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는 여행가
구름이 햇빛을 가려
사위가 어두워지는 순간은
삶의 발목이 접질려질 때와 같았다
바람이 유난히 뒤채던 날에
햇빛은 더 자주
숨바꼭질을 즐겼고
그림자 기울어 길을 잃을 때
아무도 데리러 오지 않는
저녁이 서러웠다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게
가끔 울었으나 흐릿한 어둠
사이로 걸어 나가던 계절이었다
구름은 비켜 지나갔으며
다행히발목은 잘 아물었다
별일 아니라는 듯
무릎을 구부려
뒤꿈치를 거둬들이는
언제나처럼 아침이 왔다
<사진출처, 모두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