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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첩의사 Feb 11. 2025

외상외과의사 인생 첫 팬무료 카지노 게임회를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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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외과의사 인생 첫 팬무료 카지노 게임회를 하다!






[ 팬무료 카지노 게임회 : 유명인이 본인의 팬들 대상으로 무료 카지노 게임을 해주고 소통을 하는 이벤트. 보통 팬싸라고 줄여서 말한다.영미권에서는 autograph signing이라고 표현한다. [ 나무위키] ]






1.


무료 카지노 게임.


무료 카지노 게임는 절대 혼자 못한다.


팬이 있어야 존재한다.




그렇다면 나의 팬?


정확히는 팬이 아닌 환자이다. 초등학생 환자 아이.




나에게 환자이자 동시에 팬이다.






외래 진료 보는 날.


아마도 이번이 이 아이가 나를 마지막 보는 진료가 예정되어 있는 날. 2개월 전, 조금 심각한 상태로 입원 치료하였고, 외래 진료를 몇 차례 다니고 있다. 마지막으로 오늘 검사, 진료 후 치료가 종결될 예정이다. 치료가 종결될 것이라고 나도 믿고, 환자 아이와 아이 엄마도 함께 믿는 상황이다.




진료가 마무리될 즈음, 아이가 주섬주섬 종이를 꺼낸다.


아이가 내가 쓴 신문 칼럼을 스크랩해서 왔다. 자랑스럽게 그것을 보여주고, A4 종이를 내밀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을 해달라고 하면서.






그 아이 집에서 구독하는 신문에 내 칼럼을 보았다고 한다.


나는 종종 쓰는 칼럼. 비정기적으로 쓴다. 일간지 한 곳에 기고를 우연히 시작하였고, 비정기적 일상, 사건 등 생각나는 글들을 기고한다. 최근에도 칼럼을 썼다.


그 칼럼을 아이, 가족 함께 보았다. 본인 치료해 준 의사선생님이 쓴 칼럼을 온 가족이 함께 보았다고 한다. 가족 모두 칼럼을 보면서 더 마음에 와닿고 기뻤다고 한다.




[ 안타깝지만, 칼럼 내용은 비참하고 슬픈 이야기다. 작년부터 이어온 현 사태를 통탄하면서,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 ]





2024년. 단 온라인 카지노


[ 이 그림을 그려준 아이가, 바로 싸인을 해준 아이, 주인공이다!]




2.


한참을 고민하였다.




인생 첫, 무료 카지노 게임을 해달라는 부탁에 무엇으로 할지를...




어떤 말을 써줘야 할지???




연예인들은 휘갈기면서 싸인을 팍팍해주던데, 역시나 처음은 어렵다.


이름 석 자를 쓰려고 하였지만, 왠지 멋이 떨어질 것 같아서 고민고민하였다. 무슨 멘트를 써줘야 할지?


초등학생 5학년에게 무료 카지노 게임을 멋지게 해주는 방법, 멘트란???




내 앞에서 싱글벙글 웃고 있는 환자인 아이, 이제는 거의 다 완치가 되어 환자라는 전치사는 빼도 될 상황이다. 이 아이도 첫 무료 카지노 게임을 받는다는 즐거움, 나는 첫 무료 카지노 게임 멘트를 고민하는 상황이 묘하게 흘렀다. 그 상황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아이 엄마는 아이 몸이 다 나았다는 즐거움과 동시에 아이가 기뻐하는 모습에 덩달아 좋아하고 있었다.




다음 진료 시간에 받으러 오세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어떻게든 빨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음 환자 진료도 있고, 또 중환자실, 병실로 환자들 보러 가야 한다.




'건강하고 공부 잘하세요!'


'엄마 아빠 말씀 잘 들으세요!'


교과서적인 멘트는 하기가 싫고... 뭔가 기억에 남는 멘트..




생각났다!


20여 년 전 내가 받은 글, 편지다.


"감사합니다


아빠께서 선생님의 따뜻한 손을 무척 좋아하셨어요.


앞으로도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그런 의사선생님이 되길 바랍니다"




핸드폰에 저장된 이 편지 사진을 꺼내 들었다.




' OOO 어린이에게


건강하고 따뜻한 손을 가진 OO 이가 되렴'


2025.01.24 OO 대학병원 경첩의사 '






나도 어디선가 줄을 서서 무료 카지노 게임을 받은 적이 있었다.


누군가의 무료 카지노 게임이었던가?


연예인, 스포츠 선수?




아주 어린 기억이다.


1990년대 초반, 씨름 인기가 대단하여 당시 초대형 신인인 강호동. 지금 시대 사람들에게는 씨름선수가 아닌 연예인으로 더 알고 있는 강호동. 고향 읍내 운동장에서 씨름대회를 하면서 강호동을 초청하였다. 얼떨결에 나고 거기에 가서 강호동 싸인을 받았다.


그 기억이 처음이자 마지막 유명인에 대한 싸인 기억이다.






3.


그렇게 나는 싸인을 해주는 사람이 되었다.


불혹 나이를 훌쩍 넘어 첫 싸인이라는 것을 해보았다.




팬싸인회 주인공이 된 것이다.


줄을 서서 싸인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닌, 내가 무료 카지노 게임을 해주는 사람이 되었다.


나에게 싸인을 받고 싶어 하는 사람, 아이 그리고 가족이 있다.




어디서 줄을 서고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싸인을 받으면 좋을까?


나도 그런 유명인, 연예인 같은 사람이 될까?


솔직히, 나는 개인주의자, 아니 사람을 그리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게 변하고 있다. 나 혼자가 더 좋은 그런 사십 대가 되고 있다. 그렇기에 우르르 사람들이 몰려와서 내 앞에 줄을 선다고 생각하면 딱 질색이다.






과욕이다.


그렇게 인생을 살고 싶지 않다.


단 한 명에게라도 진심 어린 무료 카지노 게임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진심을 담아, 못쓰는 글씨체이지만 또박또박 마음을 담아서 싸인을 해주고 싶다.




많은 팬이 필요 없다.


나에게 단 한 명의 팬만 있으면 된다.


진심으로 나를 응원해 주고, 감사해 주는 팬.






한여름 밝은 불빛 아래 우수수 떨어져 버린 날파리, 정체 모를 곤충들을 기억한다. 벌떼같이 우수수 달려오지만 결국 나 사라져 버리고 쓰러져 버리는 흔적으로 변해버린다. 그런 쓸모없는 정체불명의 곤충 무리들보다 하나의 작은 노란 나비가 더 가치 있고 아름답다.


마찬가지로 인생에서도 같은 이치다. 나에게 단 한 사람이라도 응원, 감사, 사랑해 주는 사람이 있더라도 행복하고 가치 있는 것이 인생이다. 내가 내 인생에 집중하는 것, 그것이 내 결이 맡는 좋은 사람이 나에게 모이고 내가 성장하고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이 아이에게 싸인을 해주었던 기억, 경험을 꺼내서 다시 생각해 본다.


불혹에서 지천명으로 가는 중간 어디 즈음에 있는 나 자신이 인생을 잘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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