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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쏭저르 Apr 09. 2025

카지노 게임 현실이 되기까지

나는 정말 INFJ일까

INFJ. 사실 카지노 게임에 큰 관심은 없었다. 하나의 유행처럼 느껴졌고, 네 글자로 사람의 모든 성향을 설명할 수 있다고 믿는 것도 어딘가 불편했다. 사람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그 믿음이 흔들린다. 아니, 어쩌면 ‘믿음’이라는 것이 사회적으로 공유될 때, 그것이 현실이 되어버리는 과정을 겪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카지노 게임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나도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나의 유형’을 찾아보게 되었다. 그러자 알고리즘은 기다렸다는 듯 온갖 INFJ 관련 콘텐츠를 쏟아낸다. 그러다 보니 나도 모르게 “그래, 내가 INFJ인가 보다” 하고 믿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누군가 카지노 게임를 묻는 질문에 “아이유랑 같아” 하고 농담처럼 넘기곤 했다. 그런데 이제는 “나는 생각이 많고,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질문이 꼬리를 문다”고 진지하게 말하고 있다. 그리고 그걸 ‘나’라고 믿기 시작하면서, 정말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나는 늘 카지노 게임 많고, 그만큼 에너지도 많이 소진한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집착하고, 그 한 문장을 곱씹느라 하루 종일 머리가 아프기도 한다. 이 모든 건 원래부터 그랬던 걸까? 아니면 그렇게 믿었기 때문에 점점 그렇게 되어버린 걸까?


어쩌면 우리는 카지노 게임에서 벗어나기도, 그걸 뛰어넘기도 어려운 시대에 살고 있는 건 아닐까. 꿈을 꾸어야 현실이 바뀐다고들 하지만, 그 꿈조차 ‘성격 유형’이라는 이름 아래 제한되고 있는 건 아닐까.


나는 더 큰 꿈을 꾸고 싶다. 내가 어떤 카지노 게임인지 정의하려는 모든 프레임을 넘어, 내가 아직 만나지 못한 나를 향해 나아가고 싶다. 그러나 때때로 이런 질문이 스친다. ‘나를 알려고 하는 이 모든 시도들이, 결국 또 다른 틀을 만들어 내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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