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경 앵커 에세이와 카지노 게임 필사 노트 콜라보
책을 선물받으면 그 책의 감상 후기는 반드시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내 책 사인본을 선별해 보내드렸는데 받았다는 문자조차 없을 때 느낀 서운함 때문이다. 작년에 20년 만에 두 번째 책을 내고 아무에게나 선물하지 않았다. 특별히 사인본을 우송해 드린 대상은 내게 특별한 분들이기 때문이다. 고맙단 인사 받으려고 선물한 건 아니지만, 문득 나도 책을 받고 잘 받았다는 문자에만 그친 적이 종종 있어 SNS에 꼭 써드리는 의리를 좀 더 가져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신은경 작가님께 <카지노 게임 읽고 카지노 게임 쓰자를 선물받은 지 얼마 안 되어 출판사로부터 한 권 더 받았다. 내가 일하는 뉴스와 연결된 디멘시아도서관에 기증해서 방문하는 분들이 읽으시도록 일반도서 코너에 전시했다.
돌아보니 카지노 게임 작가님과 가까워진 스토리가 특별하다. 2015년 말에 예수전도단 출판사에서 기독교책을 기획 편집할 때 장종택 목사님의 <온유야 아빠야를 출간시켰는데, 당시 CTS 방송에 장 목사님이 출연할 때 해당 방송 MC가 카지노 게임 작가님이었다. 자연히 두 분이 가까워졌고 문득 나도 한 번 뵐 수 있으면 영광이겠다 싶었다.
그 소망은 금세 이뤄졌다. 페이스북 내 글에 신 작가님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고 내가 어머니 돌보며 살아가는 모습에 안타까움과 공감을 표시해 주셨다. 2016년 여름에 종각역에 사무실이 있던 마이크임팩트로 이직했을 때 점심시간에 회사 부근 맛집을 예약해서 밥을 사시며 축하해 주셨다. 당시 장종택 목사님과 신앙계 최영선 부장님도 합석하셨다.
산책하다가 생각났다며 안부 전화를 걸어 주신 적 있고, 아이들과 먹으라고 도미노 피자(우리집 아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피자가 도미노인 줄 어찌 아시고) 쿠폰을 종종 보내주셨다. 내가 해외에 자주 나갈 거라는 예언(?)도 들려주셨는데 실제로 그 전화 통화 후 생애 최초로 독일 세 도시를 다녀왔다. 팬텀싱어 시즌3를 보며 라포엠을 응원한 글을 페북에 썼는데 테너 유채훈의 팬이 된 신 작가님이 전화로 공감한다며 소녀팬처럼 기뻐해 주셨다.
현재 디멘시아뉴스에서 기자로 일한 지 3년 차다. 입사 초기에 시니어의 삶에 대해 글을 쓰시는 신 작가님께 인터뷰 요청을 드리며 바쁘셔도 칼럼 연재를 해주실 수 있는지 부탁드렸는데 흔쾌히 격월 칼럼에 허락해 주셔서 내가 일하는 매체가 신 작가님 글로 반짝반짝해지고 있다.
작년에 잠언 필사책 <잠언 읽고 잠언 쓰자 북콘서트 현장을 취재하며 축하해드렸다. 그때 이 책의 필사는 치유 사역인 것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이번에 이어서 나온 <시편 읽고 시편 쓰자의 서문에 그 내용이 언급돼 있어 기뻤다. 고통을 다 토로하는 기도와 쏟아낸 방언으로 후련한 마음이 치유 사역이 아니라 조용히 묵상하며 마음을 돌보는 글에서 얻는 치유가 진짜라고 생각한다.
시편 1편에서 144편까지를 선별했고, 30일간 매일 한 편씩 신 작가님의 글이 들어가 있다. 이 글 중 상당수는 내가 칼럼 연재로 접한 글들이어서 반가웠다. 연재하신 칼럼을 이렇게 책 속에서 볼 때 따듯한 영성이 느껴진다. 디멘시아뉴스의 글과는 좀 다르다. 마지막 문단에 영적인 접근이 더 들어 있다. 새로 읽게 된 에세이가 훨씬 많다.
신 작가님 일상에는 루틴이 있다. 하루 세 페이지씩 쓰는 '모닝 페이지'를 실천하는데 그 루틴의 결과물이 <잠언 읽고 잠언 쓰자와 <카지노 게임 읽고 카지노 게임 쓰자다. 강풀 작가가 작업실에 새벽 4시에 도착해 매일 네 페이지를 쓰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는 인터뷰를 읽은 적 있는데 이러한 창작의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엿볼 수 있다.
필사 노트와 컬러링북은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급속히 발전해 정보 과다의 시대를 사는 어른들의 정신적 휴식을 돕는 두잉북이다. 자신의 생각을 비우고 무엇인가에 몰두하며 글멍, 색칠멍으로 정신적 안식을 얻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휴식이 필요할 만큼 우리는 생각을 세상의 소리에 다 빼앗기고 피로감을 느끼며 산다.
<시편 읽고 시편 쓰자는 다윗과 성경 저자의 시들을 통해 무념무상이 아닌, 좋은 말씀의 생각에 집중하게 한다. 여기에 신 작가님이 살아오며 겪은 에피소드와 그 생각의 정리가 또 한 편의 시로 다가오는 에세이로 읽히며 요즘 내 생각과 사는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필사노트다운 본문 종이질과 적당한 판형으로 만들어졌다. 디지털 세상이 되면서 만년필이 인기를 얻고 있다. 아날로그적인 필기감이 정신을 맑게 하기 때문이라며 페이스북 페이지에 팬덤이 있는데, 나는 라미 만년필 매니아다. 잉크를 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