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인들의 환대 속에 첫째 날을 보내고 난 다음날 아침, 머리가 댕댕하게 아픈 숙취는 챙겨간 두통약으로 잡고 집 주변을 동료와 잠시 걸었다. 많이 가 본 읍내와 떨어진 여느 시골 마을을 닮아 마음이 편안하게 녹으면서도 한국에선 못 본 귤을 닮은 등자 나무도 보고, 마을을 산책하는 고양이도 보니 어느새 내가 사는 동네가 된 것 같았다.
첫째 날 만난 미호 님이 시간을 내어주셔서 카지노 게임 추천 시내 투어를 함께 했다. 미호 님은 일찍 결혼하셔서 어느새 손자가 3명이 있는 50대 여성 분이신데 직접 말씀하지 않으면 싱글 미혼의 여성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종종 '결혼한 지 몰랐어요', '아이가 없는 줄 알았어요' 등과 같은 말을 듣는 분의 공통점이 있는데 관계에서 자신을 매몰시키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화법에서도 나타난다. 당신의 의사를 물을 때 당신이 맺고 있는 관계인의 기호나 생각을 자신의 생각과 1+1처럼 함께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다. 아주 일상적인 대화에서 자신 보다, 우리 아이가, 남편이, 엄마가 등 묻지도 않는 관계인을 주어로 써서 본인을 꺼내는 것이다. 듣는 입장에서는 나까지 그 관계인의 기호를 알아야 하나 싶지만 말하는 이에게 이미 뗄 수 없는 자신과 같으니 그리 얘기하겠구나 생각하며 넘어가려 한다. 특히, 나의 엄마가 내 주변에서는 가장 돋보적인 관계 매몰형 사람이라 대화를 할 때 그녀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미호 님의 안내로 카지노 게임 추천의 소울푸드인 식초 베이스의 국물이 중독적인 바삭한 면국수도 먹고, 미호 님의 어린 시절 추억을 들으며 크리스마스 캐롤이 나오는 상점가도 걷고, 독특한 불상과 염소, 말이 있는 절도 보고, 짜지도 달지도 않는 맛있는 간장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예쁜 동네 하천을 거닐었다. 동료와 미호 님의 끊임없는 대화를 들으며 카지노 게임 추천가 왜 카지노 게임 추천인지 오감으로 느꼈는데, 야마는 한자로 산(山)이고 구치는 한자로 입 구(口)를 쓰는데 정말 모든 동네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리고 굉장히 가까이에 있어 언제라도 어느 방향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카지노 게임 추천현은 카지노 게임 추천에서 아베 전 총리가 태어난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동네이며, 다국적 자본의 유입도 꽤 늦은 편이라며 그 증거로 스타벅스가 작년에 처음 들어왔다고 했다. 이틀 정도 머문 카지노 게임 추천자인 나는 그런 보수적인 정치색은 전혀 못 느끼다가 현지인의 설명을 들으니 우리나라 TK 지역과 지형이 비슷한 느낌이 든 건 기분 탓일 테다. ^^; 그렇게 정치 얘기까지 나누며 산 바람을 쐬며 거닐었던 한기는 따뜻한 편의점 커피의 온기로 마무리하였다. 동료가 말해주길 미호 님은 셋째 날 카지노 게임 추천시 근교를 함께 보기로 했었는데 둘째 날 시내 투어도 기꺼이 해주셨다고 하니 황송한 환대를 연이어 받았다.
미호 님과 헤어지고 저녁은 읍내로 나가 인도식 카레를 든든히 먹고 숙소로 걸어 돌아왔는데 카지노 게임 추천 시골길은 가로등 전력을 굉장히 아끼는구나(사람이 안 다니니 당연하겠지만) 싶을 정도로 어두운 밤거리를 카지노 게임 추천 공포 영화 '쏘우'를 떠올리며 총총 걸어왔다. (쏘우를 본 적은 없다)
집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숙소에서 하루종일 걸어 다닌 다리의 피곤함을 씻어내고 오늘 보고 받은 귀여움, 고마움을 두꺼운 이불에 넣고 자려는데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보았다. (보지 말았어야 카지노 게임 추천. 로밍용 이심을 사지 말았어야 카지노 게임 추천)
초록창에서 뉴스 기사를 보는데 보고도 믿기 힘든 엄청난 속보가 떴다. (나는 뽑지 않은)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을 내린 것이다. 제발 가짜뉴스이길 바라며 옆에 있는 동료에게 얘기하니 그게 뭔 소리냐며 뉴스를 보았다. 오던 잠은 달아나고 쏟아지는 기사를 보며 대통령 욕을 하며 한참을 중얼거렸다.
카지노 게임 추천 둘째 날 믿기 힘든 소식통에도 잠은 들었는지 눈을 떠 보니 아침이었다. 스마트폰 속 뉴스를 보니 아주 다행히도 새벽에 국회의원이 모여 계엄 해제를 의결하여 비상계엄은 종료가 되었지만 이 잘못을 벌하는 일로 뉴스란은 글자들이 시끄러웠다. 혹시나 싶어 거실에 놓인 티비를 켜니 카지노 게임 추천 아침 방송에서도 아주 비중 있게 다루고 있어 동료와 함께 탄식 또 탄식을 뱉었다.
탄식과 시작한 셋째 날, 바닷가 쪽 교외로 함께 나가기로 한 미호 님도 어제 한국에서 무슨 일이냐며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걱정해 주시니 내가 다 부끄러웠다. 백 년, 오십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것도 없이 불과 7년 전에 국정농단으로 대통령을 탄핵시켜 놓고서 그 보다 더 한 죄질로 탄핵을 시켜야 하는 역사가 되풀이되는 것일까 속상해하다가 유시민 작가가 말한 민주주의의 장점을 다시 곱씹기로 카지노 게임 추천. '차이나는 클라쓰'라는 방송에 나와 작가는 말카지노 게임 추천. 많은 나라에서 쓰고 있는 민주주의라는 정치 제도가 가장 옳다, 좋다로 평가할 수는 없다며 나쁜 지도자를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이 민주주의의 이점이라고 하였다. 경제학에서 전제하는 합리적인 개인이, 실제 구매 상황에서 충동적인 소비를 할 수 있듯이 정치학에서도 적용해 보면 항상 옳은 투표를 시민이 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이 점에서 나쁜 지도자를 바꿀 제도가 있다는 것이 민주주의 이점이라고 하는 말에 격한 동의를 표할 수밖에 없다. 한국에 돌아가자마자 탄핵 집회부터 참여해야겠다.
카지노 게임 추천현 바닷가로 향하는 길에 한국 역사에는 악인으로 기록된 이토 히로부미가 공부한 신사도 보았는데 유명한 공부신을 모시는 신사임에도 다른 오래된 절과 신사에 표기된 영어, 한국어 설명이 이 신사에는 없었다. 관계자들도 알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 공부한 이들 중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하지만 시험 합격을 기원하는 많은 카지노 게임 추천인이 (다른 나라에 나쁜 짓을 저지른 사람처럼 입신양명하기 위해) 참배를 하며 성지순례처럼 오는 곳이라고 하니 영웅은 결국 숭배로 만들어지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야마나시현 북부 바닷가로 가는 길에 이탈리아 토스카니와 닮은 풍경을 지나가기도 하고 강한 바람을 쐬며 바위 위 소원을 비는 백 개가 넘는 빨간 도리이를 걷기도 하고, 섬을 잇는 긴 다리를 지나며, 한적한 남쪽 지방의 예쁜 시골마을을 구경하기도 했다. 미호 님과 동료도 아는 분이 자신이 일하는 곳에도 들러달라고 하여 카지노 게임 추천의 요양시설도 볼 수 있었다. 우리나라 시골 요양원보다 밝은 실내 분위기라 한결 마음이 편안했다. 노-노케어가 먼저 시작된 카지노 게임 추천이니 우리보다 개선점을 먼저 찾아 도입했을 터, 마을 주민들이 기부해 준 오래된 멋진 물건들도 구경하며 단돈 5엔(50원)에 나무 접시도 샀다. 불과 하루를 돌았는데 세계주제기행 야마나시 편을 찍은 느낌이 드는 건 미호 님이 자동차로 여기저기 운전해 준 덕분이 크겠지만, 내가 생각한 것보다 카지노 게임 추천은 넓은 나라로 다양한 자연 풍광과 사람 사는 풍경이 있어서일 것이다.
저녁에는 첫날 환영회 때 본 시호님의 집에 모여 저녁을 같이 먹었는데 여기서도 어김없이 배경으로 틀어놓은 티비 화면에 한국의 작금의 상황이 실시간으로 안내되며 카지노 게임 추천 내 한국정치 전문가들이 한 마디씩 보태고 있었다. 한국인들의 대규모 평화적 시위 문화를 보고 놀라는 진행자에 카지노 게임 추천인은 패전으로 민주주의를 외부로부터 받은 역사고, 한국인들은 시민들의 저항으로 직접 민주주의를 쟁취한 역사가 있어 자발적으로 거리로 나온다고 하는 분석에 나 역시 크게 동의했다. 카지노 게임 추천인들은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특정한 주제로 모여 생협이나 마을 만들기는 나도 사례로 찾아볼 정도로 참 잘하는데 하나의 큰 정치적 목소리를 모아내는 건 안되나 보다.
하지만 작게 시작하여 점점 커질 수 있는 가능성까지 없다고 할 수 없다. 바로, 이날 저녁 식사를 함께한 시호님의 어머니, 이노우에 님께서 한 시민운동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노우에 님은 1942년 우베시 도코나미 해안에 있던 해저 탄광에서 일하다 억울한 죽음을 당한 183명의 진상을 밝혀내는 데 큰 공을 세운 분이다. 183명 중 조선인들이 136명으로 가장 많았다. 시간 속에 묻힐 뻔한 사건을 꺼낸 분은 1976년 당시 고교 교사였던 카지노 게임 추천 다케노부 님이었는데 연구 자료로 나온 지 35년이 지나 1991년도부터 이노우에 님을 비롯해 운동 조직을 만들어 본격적으로 진상을 조명하기 시작했다. 해저 탄광에서 석탄을 캤던 터라 유골을 찾기까지도 많은 시간과 인력, 돈이 필요했는데 우리나라 종교계부터 카지노 게임 추천 시민들의 후원이 모아져 유골이 있을 확률이 높은 갱구를 찾아냈고 내년 1월 유골 발골 작업이 진행된다고 했다.
내 자리 바로 옆에서 이노우에 님께서 직접 만든 깍두기를 먹으라 주시고, 완자 스키야키(카지노 게임 추천식 전골)를 만들어주시는데 들려오는 이야기가 너무 엄청났다. 그 공로를 새기어 얼마 전 한겨레 본사에서 제12회 리영희상 특별상을 이노우에 님이 받기도 했다. 상패도 보여주셨는데 아주 무거웠다. 비상계엄 발표 전날 이 상을 받고 다음날 아침 돌아온 이노우에 님은 비상계엄이 발표될 줄 알았으면 귀국하지 않고 국회 앞 집회에 참여했을 텐데 아쉬워하셨다(!). 테이블에 같이 계신 이노우에 님과 오래 운동에 함께한 남자분이 이노우에 님은 장군 같은 분이라고 하셔서 나도 덩달아 영광스럽다고 하니 장군 같은 너털웃음으로 스키야키를 계속담아 주셨다. 새콤 담백한 깍두기와 함께 먹은 스키야키의 달달한 간장 맛은 이 엄청난 이야기 덕분에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바다 건너 한국은 혼란스럽지만 그래도, 지금 있는 자리에서 희망을 주고받은 저녁 시간은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하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