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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zzling smile May 02. 2025

입양 가는 카지노 쿠폰, 뿌리를 찾아 오는 카지노 쿠폰 1

괜찮아~ 꼭 기억해, 너는 정말 소중하단다..

비행을 마치고 집에 오면 현관으로 제일 먼저 맨발로 달려오는 이들이 있다. 너무 빨리 달려와서 제 속도를 감당하지 못해 미끄러지며 멈춰야 하는 나의 고양이가 1번이다. 그리고, 이제는 나이가 많이 들어 귀가 들리지 않음에도 어찌 알고 미리 나와 있는, 털이 듬성듬성한 목덜미를 떨구고 서 있는 나의 강아지가 2번이겠다 그러고 나서, 각자 할 일을 하고 있다가 현관 소리에 반갑게 나오는 Human 가족들이 세 번째다.


우리 집의 멍뭉이는 18년 전 보호소(?)에서, 야옹이는 1년 전 구조를 통해 만나게 된 인연들이다. 동물을 너무 좋아하는 나의 아버지로 인해 자라는 동안 개, 고양이, 새, 물고기등 많은 생명체와 함께 하고 이별을 겪어 왔다. 자연스레 동물을 좋아하고 잘 알지만, 보내는 것도 힘들기에 나는 더 이상 새로운 생명체는 들이지 않기로 했었다.


이제 18살 된 멍뭉이가 우리집의 마지막 동물 가족이며 더 이상 새로운 식구는 없다고 진즉에 선언했음에도... 수시로 다친 새를 데려오고, 생명이 다한 야생 동물은 묻어줘야 성미가 풀리는 딸내미가 작년 여름, 동네에서 다 죽어가는 야옹이를 데리고 왔을 때 차마 "안돼!"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탯줄도 아직 떼지 못한 채, 보일 듯 말 듯 숨 쉬며 소리를 내고 있는 생명체는 너무나 살고 싶다고 얘기하는 듯했기에.


어찌 보면, 운명인 것도 같다. (나는 운명이란 단어를 참 좋아하나 보다) 이 동네로 이사오기 전에도 1층에 살았던 우리 집에는 많은 길고양이들이 와서 밥을 먹고, 아기를 낳고 키우다 가는 곳이었다. 공원길을 끼고 있는 아파트 동이라 다행히 우리 집 앞 1층에는 사람이 다니지 않았고, 고양이가 다녀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갈 일이 없어 가능했던 일이었다.


자주 얼굴을 보고 익숙해 졌음에도, 길고양이는 사람들이 많을 때는 밖으로 나오거나 먼저 다가오는 일은 잘 없다. 모든 Human들이 길고양이에게 우호적인 것은 아니니까 그것이 그들에게는 훨씬 안전하다. 그래서 길고양이에게는 쓰다듬거나 만지는 일을 삼가고, 그저 각자의 공간을 존중해 줘야 한다.


카지노 쿠폰사우나 찜통같은 더위에 세명의 아기를 키우며


그 해 여름은 유독 덥고 습기가 많았던 것 같다. 공원길의 벤치에 길고양이 어미가 떡하니 나와 새끼들 젖을 먹이며 야옹거리고 있었다. 분명 경계를 하면서도 우리를 좀 봐줘라 하는 미묘한 몸짓으로. 어미도 잘 못 먹어 바싹 말랐음에도 그 날씨에 세명의 새끼들을 키우고 있는 게 안쓰러웠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새끼들의 상태가 영 좋지 않았다. 주변에 변도 상태가 좋지 않고, 새끼들은 하나같이 눈병이 걸려 눈도 잘 뜨지 못할 정도로 눈곱이 잔뜩 끼어 있었다. 길고양이들의 면역력이 약한 새끼 때 잘 앓는다는 장염이 걸린 게 분명했다. 어미는 새끼들의 상태를 알고 Human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려 평소와 다른 행보로 밝은 대낮 사람들이 다니는 공원 벤치에 보란 듯 있는 것 같았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느꼈다.


동물들도 그렇지만 사람은 오죽 더할까. 각자의 상황과 이유들이야 헤아릴 수 없게 다양한 스토리가 있겠지만, 누구나 최소한 한 순간 이상 사랑받고 마음쓰임을 받았을 존재들이다. 얼마나 고리타분한 소리인가. 그렇지만 정말인걸. 나를 비롯해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다 그렇게 소중하다는 것. 그럼에도 그걸 정말 아는 게 왜 그렇게 힘들고, 특히 나에게 적용하는 것은 왜 이리 어려운 것일까.


지금은 좀 덜하지만, 처음으로 한국노선이 생겨 비행을 시작했을 때는 외국인 부모에 동양 아기 가족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오랫동안 기다리며 어려운 입양과정을 통과하고 드디어 만난 소중한 아기를 입양한 부모는 만반의 준비를 했을 것이다. 오랜 비행시간이 힘든 아기가 우는 일은 잦았고, 부모들은 비행 내내 아기를 안고 기내를 돌아다니며 아기를 달래고자 애를 쓰고는 했다.


봄이를 낳고 복직한 후에는 그런 아기들이 더 유독 더 눈에 들어왔다. 까만 머리와 눈동자에 익숙했을 아기는 서비스를 하며 지나갈 때면 으레 울음 끝이 남은 얼굴로 물끄러미 나를 보곤 했다. 그럴 때는 카지노 쿠폰를 안아주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고, 새로운 부모에게 익숙해져야 할 아기를 위해 애써 웃음 짓고 지나치고는 했다.


하루는 유독 비행 내내 울음을 멈추지 않는 아기가 있었다. 주변 승객에 너무 미안했던 부모는 비행기 객실 뒤쪽 갤리로 와서 서툰 몸짓으로 아기를 달래고자 노력했지만, 아이는 지칠 법도 한데 이제는 허리까지 뒤로 제치며 크게 울부짖었다. 지켜보던 나는 아이 아빠에게 나도 집에 한 살 된 아이가 있다고 얘기하며 혹시 아이를 내가 달래줘도 되는지 물었다. 아이 아빠에게 허락을 받고 아이를 건네받은 나는 한국말로 자장가를 불러주며 아이를 토닥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는 정말 신기하게 울음을 뚝 그쳤다. 어쩌면좋아..


카지노 쿠폰가 진정되고 꼬물거리며 손가락을 빨기 시작했을 때, 조심스레 아기를 앞으로 안아 작고 까만 눈을 마주 보았다. 둥가 둥가 아기를 흔들며 아기에게 몇 번을 속삭였다. "사랑스런 아가, 괜찮아~ 이제 괜찮아. 알았지? 그것만 꼭 기억해, 너는 엄청 소중한 아기야. 정말소중해~ 알았지?"


신기하다면서 웃음을 짓던 외국인 부부는 스웨덴에서 왔다고 했다. (2023년 이후 스웨덴의 한국아동 입양은 중단되었다고 알고 있다) 정말 오랫동안 기다렸던 아이와 만나 너무 기쁘다면서. 그런데 아이가 아무래도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국 사람에게 길러지다 와서 그런지 파란 눈에 노란 머리를 가진 자신들이 어색한 것 같다고. 아무래도 기본적인 한국말이라도 배워서 아이가 좀 편안하게 느끼도록 해줘야 하는 거 아닌지 고민된다며 사람 좋은 웃음을 또 지었다. 기본적인 단어인 '엄마, 아빠, 맘마'같은 단어들을 부부에게 알려 주며 까만 머리의 '외국인 노동자'는 아이의 삶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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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운명이라고 했었지.

아기 고양이 중에도 유독 약하고 많이 아픈 고양이가 있었다. 길고양이 중 젤 흔하다는 노랑이. 길고양이를 만질 수는 없어서 그냥 동물병원에 가서 길고양이들의 상태를 이야기하니, 장염 증상인 것 같다면서 가루약과안약을 처방해 주었다. 가루약은 아기 고양이 분유에 섞어 놔 주고, 안약을 발라주려면 꼭 장갑을 끼고 최소한으로 접촉해서 어미 고양이가 냄새에 어색해하지 않도록 하라는 권고도 함께.


고양이 가족은 일주일 정도 그렇게 낮에는 벤치에 나와 생활했던 것 같다. 그리고 어느 날 조용히 보이지 않았다. 궁금했지만 마음으로 바랬다. 다 나아서 어디 보이지 않는 덤불 속으로 다시 들어가 생활하고 있을 거라고. 다 건강해져서 재빠르게 뛰어다니며 놀고 있을 거라고. 그때는 몰랐는데 그 노랑이 친구랑 똑같이 닮은 냐옹이를 구조해서 키우게 될 줄이야. 그러니까 또 읊조릴 수밖에. 너를 만나고 함께 살게 된 건 운명이다.


태어나는 것도 정말 수많은 우연과 인연을 거치고, 어렵게 만들어지는 헤아릴 수 없는 순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모두가 그렇게 소중하고 귀하게 태어나고 자란 사람들이고 '존재들'이다.

그러니 제발 그렇게 살자 우리. 누군가의 바람 속에 다른 이름으로 살지 말고, 나로서 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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