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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민 Apr 15. 2025

진창에서 벗어나는 방법(대본)

하류인생 지지고 볶기

송애옥 : 매장 하나를 관리하면서 사채업을 겸하는 지역 깡패의 딸. 송부장으로 불리길 바란다. 마약 거래로 수년간 이득을 보고 있다. 아빠에게 일락이 갖고 싶다고 애달 복걸을 해서 일락의 신체포기각서를 얻었다. 일락을 자신의 방식으로 사랑한다.


허일락 : 애옥의 아빠에게 삶을 저당 잡혀 깡패로 살아온 지 15년이다. 애옥이 자신을 애모해 온 사실을 알면서도 이용해 왔지만, 그녀의 집착이 날이 갈수록 심해 도망갈 궁리로 가득하다. 이런 삶도 애옥도 원한 적이 없다. 우연히 닿은 거대한 세력에게 정보를 흘리고 야반도주하지만 실패. 하지만 B플랜이 남았다.


의식 없이 의자에 묶여 있는 일락, 온라인 카지노 게임은 그 앞에 앉아서 걱정과 화가 섞인 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다.


일락 : 으으… (신음하다, 정신 차려 주변을 돌아본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붙잡힌 모양이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하…


온라인 카지노 게임 : 자기야, 자기는 왜 그러냐 진짜. 아 씨발 존나 얼탱이가 없네.


결국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게 붙잡혔다. 희망이 사라지는 기분.


온라인 카지노 게임 : 와 씨, 내가 얼마나 자존심 상했는지 알아? 야반도주가 웬 말이야. 주제파악을 해야지.


일락 : 주제 파악… (웃음) 파악이 너무 잘 돼서 탈이지.


온라인 카지노 게임 : 지금 웃음이 나와? 좀 멀리나 도망치던가, 고작 인천도 못 벗어날 거면서. 자기 때문에 내가 돈을 얼마나 쓴 줄 알아?


일락 : 네가 나 때문에 돈을 썼어? 지금 그럴 여유가 없을 텐데, 고맙네 아주.


온라인 카지노 게임 : 뭐 내 돈을 쓴 건 아니지만, 자기 돈이 내 돈이니까~ 아빠한테 자기 나한테 달라고 졸랐어. 아빠한테 잡히면 자기는 곱게는 못 죽을걸?


일락 : 송사장 어딨어?


온라인 카지노 게임 : 장인어른 될 사람한테 송사장이 뭐야 진짜. 자기는 진짜 나한테 고마워해야 돼. 먹여줘, 재워줘, 목숨도 살려줘, 이런 사랑이 어딨냐?


일락 : 빚진 김에 하나만 더 부탁하자. 나 그냥 보내주면 안 되냐? 나 할 만큼 했잖아, 나 이제 좀 보내줘어!! 윽, 아…(갑작스러운 복통에 몸을 가누지 못하는 일락)


온라인 카지노 게임 : 아 소리 지르지 마, 이제 마취 풀려서 배에 힘주면 존나 아파.


일락 : 너 내 몸에 손댔지? 내 거 뭐 떼다 팔았냐? (허탈한 웃음)와 송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네가 그러고도 인간이냐?


온라인 카지노 게임 : 인간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사랑은 사랑이고 돈은 돈이지. 아빠한테 자기 달랬더니 이거주더라? 신체포기각서. 이제 자기는 내 거(하트)


일락 : … 온라인 카지노 게임아, 나 너무 아픈데 이것 좀 풀어주면 안 될까?


애옥 : (무시한 채, 그리고 뭔가 분위기가 변한다.) 근데 자기 성격에 무턱대고 도망쳤을 리는 없고, 아침 뉴스에 연예인 새끼들 마약건으로 막 수사받는다더라? 어디까지 풀었어, 말로 할 때 다 불어. 하나 남은 신장도 팔아버리기 전에.


일락 : 임검사한테 우리 거래망, 남은 물건, 고객들까지 다 넘겼어.


온라인 카지노 게임 : 임검사? 걘 또 웬 듣보잡이래? 아니 하루 이틀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왠 헛수고를 했어?


일락 : 지금까지 장사한 거랑 다를걸. 너네가 그렇게 다 쥐고 흔드는데 뉴스는 왜 못 막았을까? 이제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나라 이름 빼고 다 바뀔 거야. 1년 안에.


온라인 카지노 게임 : 뭔 개소리야?


일락 : 연예인들 들쑤셔서 연막 치고, 썩은 돈 먹고사는 우리 같은 하이에나들 다 정리될 거야. 사람들 연예인 이야기에 정신 팔려 있을 동안, 정치계 물 밑 작업도 얼추 끝날 거고.


온라인 카지노 게임 : 독립투사 나셨네, 근데 어쩌냐 난 이제 평생 먹고살 걱정 없는 사람인데?


일락 : 강릉 옥계항.


애옥 : (흠칫, 옥계항 선박에 실린 150kg 마약, 내 미래가 사라진 느낌?) 너, 너 그거 어떻게 알아?


일락 : 그러게 계란을 나눠 담아야지, 무식하게 150kg을 한 군데다 처박냐.


온라인 카지노 게임 : 입 닥쳐.


일락 : 온라인 카지노 게임아, 나한테 왜 집착하는지 알아. 송사장한테 하고 싶은 짓 나한테 하고 있는 거잖아. 아빠, 아빠 아양 떨면서 속으로는 죽이고 싶잖아. 아빠한테는 말대꾸도 못하는 게, 센 척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 : 아아아아아악!!! (달려들어 일락을 밀어 넘어뜨려 목을 조른다.) 네가 뭘 알아, 다 아는 척하지 마! 아무것도 아닌 게, 아무것도 못하는 게!!


일락 의식을 잃으며 웃음 짓는다. 드디어, 드디어 이 거지 같은 삶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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