쿠폰의 맛'을 느낀 독자들은 맛있는 음식을 기다리듯 작가의 다음 책을 기다릴 것이다.



카지노 쿠폰카지노 쿠폰 맛있게 먹는 7가지 방법, 송주영 지음, 인물과 사상사



책 정보http://aladin.kr/p/fzk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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