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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리어포유 Apr 14. 2025

카지노 게임

님아, 그 선을 넘지 마오!

눈 뜨자마자 습관처럼 체중계 위에 올라섰다.
숫자가 눈에 들어왔고, 나는 잠시 멈칫했다.
앞자리가 바...뀌....었.....다......
두 아이를 임신했을 때 말고는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앞자리 숫자다.

정확히 내가 마음속으로 정해두었던 카지노 게임.
0.1g의 오차도 없이, 딱 거기였다.

어젯밤 야식 때문일까? 아님 요즘 틈날 때마다 노트북 앞에 앉아 글을 쓰고 읽느라 움직임이 부쩍 줄어서일까? 그것도 아니면 이게 소위 말하는 나잇살이라는 건가?


나는 어릴 적부터 식탐이 별로 없었다. 신경 쓰이는 일이 생기면 입맛부터 떨어지는 예민한 체질이었고 그래서인지 음식을 먹고 체하는 일도 잦았다. 입이 짧아서 안 먹는 음식도 많았고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줄곧 아침은 잘 챙겨 먹지 않는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식성이 조금씩 달라졌다.
예전엔 손대지 않던 군것질이 자주 당겼고(나의 요즘 최애 군것질은 꼬깔콘과 빵빠레다!)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가 많아졌다. 입이 심심하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게 됐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오히려 이것저것 먹는 걸로 풀기도 했다.

그렇게 조금씩 몸무게가 늘어가더니 드디어 오늘 아침 카지노 게임이 무너졌다.

그래봤자 어제 아침과 비교하면 고작 300g 남짓 늘어난 몸무게지만 바뀐 앞자리를 확인하는 순간, 태어나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다이어트를 고민하게 됐다.




우리는 누구나 조용히 마음속에 선 하나쯤을 그어두고 살아간다.

꼭 몸무게처럼 눈에 보이는 수치가 아니어도, 이 이상은 넘기지 않겠다, 이 정도는 지켜내야겠다 싶은 나만의 기준.
그 선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감정에서, 어떤 사람은 일의 방식에서, 어떤 사람은 인간관계 안에서 “이건 아니다” 싶은 지점이 있다.


커리어코치로 일하다 보면 종종 이런 이야기를 듣는다.
“원래 이 정도로 참는 성격은 아니었는데요...”
“처음엔 이건 안 되지 싶었는데, 한 번 넘어가고 나니까 계속 그렇게 하게 되더라고요.”

“지금은 뭐가 내 기준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경계는 그렇게 흐려진다.
내가 한 발 양보한 그 순간부터...
사소한 침묵 하나, 한 번의 무리한 일정 수락, 내 감정을 눌러두는 일이 반복되면

결국내가 카지노 게임 대하는 태도가 바뀌게 된다.

일에서의 카지노 게임은 특히 더 민감하다.

‘이 정도는 해줘야지’라는 분위기, ‘팀을 위해 참아야지’라는 압박, ‘이 일을 놓치면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런 마음들이 우리를 스스로의 기준 아래로 끌어내린다.

그리고 문제는 그걸 멈추기보다 익숙해지는 쪽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일이든 관계든, 처음엔 분명히 불편했고, 불합리했고, 부당하다고 느꼈던 그 순간이 자꾸 반복되면


다들 이렇게 사는 거지 뭐


라는 생각으로 바뀐다.

그렇게 카지노 게임은 무너지고, 우리는 자신을 지켜내는 감각을 잃게 된다.



삶은 늘 선택의 연속이고, 우리는 그 선택 사이에서 조금씩 더 나다워지거나, 조금씩 카지노 게임 잃어간다.

나는 지금 나다운가?
이 선택은 내 가치를 반영하고 있는가?
이 관계는 카지노 게임 존중해 주는 선 안에 있는가?


이런 질문을 던지다 보면 무너진 선이 무엇이었는지, 어디쯤에서부터 내가 카지노 게임 잃고 있었는지를
조금씩 알아차릴 수 있다.

카지노 게임은 완벽함을 위한 기준이 아니다.
그건 내가 나로서 존재하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다.


한계를 정하는 게 아니라 카지노 게임 지켜낼 수 있는 경계를 그리는 일.
그걸 타인이 아닌 내가 스스로 정하고, 카지노 게임 위해 지켜내는 것이 진짜 의미 있는 자기 관리다.


조금 무너졌던 마음이 다시 카지노 게임 향해 돌아오는 일.

그건 언제나, 작은 선 하나를 지켜내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그렇게 오늘도, 나는 카지노 게임 잃지 않기 위해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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