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월하수희 Feb 07. 2025

카지노 쿠폰을 사랑한 요괴

그녀를 믿지 마세요

12월의 초하루. 한쌍의 남녀가 다정하게 서로 끌어안으며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딸 인지 조카인지 한참이나 어려 보이는 예쁘장한 여자, 어쩐 일인지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자마자 그의 품에서 뽑아내듯이 팔을 빼내며 그의 몸을 거칠게 밀친다.

“왜.. 또 뭐 기분 나쁜 일 있어?.”

남자는 이 상황이 익숙한지 여자의 눈치를 살피며 식은땀마저 흘린다.


나 오늘 그날이다.알아서 잘해.”


“또? 며칠 전에 그날이라고 하지 않았어?.”

“어쩌라고? 생리가 불규칙한걸 네가 여자 몸에 대해 뭘 알아? 암튼 그러니까 개수작 부리지 마.”

남자는 코가 쑥 빠진 채 맥없이 대답했다.

“알았어.”

그 모습을 보고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눈을 가늘게 접으며 다시 팔짱을 끼는 여자.

“자기~.”

남자가 화들짝 놀라 반사적으로 그녀를 밀쳤다.


“뭐야? 잘해줘도 지랄이야? 언제는 내가 천사라며? 이제는 마녀로 보여? 어? 내가 무섭냐고?.”

“아. 아니야 갑자기. 노.. 놀라서.”

그때 땡! 소리를 내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길쭉한 복도가 그들을 맞이했다.
차가운 여자의 손이 남자를 덥석 잡으며앞서 걸었던 걸음을 우뚝 멈춰섰다.그리고 서서히 고개를 돌려 뒤 따라오는 남자를 내려다보며서늘하고낮은 소리로물었다.

“자기야.. 내가 아직 이정혜로 보여?.”

남자는 여자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는 바람에 그녀와 부딪혀 주저앉아 여자의 얼굴을 올려다 봤다.

뱀같이 서늘하고 차가운 얼굴.

그러나 그에게 그 얼굴은 너무도 익숙했다.

“재미없어. 그게 언제 적 얘기야?.”


“자기야~ 나 자기밖에 없는 거 알잖아. 우리 오늘 오랜만에 배달음식 시켜 먹고 와인 마시고 놀자 알았지?.”

남자는 지금 이 상냥하고 다정한 얼굴이 더 낯설다.

알 수 없는 공포심 때문에 아랫배가 사르르 아려오는 걸 느꼈다.

한편 그들이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이웃들이 쑥덕대기 시작했다.


“뭐야 뭐야~ 304호 총각, 사람 그렇게 안 봤는데, 어머니 돌아가신 지 얼마나 됐다고 저러고 다니는 거야?”
“그러게 말이야. 저 여잔 또 뭐야? 딸 같은 애를! 난 처음에 원조교젠가 생각 했다니까.”
“어쩜 나랑 똑같은 생각을 했네, 벌써 몇 달째 붙어 다니는 거 보니 아예 살림을 차렸나 봐.”
“그럼 얼마나 좋아. 근데 요즘 세상이 워낙 흉흉하잖아. 꽃뱀은 아닐지 걱정이네.”
“아유 말이 씨가 돼! 그런 말 하면 못써. 저 총각이 생긴 건 저래도 얼마나 예의 바르고 착했어? 하늘이 느즈막히라도 복을 내리셨나 보지.”
305호 아주머니의 마지막 말을 듣고 마지못해 수긍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 해산하는 이웃들.

서카지노 쿠폰. 나이 52세 아픈 어머니를 돌보며 서울 모 처의 아파트에서 단둘이 살고 있었다.

은행에서 근무하던 서카지노 쿠폰은 25년 동안 단 한 번도 결근한 적이 없을 만큼 성실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앞에 신기루처럼 그의 완벽한 이상형인 아름다운 여자가 나타났다.

카지노 쿠폰에 빠진 것은 한순간이었다. 그의 머릿속엔 온통 그녀의 생각뿐이었다. 며칠 동안 그녀와 꿈같은 데이트를 했다. 신기루는 그저 신기루였을까?

아니면 정말 카지노 쿠폰은 꿈을 꾸었던 걸까?


그녀는 갑자기 아무 말없이 사라졌다. 한동안은 그녀를 찾기 위해 별짓을 다해봤다. 그러나 이상한 것은 며칠 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많은 시간을 함께 했는데도 영만이 기억하는 것은 그저 그녀의 풀꽃 같은 향기.. 하얀 피부.. 맑고 커다란 눈동자. 그 외엔 기억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이름 석자 떠올릴 수 없었다.

얼마동안 실의에 빠져 지내던 그가 일을 마치고 축 처진 어깨로 집을 향해 걸어 들어가는데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려다 흠칫 그 자리에서 얼어버리고 말았다.

풀꽃 같은 그녀의 향기! 재빠르게 주변을 둘러봤지만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그때 아파트 화단에 하얀 털뭉치 하나가 가녀린 몸을 부들부들 떨며 카지노 쿠폰을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았다.
‘아! 어떤 몹쓸 사람이 이 가여운 새끼강아지를 여기다 버린 거야?.’
잠시 고민했다. 집에는 몸이 편찮은 어머니 홀로 계신다.

‘내가 이 강아지까지 잘 키울 수 있을까?.’

그러나 그 고민은 길지 않았다. 마치 그녀를 쏙 빼닮은 가녀린 하얀 몸집에 풀꽃향기를 풍기며 그녀와 똑같이 맑고 커다란 눈동자로 카지노 쿠폰을 바라보는 작은 생명체를 소중히 끌어안고 집으로 들어갔다.


한동안 그렇게 세 식구는 행복했다. 몸이 편찮으신 어머니도 강아지를 참으로 예뻐해 주셨다.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강아지가 와서 적적함이 많이 위로가 된다 하셨다.

하루는 영만이 일하는 은행으로 미모의 한 여성이 찾아온다. 대출상담으로 카지노 쿠폰을 직접 찾아온 그녀. 나이도 어리고 직업도 담보도 없었던 그녀에게 대출은 어려운 상태였다. 그렇게 그녀를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허리를 접어 돌려보냈는데 그의 명함을 가지고 돌아간 그녀에게서 연락이 오기 시작했다.

카지노 쿠폰도 처음에는 돈 때문에 접근하는 거 아닌가 싶은 의심도 있었다. 그만큼 그녀는 카지노 쿠폰의 나이의 절반도 안 되는 25세의 외모도 누구나 한 번쯤 뒤돌아볼 만큼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카지노 쿠폰은 생각했다.
‘그럼 어때? 넘어가지만 않으면 되지 뭐. 돈 얘기 꺼내면 그때 만남을 거절해도 되는 거잖아?.’
그렇게 첫 데이트를 했다.

여자나이 25세 이정혜.남자친구? 있다. 카지노 쿠폰에게 접근한 목적? 당연히 돈이다.
이정혜의 남자친구 조영배.나이 25세.

카지노 쿠폰과 같은 은행을 다니던 조영배는 고객의 계좌에서 야금야금 돈을 빼서 쓰다가 은행 측에서 먼저 알아내고 조용히 퇴사처리 시켰다.


직업도 잃고 돈도 떨어진 조영배.

여자친구 이정혜에게 아픈 어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는 어리숙한 직장상사 서카지노 쿠폰을 꼬셔 결혼해 그들에게 큰 보험금을 들어놓고 보험금과 모든 재산을 가로채자는 끔찍한 살인 계획을 세운다.

조영배는 해외에서 구매한 니코틴 원액을 이정혜에게 건넸고 원래 몸이 편치 않으셨던 어머니의 죽그릇에 니코틴 원액을 조금씩 타서 폐암으로 사망케 하였다.
거액의 사망보험금이 나왔지만 아직은 그의 남편 서카지노 쿠폰의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시어머니가 돌아가신 그날 만나 뜨겁게 카지노 쿠폰을 나누고 축하의 잔을 들었다.
"이제 그놈만 없애면 돼!."

그날이 오늘이었다.

현관문을 열고 그들이 들어서자 반려견 풀잎이는 역시나 이정혜를 향해 맹렬히 짖어댔다.
영만은 정혜의 눈치를 보며 잽싸게 반려견을 끌어안고 작은방으로 들어갔다.

"풀잎아 제발 짖지 마 너 그러다 정말 쫓겨난단 말이야."
그의 품에 안기자 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가만히 얼굴을 들어 그의 얼굴을 할짝이는 하얀 강아지.

"놀구들 있네 못 봐주겠어 정말. XX 저 미친개 내가 오늘까지만 봐준다. 오늘까지만!."
그르렁~~~~~~~

풀잎이는 작은 몸에 털을 고양이처럼 바짝 세우며 온몸으로 그녀에게 살기를 내뿜었다.

처음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정혜의 발길질도 몽둥이 질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풀잎이는 잡히지도 맞지도 않았다. 오히려 풀잎이를 쫓아다니다 그녀가 지쳐 쓰러지기 일쑤였다. 그만큼 잽싸고 날랬다.


"짖어 이 미친개야. 네가 할 줄 아는 게 그거밖에 더 있어?."

말을 마치고 왠지 가벼운 표정으로 거실로 돌아선다.
으르르르르르르릉~~~~~~~

풀잎이의 짖음이 마치 분하다는 듯 길게도 울렸다.

곧 배달음식이 왔고 그녀는 거실에 조명을 낮추고 티브이도 끄고 음악을 틀었다.
그때 작은방에 가둬뒀던 풀잎이가 또 짖어대자 정혜가 소리쳤다.
"가서 저 개새끼 조용히 안 시키면 진짜 끝이야!."

카지노 쿠폰이 서둘러 강아지를 조용히 시키러 간식을 들고 작은방 문을 열었을 때 잘못 보았나 싶은 그림자 하나가 있었다.

분명 작은 강아지의 그림자여야 했으나 머리는 작은 개의 머리가 맞았으나 몸통부터는 이름 모를 짐승이요 꼬리는 수북이 쌓여 몇 개인지 셀 수가 없는 괴상한 그림자가 비쳤다.

카지노 쿠폰


그리고 다시 풀잎이를 보니 늘 보던 풀잎이가 맞다. 다시 그림자를 보니 그림자는 여지없이 괴이하기 짝이 없었다. 영만은 침을 꿀꺽 삼키고 반려견을 들어 올렸다.

카지노 쿠폰을향해 쉼 없이 흔드는 꼬리. 그림자 속에 풍성하고 수많은 꼬리 역시 그처럼 움직였다.

"풀잎아 너 강아지 맞아? 여우 같은 거 아니지?."
그저 혼잣말 같은 거였다.

-흥! 하필 오늘 알아차렸구나. 저년 손에곱게 죽어 주면 좋았으련만-

선명히 들려오는 귀에 익은 목소리였다. 풀꽃향기를 가진 신기루처럼 왔다가 사라진 그녀의 목소리.

"그게 무슨 얘기야? 정혜가 날 죽인다는 거야? 너 누구야? 너 그때 그 여자야?."

영만은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고 들려오는 소리에 따라 그저 물었다.

-지금이다, 숨도 쉬지 말고 주방을 훔쳐봐-

영만은 풀잎 이에게서 나는 소리를 듣고 뒷걸음질을 치며 조심스레 주방 쪽을 봤다.

그녀가 와인잔에 뭔지 모를 액체를 조심스럽게 섞고 있는 게 보였다.

"자기야! 그거 뭐야.지금 뭐하는 거야?"

-이런 바보, 조용히 보기만 하라니까-

"어? 어? 뭐? 아 아니야 아무것도."

-저걸로 널 죽이려고 하는 거야. 너희 어머니도 저것 때문에 돌아가셨다.-

"뭐? 네가 우리 엄마를 죽여? 그게 뭐야? 너 우리 엄마 죽였어?."

-이 바보 자식아! 저년한테는 내 말이 안 들려, 너한테 들켜서 내 말은 너만 들을 수 있어-


정혜는 잠시 당황했지만 오히려 면박을 주며 당당하게 말했다.

"무슨 소리야 자기 술도 안 마시고 벌써 취했어? 자기 요즘 이상해. 망상병 있어? 아까부터 왜 그래? 내가 누굴 죽여? 자기 어머니 폐암으로 돌아가셨어.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영만은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이 말도 안 되는 상황들이 정혜의 말처럼 스트레스로 인한 망상 같은 거라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이러지? 미쳤나? 헛소리가 들리고…. 그래! 어머니는 폐암으로 돌아가셨는데 말도 안 되지.’

그리고 풀잎이를 보자 풀잎이도 웬일로 제자리에 가만히 앉아 짖지도 않고 그들을 지켜보기만 했다.
드디어 한가득 따른 와인잔을 들고 카지노 쿠폰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 이정혜.

"오빠 그동안 내가 예민하게 굴고 못되게 말해서 미안해. 나도 오빠 어머니 돌아가시고 스트레스가 심했어 사람들이 안 좋게 볼까 봐."


"아.. 그럴 수도 있었겠다. 미안해 내가 거기까지 생각 못했어."

둘은 잔을 부딪히고 카지노 쿠폰은 완전히 기분이 풀려 가득히 술을 들이켜려 했다.

-이런 바보자식!-
으르렁 꺄아!

풀잎이 카지노 쿠폰에게 순식간에 뛰어들어 결국 와인잔은 다 엎어지고 말았다.


동시에 벌떡 일어난 이정혜,이글거리는 눈은 뒤집어질 듯했고 허옇게 질린 얼굴은 경련하듯 부들거렸으며 이를 어찌나 악다물었는지 뿌드덕 소리가 거실을 울릴 지경이었다.
헉!
영만은 순간 집을 집어삼킬 만큼 커다란 이정혜의 그림자를 보고 숨이 멎을뻔했다.

카지노 쿠폰


카지노 쿠폰이 아니었다.그림자가 몸부림쳤다. 단순한 어둠이 아니라, 꿈틀거리는 살덩이처럼 뒤틀렸다 분명히, 절대적으로. 그것은 그녀가 사람이 아니라는 걸 너무도 분명하게 말해주고 있었다.


"내가 너를 먼저 죽였어야 했어 그렇지? 그게 잘못된 거지? 순서가 잘못됐어. 맞지?."


그르렁 거리는 하얀 개와 살기를 뚝뚝 흘리며 쏘아보고 있는 정혜.


"저.. 정혜야 그게 무슨 말이야."


"닥쳐! 이 개새끼 먼저 죽이고 넌 그다음에죽여줄게."


그제야 카지노 쿠폰이 벌떡 일어나 도망이든 뭐든 하려 했으나 일으킨 몸은 맥없이 무너져 버렸다.

'어라? 몸이 안 움직이네?.'

영만은 방금 전 정혜가 직접 갈았다는 맛없는 주스를 떠올렸다.
스릉-
어둠 속에 번쩍이는 예리한 칼. 어느 틈에 그녀의 손에 들려있었다.
"넌 어떻게든 죽어줘야 해. 영배가 그랬어 뒤는 자기가 처리할 테니 죽이기만 하라고."


"영배? 그게 누구야?."


"내 애인. 너 같은 배불뚝이 아저씨랑 비교도 안되게 잘생겼어. 너 죽이기 전에 내가 저 개새끼 먼저 죽인다. 어? 이 새끼 또 어디로 토꼈어?."
띵동-
"XX 하필 지금 이 시간에 누구지?."


정혜가 잘근잘근 입술을 씹다가 인터폰을 들여다보고는 환하게 웃으며 냅다 현관문을 열어젖힌다.


"자기야! 안 그래도 지금 와인을 개새끼가 엎어버려서 자기가 시킨 데로 하려고.."


정혜는 칼을 들어 보인다.
문을 열고 들어선건 건장한 20대 남자 조영배였다.
신발도 벗지 않고 들어선 이 남자 분하다는 눈으로 자기를 노려보고 있는 카지노 쿠폰을 안쓰럽다는 듯 내려 본다. 그리고 곧 정혜에게 짧게 말했다.


"칼줘."


정혜가 칼을 건네줬다.


"마셔."


정혜는 헌수가 건네준 주스를 마신다. 영만에게 줬던 그것이다.
정혜는 알면서도, 그 주스에 어떤 걸 섞었는지 알면서도 거부할 수 없었다. 그저


"왜? 자기야 왜?."


눈알을 이리저리 굴리며 눈물을 뚝뚝 흘릴 뿐이었다.


-허! 꼴에 카지노 쿠폰이다? 너는 카지노 쿠폰으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짓을 저질렀어. 저 남자의 영혼을 죽인 것도 모자라 재물을 탐하고 목숨을 자르는 신도 하지 않는 짓을 저질렀다. 더럽고 추악하지만 기꺼이 먹어주겠다. 너의 심장.-


"무.. 그게.. 무슨 소리야?."


이정혜는 자기도 모르게 다리가 풀려 주저앉았고 영배는 그녀의 위로 올라타 손가락 하나로 이마를 툭 쳐 몸을 뉘었다.
정혜도 영만도 움직일 수 있는 거라곤 눈알밖에 없었다. 그들은 보고 있었다.
집안을 뒤덮은 거대한 개의 머리에 몸통은 여우인 해괴한 그림자를.
으아아아아악!!!!
찢어질듯한 비명이 어둠을 가르고 사방으로 흩어졌지만 그리 길지 못했다.


영배의 칼날은 빠르게 그녀의 가슴을 가르고 다른 손은 더 빠르게 그 안을 헤집어 심장을 끄집어냈다.
영배의 손에서 벌떡벌떡 뛰고 있는 그녀의 심장.
뒤룩뒤룩 눈을 굴리며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이정혜.

영배는 고개를 까딱 하며 의아하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아직 안 뒈졌어? 바퀴벌레 같은 년."
와그작!


말을 마치자마자 심장을 씹어 먹기 시작하는 영배.

그 모습을 보고 이정혜의 눈이 바들거리더니 흰자만 남기고 미세한 떨림도 드디어 멈췄다.
영배는 오줌을 지리고 있는 카지노 쿠폰을 그녀의 옆에 나란히 옮겼다.


"푸, 풀잎아 너 풀잎이 맞지? 나.. 나는 살려 줄거지?."
-내가 왜?-
"나한테 왜? 나는 너한테 잘해줬잖아. 나는 왜?."
-악귀한테 이유가 어딨 어-
"나한테 미안한 마음도 없어? 그동안 나랑 정도 많이 들었잖아. 제발 살려줘."
-악귀한테 미안한 게 어딨 어-
"내가 왜 죽어야 해? 내가 무슨 죄를 졌다고?."


영배는 벌떡 일어나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집을 한 바퀴 돌아 다시 영만의 앞에 섰다. 그때는 영배의 모습이 아니었다. 영만이 첫눈에 반했던 그녀였다. 그 카지노 쿠폰스러운 목소리로 차갑게 이어 대답했다.


-죄? 없다고 생각해? 너는 저 여자가 너를 카지노 쿠폰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알면서도 가방을 사주고 용돈을 주면서 아픈 어머니를 외면하면서 여자를 만났다. 돈으로 카지노 쿠폰을 산 죄.-


"맞아. 그건 맞아 사실이야. 그래도 그게 죽을 만큼 잘못한 건 아니잖아. 제발.."


-저년은 어미를 죽이고 네 재산을 탐하고 네영혼까지 빨아먹고도 네 목숨까지 자르려했던 지독한인간이었다. 어차피 너는 오늘 저년 손에 죽었을 거야.-

영만의 눈에 이제 공포는 없었다 눈물을 그렁그렁 한 채로 그리워했던 여인을 마주하고 잠시나마 그녀와 함께할 미래를 떠올렸다.


"이대로 나랑 살자 네가 나를 살려주면 되잖아."


-나는 남자를 유혹해 그들의 몸과 영혼을 훔치는 개여시다. 네 앞에 나타나 너를 미혹하려 했으나 너의 순수한 마음과 효심에 감탄하여 악귀인 내가 카지노 쿠폰인 너를 사랑하게 되었다.

그런 나를 네가 배신했다. 죽을 이유가 부족한가?-


"아!...."


카지노 쿠폰은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심장을 빼앗겼다.

보름후-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래요?.”
“우리 집 양반이 월남전 참전용사잖아~304호 악취가 심상치 않다고 계속 그러는 거야.”
“그럼 305호가 신고해서?.”
“아유 맞아! 304호 총각이랑 여자친구가 나란히 죽어나갔어!.”
“어머어머! 왜왜왜? 그렇게 죽고 못살더니!.”
“그야 나도 모르지, 근데 그 집 남자 개 키우지 않았어? 보름이면 개도 굶어 죽은 거 아니야."
"그러게 그 집개가 가끔 남자가 늦게 들어오면 짖는 소리가 꼭 여우 소리 같아서 나도 기억을 하지."
"맞아 하얗고 예쁜 개였는데 어디로 갔을까."

**
"김팀장님! 구급대원들 말이 좀 이상합니다!."
"뭐가?."
"시신들이 다른 외상은 없고 심장만 누군가 도려낸 듯이 깨끗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허! 뭐야? 그럼 제3의 범인이 있다는 거잖아."

경찰은 여자의 신원조회와 통화내역으로 금방 그녀의 진짜 연인이었던 조영배를 긴급 체포했다.

결정적인 증거는 살해당일 이 집에서 나간 조영배의 얼굴이 선명하게 찍힌 아파트 CCTV. 마치 나를 잡아가라는 듯 여유 있는 미소까지 그 카메라를 향해 씩 웃어 보였다. 그 얼굴은 조영배가 분명했다.

조영배에게는 하필 다량의 니코틴 원액을 구매했다는 증거도 나왔다.


멀리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한 커플이 있었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남자의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진다.


"자기야 자긴 저런 험한 거 보지 마요. 손이 왜 이리 차가워 우리 따뜻한데 들어가자. 자기 근데 샴푸 뭐써? 처음 맡아보는 거 같은데 너무 좋다 풀꽃향기 라고할까? 봄이 벌써 온 거 같아. 자기는 정말 내 완벽한 이상형이야. 사랑해요. 아유 예뻐 빨리 가자~."


남자는 여자의 손을 자기 주머니에 넣고 앞서 걷는다. 여자는 사건 현장에서 쉽게 눈을 거두지 못하고 남자를 따라 돌아설 때 맺힌 눈물이 한 방울 떨어지는 걸 느끼고 흠칫 놀란다.


사랑했다. 카지노 쿠폰 남자여. 너의 평생 개의 모습으로라도 함께하고 싶었다. 악귀보다 악독한 잡것에게 홀려 나를 버린 카지노 쿠폰 남자여. 미움보다 미안함이 큰 걸 보니 나도 카지노 쿠폰이 되려나 보다. 카지노 쿠폰만 가질 수 있는 눈물이 나는 걸 보니 나도..


그녀는 앞서 걷는 남자의 손을 꼭 잡고 그와 함께 환하게 웃었다.


개여시-말 그대로 얼굴은 개이며 몸통은 여우인 요괴이다. 남자를 밝히고 홀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빛의 속도로 움직이며 잡을 수 없을 만큼 잽싸다고 한다. 개여시에게 당한 이들의 시신을 찾을 수 없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에 착안하여 변신에 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으로 창작해 보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