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다가오면 다이어리에 목표를 여러 개 적곤 했다. 하지만 그해가 끝날 즈음엔 그 열 개가 무엇이었는지도 대부분 잊었다. 학창 시절 내내 의욕 넘치는 학습 목표를 세웠지만 늘 시험은 망했고, 성적은 제자리를 맴돌았다. 승부욕이 있거나 끈질긴 면이 있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무언가를 하기 위해 극한까지 자신을 몰아붙인 경험 따위를 해봤을 리 없다.
내가 세우고, 매번 실패한 목표의 대표적인 것은 공부뿐 아니다. 성인이 된 이후에는 늘 목표의 첫 자리에 세운 것이 다이어트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몸은 늘 다이어트가 시급한 상태를 유지 중이다. 이것은 애초부터 기필코 살을 빼야겠다는 목표 의식이 결여된 공허한 목표이기 때문일 것이다. 말하자면 다이어트는 목표라기보다는 그저 희망 사항일 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카지노 가입 쿠폰만큼은 꼭 지키는 사람이다. 지키지 못할 카지노 가입 쿠폰은 하지 않으며,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카지노 가입 쿠폰을 지키지 못하면 내내 마음이 불편하다. 그러니 카지노 가입 쿠폰을 하고 잊었다는 사람들을 결코 이해할 수 없다. ( ‘결코’라고 까지 호언장담을 하고 나니 갑자기 불안해지긴 한다. )
나에게 있어 약속이라는 것은 이처럼 실현 가능성을 전제로 한다. 그렇기때문에 어떻게든 지켜진다. 이를테면 ‘대어를 낚겠어’라는 공허한 목표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봄가을엔 매주 1회 낚시를 가겠어’라는 실현 가능한 것을 약속하는 것이다.
이처럼 약속에는 진심인 사람에게 굉장히 유용한 것은 요즘 유행하는 ‘챌린지’이다. 챌린지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내가 하고 있는 챌린지는 성경 필사, 그리고 카지노 가입 쿠폰이다. 챌린지 밴드에선 사담을 올리지 않는 것이 규칙이며, 오로지 자신의 필사와 카지노 가입 쿠폰한 거리만 인증샷으로 올릴 뿐이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챌린지를 함께 하는 사람들을 나는 전혀 알지 못한다.
성경 필사라면 벌써 2년 가까이 거의 빼놓지 않고 매일 이어가고 있다. 여행지에서도 나는 단 몇 줄일지라도 필사를 했다. 늘 쓰는 원고지 노트가 아니라 작은 수첩의 인증샷을 보면 챌린지 멤버들은 이제 눈치채고 댓글을 달아준다. 여행 중이시군요.
또 하나의 챌린지인 카지노 가입 쿠폰은 방식이나 거리 등 제한이 전혀 없다. 그 무엇을 하든 그날 하루 움직인 거리를 인증한다. 하지만 나는 내심 5천 보를 정해두고 있다. 아무도 5천 보를 지정해 주지 않았지만, 내 스스로 5천 보를 걷고 인증하자고 맘을 먹고 나니 2천 보쯤 걸은 날은 어쩐지 인증샷을 올리지 않게 된다. 나 자신과의 약속인 5천 보를 걷지 않았으니, 2천 보를 걷고 인증샷을 올리는 것 역시 약속을 어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이다.
카지노 가입 쿠폰, 이라는 단어에는 운동의 의미는 없다. 하지만 그 소소한 걷기 앞에도 장애물은 한둘이 아니다. 날이 더워서, 혹은 추워서 미룬다. 눈이 와서, 혹은 비가 내려서 주저앉는다. 하지만 이런저런 귀찮음과 핑계를 이기고 집밖에 나서서 오천 보쯤을 걷고 나면 그야말로 ‘기분이 조크든요’하는 상태가 된다. 나는 대부분 정해진 길로 걷는다. 변함없는 그 코스를 걸으면 대략 오천 보가 채워진다. 풍경은 같은 듯 매일 다르다. 그 길을 걷는 나의 생각도 어제와 오늘이 다르다. 그러니 같은 길을 매일 걸어도 지루하지는 않다.
창밖을 물끄러미 내다봤다. 창을 여니 차가운 공기가 밀려들었지만, 오후 햇살만큼은 더없이 화사한데 나는 밖에 나서지 못한다. 카지노 가입 쿠폰하러 나가고 싶은 마음만 가득할 뿐이다.
지난 화요일, 미루고 미루던 레이저 시술을 받았다. 레이저가 지나간 자리마다 반창고를 붙이고 있는데 시술 후 2~3일이 최악의 상태라는 건 경험으로 안다. 오늘이 목요일이니 지금이 최악의 몰골이며, 따라서 밖에 나갈 엄두를 못 내는 것이다.
레이저 치료는 주로 겨울에 한다. 봄이 되어 햇살이 강해지기 전에 하는 것이다. 엄마는 낚시하는 딸이 위험한 데를 혼자 다니는 것도 맘에 안 드는데, 거기에 더해 하루 종일 햇볕 아래 돌아다니더니 희고 곱던 피부가 나빠졌다고 늘 ‘그놈의 낚시’라며 못마땅해하셨다. 나 역시도 ‘그놈의 낚시’ 덕에 피부에 기미와 잡티가 생긴 거라 슬쩍 우겨보고 싶긴 하지만, 사실 이제 나이가 나이인지라 레이저로 퇴치해야 하는 것은 기미보다는 검버섯이다.
거울에 얼굴을 디밀고 요리조리 본다. 한숨이 났다. 마스크를 써봤다. 뺨의 반창고는 가려지지만, 눈 주변의 반창고는 가릴 방도가 없다. 다시 마스크를 벗고, 며칠 감지 못해 떡진 머리를 긁적긁적했다. 오늘도 카지노 가입 쿠폰은 아무래도 안 되겠군.
카지노 가입 쿠폰은 포기한 채 거실의 소파에 앉아 다시 창밖을 봤다. 햇살이 퍽 좋았다, 걷기 좋은 날인데, 싶어 아쉬워졌다. 코끝이 시큰한 겨울 공기는 여전하겠지만 등으로 붙는 햇살은 따뜻할 것이 분명한데…. 혼잣말도 했다.
사실 얼굴의 검버섯은 레이저로 없앨 수 있지만 내 나이가, 내 인생이 다시 젊어지는 건 아니다. 나이가 들며 알게 모르게 목표를 세우는 일이 줄었다. 그 대신 소소한 오늘의 약속을 지키고, 가까운 날의 약속을 하며, 또 그 약속을 잘 지키는 나로 나이 들고 있으니 그것도 나쁘진 않다.
분명 처음엔 어떠한 강제성이 있으면 꾸준히 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 시작한 챌린지였다. 그런데 어느샌가 카지노 가입 쿠폰은 하루 일과중 꽤 즐거운 시간이다. 멀리에서 내게로 바로 다가오는 햇살과 막힌 곳 없이 흐르는 공기 속을 걷다 보면 그 순간만큼은 챌린지의 오늘치 인증샷이 목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동네를 카지노 가입 쿠폰하는 동안 때로는 막힌 글이 열렸고, 때로는 무거워진 마음이 가벼워졌다. 이쯤 되면 챌린지 역시 내게는 매일 해내야 하는 목표가 아니라 지켜야 할 약속인 것이 맞다. 그것도 꽤 즐거운 약속.
유리창을 통과해 거실에 내려앉는 햇살을 물끄러미 보다가 또다시 혼잣말을 한다. 이렇게 햇살이 좋은데 아깝군. 내일은 카지노 가입 쿠폰하러 나갈 수 있으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