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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쾀 Jun 0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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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게 아니고요

운동화 밑창이 끈적 거린다.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푹푹 꺼지는발밑. 발밑으로부터 올라오는 비릿한 썩은 내가 이젠 익숙하다.

지금껏 계속 내가 걸어온 길은 조금씩 썩어왔다. 그 사실을 자주 잊어버리지만 때때로 코를 찌르는 썩은 내가 그 사실을 일깨워준다.사뿐사뿐 걷다가 터벅터벅 걸었고이젠 쩌억쩌억 걷는다. 잠깐만. 걷는 게 맞나? 걷는 건 뭔가 자유롭게 들린다. 난 지금 카지노 가입 쿠폰고 있는 것이다.


운동화와 양말을 뚫고발가락 사이에도 이제 느껴지는 그 끈적거림이 내 속을 울렁거리게 만든다. 눈앞에 이미 찍혀있는 무수히 많은 발자국들. 이 썩은 내 가득한 누런 길 위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끌려갔다고 생각하니 속이 조금은 진정된다.


뒤를 돌아보니내 친구 민수가 있다.돈 걱정 없이살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녀석도 이젠 뒤늦게나이를 먹은 거지.표정을 보니 악취가 아직은 익숙하지 않은가 보다. 코를 막은 채 비틀거리며 자신의 발끝만 쳐다보는 그 어설픈 모습을 보니 뭔가 우쭐하면서도 부럽다. 아직은 걷고 있구나. 아직은 걷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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