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다니며 글 쓰는 삶
강원도에서 살아보긴 두 번째다. 2년 전, 강원도 원주의 토지문화관에서 3개월을 신세 졌었고, 이번엔 강원도 횡성의 예버덩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집을 찾아 3개월을 머무른다. 화장실 한 번 가려면 랜턴을 켜고 1분을 걸어가야 하는 곳이다. 시간을 재어 보았다. 화장실까지 정확히 1분이 걸린다. 비가 오면 더 까다롭고, 밤에는 좀 무섭다. 귀신도 무섭고 이제 날이 더 따듯해지면 땅을 뚫고 개구리며 벌레들이 기어올 생각을 하면 벌써 걱정이다.
4월 초의 횡성의 밤공기는 몹시 차가웠다. 겨울에 입던 두꺼운 패딩잠바를 가지고 오길 참말로 잘했다. 사람도, 차도, 개 짖는 소리조차 없었다. 방갈로라고 부르는 작은 집에 짐을 풀었다. 침대는 없고, 냉장고도 없다. 벽 한편에 책상 하나가 있고, 봄인데 여전히 라디에이터와 온수매트를 틀어야 잘 수 있는 곳이다. 바닥은 온돌이 아니라 양말을 신어야 디딜 수 있다. 낯설고 괜히 서럽다. 내 집의 쿠션과 베개가 그리고 온 지 하룻밤만에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운 내 베개와 쿠션, 그리고 침대가 없으니 토퍼도 챙겼다. 세 명이 자도 끄떡없는 내 방의 넓은 킹 사이즈의 침대에 코를 묻으니 행복했다. 화장실이 방 옆에 붙어 있으니 밤에도 마음 놓고 벌컥벌컥 물을 마셨다. 아침에 일어나니 커피머신의 커피 한 잔을 내려 마시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 자연스러웠다. 떠남이란 이런 온라인 카지노 게임다. 늘 똑같던 일상의 의미를 깨우쳐준다. 침대가 있고 화장실이 있다는 이토록 당연한 일이 이렇게나 감사할 일이었던가.
집에서 하루 묵고 돌아와 보니 첫날의 '현타'가 아무렇지도 않은듯 괜찮아졌다. 단 하루 만에. 사실 나는 처음엔 어딜 데려다 놓든 뾰로통하지만, 금세 바퀴벌레 같이 적응을 잘해서 어딜 가나 잘 먹고 잘 산다. 또한 며칠만 적응하면, 벌써 떠날 때 아쉬워서 어쩌나 걱정을 사서 하곤 한다.
이 곳 횡성 온라인 카지노 게임시의 장점을 곱아 보자면, 가장 먼저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 테라스에서 내려다 보이는 잔잔히 흐르는 주천강의 풍경이다. 천국이 따로 없고 요새가 따로 없다. 열 외국여행 부럽지 않다. 세상에 누가 이렇게 방문을 열자마자 반짝이는 강물이 흐르는 풍경을 안고 살 수 있단 말인가. 낮온도는 20도에 육박하는 요즘, 테라스에 앉아만 있어도 불치병이 치유되는 기분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테라스 문을 열면, 그 산속의 달콤한 공기도 얼마나 향기로운 지 모른다. 자꾸만 코를 킁킁거리며 들숨을 쉬게 된다. 도시에 살 때, 배기통에서 연기를 뿌옇게 날리는 버스 뒤에 서 있을 때, 숨을 멈추고 서 있거나 날숨만 적극적으로 쉰 적이 많다. 시골생활이 좋은 이유 중 하나가 숨쉬기가 편하다는 것이다. 도시에 살 적엔 몰랐지만, 시골에 살고 나서 다시 도시로 옮겨 살라고 하면 가능할 지 의문이다. 나날이 환경은 오염되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신선한 공기야말로 가장 한정적인 것일 지도 모른다. 기회가 될 때마다 흡입해 두어야 한다.
예버덩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집을 관할하는 시인 조명 선생님께서는 첫날부터 여러모로 신경을 많이 써 주셨다. 춥지 않게 자도록, 편히 먹도록, 화장실이 불편하지 않은지,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지 못한 것에 미안해하셨다. 그렇지만 나는 이미 너무 많은 장점을 탐닉하고 있기 때문에 관계없었다. 여기에 더해진 것은, 너무나 훌륭한 예버덩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집의 식사였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은 저마다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예버덩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집은, 특히나 선생님께서 지원 나오는 지원금으로 좋은 식자재를 사서, 도시에서 찌든 문인들이 좋은 공기 마시고 영양가 높은 음식을 먹으며 몸도 마음도 건강해져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셨다. 그 마음이 너무나 그야말로 시인 같으시다. 달걀도 유정란만, 토마토 사과 바나나 등 늘 과일이 있고, 통밀식빵이 있는 곳. 셰프님이 매일 맛있는 식사를 내어 주시는 곳. 비빔밥에 소고기가 빠지면 안 된다며, 시인께서 손수 한우를 사러 다녀오시는 곳. 세상에 이런 호사를 모두 무료로 누리고 있다는 것이, 아직 소설집 한 권 출간해 내지 못한 초보 소설가를 자꾸만 제 발 저리게 만드는 것이다.
소설가로 데뷔한 지 벌써 5년이 흘렀다. 그동안 거친 온라인 카지노 게임 레지던시도 여러 곳이다. 이제쯤 약간의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렇게 성과가 없을까? 아직 이렇게 아무것도 손에 쥐고 있지 않아도 되나. 하지만 또한 안다. 아직 여물지 않은 나의 글실력을. 아직 연습을 하면 할수록 아주 정직하게, 내가 하는 딱 그만큼 실력이 늘고 있다는 것을, 그러므로 아직 어느 부분을 더 다듬어야, 얼마만큼의 시간을 더 들여야 더 야무진 글을 세상에 내어놓을 수 있다는 것을. 올해도 귀한 시간과 기회를 얻었으니 30분도 허투루 쓰지 말고 정진해야겠다. 그런데 아직도 이렇듯 열정적으로 하나에 미친 듯이 파고들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지 않은가. 무엇보다 돈 내고 캠핑을 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캠핑사이트보다 훨씬 더 좋은 방갈로를 3개월 동안이나 차지하고서, 안전을 보장받고 비바람 들 걱정 하나 없이 전기와 와이파이를 실컷 쓰며 글 쓰는 이런 기회를 부여받았다니. 요 몇 년은 정말 복이 차고 넘치나 보다. 훗날 이 시기를 몹시 그리워하게 될 것 같다. 젊은 날의 이런 기회를 절대 감사하며 지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