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일 2025
바라왔던 일은 수포로 돌아가고
기도는 명상이 되어버린 척박한 고원
산기슭엔 더 이상 생명은 드나들지 않고
나조차도 뜨문뜨문
관리되지 못한 절간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꿉꿉한 나무냄새 축축한 흙 속으로
아들아 이게 본래 인간의 집이란다
너무 멀리 떠나온 계절
돌아보기 미안해서 잊은 채 살았어
다 핑계겠지
나를 앗아가고 모든 걸 잃게 하던
시련을 통해 다시 찾게 된 나라
내가 태어나지 않은 고향
어머니는 반대하신 위대한 나의 고국
누구도 오지 못했어도
누구든 그 앞에서 돌아간다 해도
홀연히 날아와 앉는 작은 홀씨
바람이 부는 대로 떠다니다 보면
나도 몰래 들어올 수 있는 곳
여생에 떠밀려 돌아온 집에
아직 펴지 않고 기다려 준
봄의 옷을 입은 풀꽃들
나이가 들면 더는 들리지 않는다던
청춘을 바쳐 귀 기울인 마음의 소리
평생을 걸어온 간절함이 이렇게 꽃으로 무료 카지노 게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