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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쿠폰이 전부인 세계에서 살아남기

실무 디자이너의 필수 덕목

by 난생 Apr 23. 2025

카지노 쿠폰 지식의 깊이와는 별개로,

실무 디자이너라면 반드시 지켜야 할

덕목 하나를 꼽으라면

나는 단호히 말한다.


[마.감.기.한. 준.수]


나는 비전공자였고,

서른여섯이었고, 두 아이의 엄마였다.

그 모든 장애물은 극복했지만

딱 한 번의 카지노 쿠폰 실패로 인해

어렵게 얻은 첫 경력을 한 달만에 포기해야했다.



입사 후 첫 주, 나는 조금 들떠 있었는지도 모른다.


처음 맡은 일은 영상에 들어갈 간단한 씬 카지노 쿠폰.

바로 쓰일 작업은 아니고, 나중을 대비한

예비 카지노 쿠폰 정도였다.


기대와 걱정이 뒤섞인 채로 파일을 제출했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좋았다.


"오, 이런 아이디어는 접근 방식이 좋네요.

색감도 주제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 말을 시작으로 나는 곧 실무에 투입됐다.

3주 차에는 클라이언트사가 배정되었고, 내가 직접 카지노 쿠폰 기획안을 작성하고, 프로토타입 카지노 쿠폰을 주도하게 되었다.


프로토타입 카지노 쿠폰은 단순한 카지노 쿠폰이 아니었다.

하나의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끄는 작업이었다.


클라이언트의 기획안을 꼼꼼히 살펴보고,

컬러, 폰트, 패턴, 인포그래픽 등

카지노 쿠폰 요소를 종합해 카지노 쿠폰 기획안을 만든다.

이 기획안이 통과되면, 씬별 템플릿을 제작하고

그 템플릿을 기준으로 본 작업이 진행된다.


끝없는 수정을 요청한다던 악명 높던 클라이언트는

내 기획안에 단 한 번의 수정만 요청하고 통과시켰다.


다른 카지노 쿠폰도 대부분 한 번에 OK사인을 받았다.

내 작업은 순조로웠고,

일정보다 하루 정도 여유있게 진행되고 있었다.


그렇게 유능감을 실감하며,

정규직 계약서에 사인을 하게 됐다.


그리고 한 일주일쯤 지났을까.

출근하자마자 팀장님이 급하게 나를 불렀다.


"난생씨. 급한 프로젝트가 있는데,

OO씨 대신 좀 맡아야될 것 같아.

오늘 점심까지 가능해요?


"최대한 맞춰보겠습니다"


자리에 돌아와서 넘겨받은 파일은 무려 130장.

프로토타입도 처음 보는거라

숙지하는 데 최소 30분은 필요했다.


'일단 시작하자. 어떻게든 되겠지'


점심 무렵, 담당자가 내 자리에 찾아왔다.


"난생씨, 그거 다 됐어요? 언제 받을 수 있어요?

오후부터 바로 작업 들어가야 되는데"


"아직 많이 남았는데요..."


"얼마나 남았는데요?"


"아... 잠시만요...(기획안 스크롤 내리는 소리)"


"지금 그건 왜 봐요?

자기 일이 얼마나 남았는지도 몰라요?

무슨 일을 그렇게 무지성으로해요?"


슬라이드는 100장도 넘게 남아있었다.


"오자마자 급하게 하느라...

남은 분량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네요;;"


"다 필요 없고! 그냥 언제 끝나는지만 말해요!"

"...오전까지는 힘들 것 같습니다...

오늘 야근해서라도 꼭 완료해서 전달드리겠습니다"


"그럼 왜 한다고 했어요?

진작 말했으면 다른 사람한테

더 나눠줬거나 했을 거 아니에요?

처음부터 못 한다고 말이라도 하든가!"


순간 얼어붙었다.

말도 안 되는 일정, 일방적인 언성, 쏟아지는 질책.

듣고만 있기엔 억울함이 밀려왔다.


"과장님, 저 오늘 오전에 와서 인계받았고, 프로토타입도 오늘 처음 봤어요.

프로토타입 숙지할 시간도 필요했는데...

저 이제 한 달차예요. 저도 지금은 시간이 필요해요"


그는 점심 시간에도 다시 내 자리로 찾아와서

질책을 이어갔다.


앞에선 담담하게 죄송하다고 했는데,

자리에 돌아와보니 너무 답답해서 눈물이 왈칵 터졌다.

결국 계단 복도에 숨어 들어 펑펑 울었다.


한참 울고 자리에 돌아와보니

갑자기 과장님이 커피를 사주겠다고 나를 불러냈다.


"난생씨, 아까는 제가 너무 소리질러서 미안했어요.

이제 한 달된 분에게 제가 말이 너무 심했네요.

같이 커피라도 드시러 가시죠.

제가 사드릴게요 마음 푸세요.

작업 기한은 클라이언트 쪽에 이야기해서

이틀 뒤로 조정해놨어요.

오늘 야근하지 말고 천천히 해요."


작은 테이블을 마주하고,

어색하게 앉은 채 연신 미안하다고 말하는

과장을 바라봤다.


'그땐 아니었는데 지금은 왜 미안하지?'


돌변한 태도가 궁금하긴 했지만 따로 묻진 않았다.

묻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그 사건은 나에게는 감정적으로는 억울했지만,

디자이너로서 꼭 알아야 할 본질 하나를 남겼다.


감정이 어떻든, 상황이 어떻든

카지노 쿠폰 기한을 어기면 대역죄인이다.


그때 나는 이렇게 말했어야 했다.


"죄송하지만 그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말했다면 지금도 그 회사에 남아 있었을까?


아니, 아니라고 본다.

사람을 갈아 넣는 구조에서는

누구라도 카지노 쿠폰 힘들었을 것이다.

그곳을 하루라도 빨리 나오는 건 옳았다.


하지만 그 선택 이후,

서른여섯, 신입 디자이너로서의 두 번째 기회는

그리 쉽게 다시 오지 않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포기할 수가 없었다.

카지노 쿠폰은

내가 돌아가야 할

행복이자 삶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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