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는 여행가
버스를 타고 잠깐 졸았을 뿐인데
집의 반대편 종점에서 눈을 뜬 것처럼
우리는 어느새 사랑에 빠진 적이 있습니다
벚꽃이 피고 지는 일이 그러합니까
곁을 내어준 적 없는 허공에
저 혼자 넓이를 바꾸는 것은 무엇입니까
속절없이 하루가 가고
속수무책의 어둠이 다시 오면
밤이라 부릅니까
봄이라 부릅니까
사랑도 벚꽃도
피었다 지는 건 나의 몫이라
며칠을 몸살처럼
앓았습니다
잘못 씹은 혀끝에
피 맛을 느껴도
다행히 울지는 않았습니다
석촌 호숫가에 날리는 꽃잎만
내 뺨을 쓰다듬는
별없이도 환한 밤입니다
카지노 가입 쿠폰은 오늘도 안녕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