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이수지가 ‘대치맘’(대치동맘)을 패러디한 영상 “제이미맘 이소담씨의 별난 하루”라는 영상이 연일 화제다. 몽클레어 패딩과 샤넬 백, 에르메스 목걸이 등의 착장, 영어를 섞은 우아하고 고상한 말투, 자녀에게는 관대하지만 과외 강사에게는 무례하고 인색한 태도가 ‘거울치료’라는 평으로 이어졌다. 이 영상이 화제를 얻으면서 당근마켓에 중고 몽클레어 패딩 매물이 많아졌다는 뉴스는 덤. 이 글을 쓰던 중 제이미맘 콘텐츠의 2탄이 공개되었고, 밍크 조끼와 고야드 가방이 '화형대'에 올랐다.
이 유튜브 영상의 댓글은 제이미맘과 같은 ‘극성맘’을 나도 경험했다는 증언으로 이어졌다. 대치동 스타벅스에서 이런 엄마 많이 봤다, 송도 국제학교에 이런 엄마 많다, 공항에서 이런 엄마 봤다, 옆집에 이런 엄마 산다…. 댓글만 보면 제이미맘은 대치동에만 있지 않다. 반포 아파트와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에도, 경기도 신도시 공원과 카페에도, 옆집에도, 어디에나 제이미맘이 있다. 어떤 브랜드가 유행한다고 하면 우르르 따라 사는 여자, ‘영재적 모먼트’에 호들갑 떠느라 자식에 대한 객관화가 안되는 여자, 할 일 없으니 자녀 교육에만 매달리며 브런치 카페에서 소모적인 대화를 나누는 여자…. 댓글들에 따르면 이런 여자가 제이미맘이다.
어디에도 없는 카지노 쿠폰
사실 카지노 쿠폰은 어디에나 있을 수가 없다. 몽클레어 패딩 (공식 홈피 가격 기준) 391만원, 샤넬 가브리엘 호보백 699만원, 포르쉐 카이엔 13,980원. 그가 타거나 두른 것들의 가격은 그가 대치나 대치 인근에 자가로 살고 있다면 귀여운 수준이다. 즉, 카지노 쿠폰은 평범치 않은 재력의 소유자다. 이 재력이 오롯이 남편에게서 나왔을까? 상향혼보다 동질혼이 보편화되는 시대, 국밥집 딸래미라는 과거를 숨기고 의사와 결혼한 스카이캐슬의 예서엄마보다, 좋은 대학 나와 전문직에 종사하면서 비슷한 전문직 남성과 결혼하는 사례를 찾는 것이 훨씬 쉽다. ‘강남 엄마 교복’을 입고 아이를 대치동에 라이딩하는 카지노 쿠폰 역시 남부럽지 않은 대학을 나와 남부럽지 않은 직장을 다녔을/다닐 가능성이 높다.
1980년대생인 나의 경험에 비춰보면, 내 어머니 세대 대부분의 최종학력은 고졸이었다. 당시만 해도 여성의 대학 진학률은 턱없이 낮았으니까. 경제성장기 한국 사회에서 아이를 키우며 교육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깨달은 엄마들은 자녀 교육을 인생의 사명으로 여겼다. 그들의 딜레마는 그들이 목표로 삼은 자녀의 명문대 입학을 자신은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데 있었다. 내 어머니 세대가 사춘기 자녀들에게 자주 들어야 했던 말은 이런 거다. “엄마가 뭘 알아?” 2018년 방영된 JTBC 드라마 SKY캐슬에서 3대째 의사 가문을 만들어야 한다는 할머니에게 예빈이가 했던 말도 이랬다. “그렇게 가고 싶었으면 할머니가 가시지 그랬어요!” 예빈이의 시선 속에서 엄마와 할머니는 본인은 치열하게 공부해본 적 없으면서 자식에게는 공부를 강요하며, 남편의 성취로 먹고 살면서 자식의 성취로 대리만족을 누리려는 ‘무임승차자’다. 이 시선은 교육열이 높은 극성맘을 바라보는 흔한 혐오의 시선과 유사하다.
이제 우리 사회의 ‘극성맘’은 과거와 다르다. 본인이 성취하지 못했기에 종용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달려봤고 성공도 해봤기에 자식을 종용한다.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전략과 방법을 알고 있고 학원의 불안마케팅에 휩쓸리기도 하지만 스스로 고민해 입시 로드맵을 짤 수 있으며, 무엇보다 ‘나 정도는 해야’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걸 온몸으로 안다. 이들은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말투를 구사하며 똑같은 목표를 향해 달리는 무비판적 인간이 아니라, 지식과 이론으로 중무장하고 자신이 가진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전략가들이다. 이들의 전략에는 이제 ‘정서’도 빠지지 않는다. 공부 때문에 아이의 정서가 불안하지 않도록 주말이면 캠핑이나 여행을 다니고, 플레이데이트와 파자마파티 등을 기획한다.
이들은 가진 것과 이룬 것이 많은 데다 자신을 위해서든 자녀를 위해서든 지나치게 열심히 사는, 내가 범접할 수 없는 존재들이다. 과거의 극성맘과 달리 이들이 학벌과 좋은 직장까지 쟁취했기 때문에 이들의 실천이 합리화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다. 이들은 한국 사회의 상류층이고 이들처럼 살 수 카지노 쿠폰 이들은 소수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일단 내 주위에 몽클레어 패딩을 입은 이는 눈 크게 뜨고 찾아봐도 없다.)
어디에나 있는 카지노 쿠폰
이렇게 쉬이 범접할 수 없는 카지노 쿠폰은, 그러나 어디에나 있다. 카지노 쿠폰으로 대표되는 대치맘이 비웃음의 대상이 되고 비슷한 시기 방영된 KBS 《추적 60분》 “7세 고시, 누구를 위한 시험인가” (이하 '7세 고시'편)편이 반향을 얻어도, 대치맘에게는 그들만의 논리가 있고 그 논리는 쉬이 무너지지 않는다. 남들도 다 하니까, 내 아이만 안하면 손해니까, 한국은 안정적인 직장이 없으면 도태되는 사회이고 두 번째 기회는 존재하지 않으니까…. (이러한 논리에도 일말의 진실이 있으나, 이러한 논리를 앞세운 실천이 이러한 논리를 더욱 강화하는 효과를 낳는다면? 이들을 입시경쟁교육의 피해자라고만 단순히 말할 수는 없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현실에 흔들리지 않고 아이를 잘 키워야지 다짐하더라도 그 다짐 역시 기존의 선택에서 크게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이다. 최근 방영된 KBS 《추적 60분》 '7세 고시' 편에는 7세 고시(초등영어학원에 입학하기 위해 치르는 테스트를 일컫는 말)로 힘들어한 경험이 있는 아이의 사례가 등장한다. 이 아이의 엄마를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제작진이 딴 영상은 여러모로 인상적인데,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자 엄마가 아이를 반갑게 맞아준 후 간식을 챙겨준다, 햇살이 잘 드는 거실에서 아이는 엄마와 함께 영어책을 읽으며 영어학습을 한다…. 이 평화로운 광경은 너무 전형적이라 의문을 낳는다. 학원은 해롭지만 엄마표 영어는 괜찮다는 건가? 엄마표 영어의 주창자들은 엄마표 영어가 과도한 영어 사교육의 대안이라고 말하지만 정말일까? 자녀의 단계에 맞춰 영어 원서와 DVD를 준비하고 '집중 듣기'를 할 수 있는 시간과 정소를 정하고 '흘려 듣기'를 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영어 음원을 틀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드는… 이 모든 과정에서 엄마와 아이의 기질이 맞기란 쉽지 않고, 거리두기가 힘든 관계의 특성상 엄마표 영어의 여정은 수많은 협상과 잔소리, 버럭과 불면의 밤으로 점철될 수도 있다.
입시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다른 샛길을 찾는 게 아니라, 아예 입시교육으로부터 대피하자고 다짐하는 이들도 있다. 대안 교육, 자연주의 육아 등의 키워드가 이에 포함된다. 이들은 한국 사회의 소수자이기에 대세와 싸우며 자녀를 잘 보호해야 한다는 사명을 짊어지고 있다. 그 짐이 너무나 무거운 나머지, 다짐은 ‘내가 아이를 키운 방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겠어’로 흐르기 쉽다. '사교육을 발라서'(?) 키운 아이들보다 내 아이가 더 잘 자랐다는 걸 증명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그들'과 우리를 구별짓기 하는 것이다. 주류 아이들과 비교해 우리 아이가 잘하는 것들(건강, 정서적 안정감, 자기주도적 능력...)의 서사를 만들고 유통하는 일에 전념하며. 하지만 아이가 자랄수록 부모보다는 또래집단의 영향력이 커지며, 또래의 주위 아이들이 잘 자라야 내 아이도 잘 자랄 수 카지노 쿠폰 것 아닌가? 그러니까 과도한 사교육에서 벗어나 내 아이의 속도에 맞추기 위해 엄마표 영어를 실천하는 이들도, 제도권 교육에서 벗어나 대안교육을 실천하는 이들도 대치맘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채, 그 자장 안에서 엎치락 뒤치락 하고 카지노 쿠폰 셈이다.
카지노 쿠폰은 나이며 당신이다. 아이를 끝없이 학원 뺑뺑이 돌리면서도 "대치동에 비하면 많이 시키는 것도 아니니까"라고 합리화하는 당신, "대치동 아이들은 더 많이 한다는데 우리 아이도 더 달려야하지 않을까" 불안해하는 당신, '대치맘'과 다르게 아이를 키워야 한다며 그들의 실천을 끝없이 의식하는 당신, 아이 교육에 유난이라며 비난하다가도 아이의 성적이 떨어지면 아이엄마를 탓하는 당신,이 모든 일을 팔짱끼고 소비하는 당신…. 그러니 당신은 카지노 쿠폰이 보여주는 한국 사회의 현실과 거리가 멀다고, 나는 예외라고 생각하지 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