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맞은편에서 오는 사람의 얼굴을 볼 때가 있다. 시선을 약간 떨구고 다니기 때문에 얼굴 볼 일이 많지 않아 사람의 얼굴을 보는 일은 어쩐지 나름의 임팩트가 있는 편이다.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얼굴이지만 그 임팩트 속에 남는 잔상이 마음에 드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 나는 그 얼굴을 훔친다. 실제 그 사람의 얼굴과는 꽤 다른 잔상이란 걸 알지만 그 잔상의 얼굴을 훔쳐 내 얼굴 위에 덧댄다, 마치 가면처럼. 그 얼굴을 가지고 걷는다. 그 얼굴을 가진 나를 제3자의 시점으로 보기 시작한다. 분명 아까 그 사람은 아닌데 만족하기 시작한다. - 이런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하는 건 1분에서 3분 정도. 한 블록 정도를 걷는 동안에 이루어진다.
나는 내 얼굴을 대체적으로 마음에 들어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마음에 들어 하는, 좋아하는 얼굴들은 또 따로 있으므로 그 얼굴을 가졌을 때의 나를 온라인 카지노 게임해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