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 끝자락에서 대학 강사의 카지노 게임을 해명하다
어스름한 아침, 회사원은 한겨울 한파를 뚫고 출근한다. 전업 시간강사는 그 시간에 따뜻한 집 안에서 아침을 시작한다.
왜냐하면, 카지노 게임니까!
회사에 다니는 지인은 카지노 게임이 있는 나를 부러워한다.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나도 카지노 게임이 좋다. 학기 중 스케줄을 1년 내내 유지한다면 강사료를 입금받은 통장은 두둑하겠지만 과로로 인해 건강에 문제가 생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주중에는 6시간 이상 수업하며 주말에도 컴퓨터를 끼고 최소 4시간 이상 일하고 있다. 결국 나와 같은 전업 대학 강사에게 카지노 게임은 몰아서 쉬는 기간이다.
그렇다면 학기 중에 휴가를 낼 수 있을까. 대부분의 교육 종사자와 동일하게, 대학 강사에게는 연차와 월차에 대한 개념이 없다. 따라서 징검다리 연휴를 껴서 평일 여행은 불가하다. 물론, 이론상으로 휴강 후 학기 말에 보강하면 되겠다. 하지만 보강 시간을 잡기 어렵고, 잦은 휴강은 강사 평정에도 좋지 않다. 너무 많은 휴강은 스스로 불러온 재앙일 뿐.회사원 친구들과 시간 맞추기 어렵기에 그들과 만든 여행 통장은 곗돈만 날로 커지고 있다.
수업이 없는 카지노 게임도 1주일 이상 장기 여행은 어렵다. 다음 학기 생계를 위해 무한 임용지원의 굴레에 갇히기 때문이다. 카지노 게임 첫 달에는 괜찮은 강의가 없는지 공고 게시판을 호시탐탐 엿보고 있다. 서류에 합격한 후 일부 학교는 면접을 진행한다. 경험한 바로는 강사 면접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어떤 학교는 편도로 한 시간 넘게 달려왔지만, 면접은 3분 만에 끝났던 경험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비대면 면접을 진행하는 학교는 반가울 따름이다. 하지만 면접 일정은 2~3일 전에 나오기 때문에 미리 정해진 일정이 있으면 난감하다.
실제로 이번 카지노 게임 때 가족 여행 중 비대면 면접이 잡혔다. 와이파이가 끊기지 않길 기도하며 숙소에서 면접을 봤다. 이 같은 사례로 볼 때, 강사도 카지노 게임 중 5일 이내의 국내 여행이나 가까운 해외까지는 여행 갈 수 있다. 상사 눈치 안 보고 여행을 떠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실 소속 박사과정 중인 대학 강사는 제외) 마음만 먹으면 떠날 수 있음에도 강사의 카지노 게임 중 여행은 쉽지 않다. 여행 가면서 나도 모르게 놓쳐버린 기회비용은 모두 내 몫이 되기 때문이다.
카지노 게임에는 논문 작성 준비를 해야 한다. 나의 경우엔 일생일대 숙원사업인 박사 논문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요즘에는 Perplexity가 참고 자료를 잘 찾아주고 Chat GPT와 기타 AI 도구가 논문 요약과 번역까지 해줘서 자료 정리를 기가 막히게 잘 해준다. 하지만, 주제를 찾고 가설을 도출하고 변수를 구하는 건 인간의 몫이다. 여전히 논문 쓰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몇 년 전에 등장한 생성형 AI로 과제뿐만 아니라 심리 상담까지 하는 세상이다. 나는 영상 콘텐츠 창작에 대해 가르치고 있는데, 생성형 AI는 기획부터, 이미지 생성, 영상 편집까지 창작 전 과정에서 활발하게 쓰이고 있다. 최소한의 기술과 자본으로 창의적인 창작물을 만들기 위해, 생성형 AI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수업에서 활용하기 위해 지금은 생성형 AI로 하는 콘텐츠 창작에 대해 배우고 있다. 브런치에 내가 만든 AI 쇼츠에 대해 설명 할 날이 왔으면 한다.기술뿐만 아니라 문화 콘텐츠 분야의 트렌드도 새롭게 바뀌고 있다. 나 같은 타고난 ‘노잼’은 문화 콘텐츠 트렌드를 파악해 둬야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하지 않는다.
2월이 끝나간다. 2월에는 시간표를 짠다. 나는 이 행위를 ‘시수 테트리스’라 한다. 임용 계약한 강의 시수를 학교의 사정과 나의 일정을 참고하여 테트리스 게임을 하듯 구성하는 작업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수업을 채운다. 아쉽게도 수업 준비부터 출퇴근 시간을 고려해야 하기에 회사원처럼 주 40시간을 채워서 수업하기는 어렵다. 주어진 환경 내에서 시간표를 구성해야 하는데, 다가올 1학기는 강원도와 경기도를 하루 안에 찍고 와야 하는 요일이 있어 살짝 불안하다.
강사법 시행 이후, 임용 공고가 적게 나오고 있다. 이번 학기도 공고가 많지 않음을 실감한다. 그럼에도 나를 불러주는 곳이 있어서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