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묻어카지노 게임 사이트 자만심이란 기름기 쫙 빼기
“생활을 줄여서 허영과 쏠림에서 벗어나고, 그제서야 드러나는 미립과 기미와 이치들에 주목해 보세요. 기명(記名)과 실제의 이론들은 이렇게 생성됩니다. 수입상과 유통상이다 못해 아예 표절의 동네 속에서 나번득이는 짓이 이젠 부끄럽지 않나요. 그래서 낮아지고 낮아지는 게 요령이지요. 그래야만 높아지고 깊어질 수 있습니다.”
-김영민 『적은 생활, 작은 철학, 낮은 공부』 中
저는 책을 좋아하는 만큼이나 책이 사는 집을 좋아합니다. 바로 서점이나 도서관 같은 곳인데요, 일단 책이 모여있는 광경을 목격하면 제 심장은 쿵쾅댑니다. ‘쟤네들이 나 빼고 모여 뭘 저렇게 재밌게 속닥거리나?’란 망상에 쉽게 빠지고요, 책들이 저마다의 지적 매력을 걸치고 비좁은 책장에서 ‘런웨이 워킹’ 하는 것처럼 느끼기도 합니다. 전형적인 중카지노 게임 사이트의 행태죠. 중카지노 게임 사이트는 뇌 신경계의 어느 부분이 망가졌기에, 자극이 접수되면 안전장치 없이 고스란히 반응합니다. 이를테면, 눈앞에 책이 있다? 그러면 바로 집어 들어요. 저를 개에 비유하는 게 뭣하기는 하지만 당장 파블로프의 개가 떠오르는군요. 사정이 이러한지라, 책이 사는 집에 들어가면 쉽사리 탈출하지 못합니다. 책들이 저를 바라보며 제발 프롤로그라도 읽어달라는 유혹에 저항 없이 넘어가는 거죠.
서가에 선 채로 책을 읽는 일은 예사. 가끔 마음에 드는 책을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모조리 읽어냅니다. 매번 이러면 기쁠 텐데요, 아쉽게도 자주 카지노 게임 사이트 일은 아닙니다. 대부분은 표지나 제목에 혹해 집어 들었다가 던져버리죠. 아, 진짜로 서점에서 이러면 문제가 되니 마음으로만 던집니다. 누구도 찾지 못하면 좋겠다는 마음에 제 내면으로 던져버리고요,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의견임을 알기에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조금의 의미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품고, 역시나 제 내면으로 던져버립니다. 책은 그대로 카지노 게임 사이트데 제 마음만 오락가락하는 상태. 이기적인 양가감정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이런 날이 있었습니다. 던져버리고픈 책을 연속해서 만난 날인데요. 답답한 나머지 이 책들의 공통점을 찾아보기로 했어요. 그날은 ‘나는 왜 이 책에 거부감이 드는가?’에서 끝나지 않고 좀 더 파고들기로 한 거죠. 어려울 줄 알았는데 쉽게 찾았어요. 그건 ‘자만심’이었습니다. 사실 제가 들여다본 책의 장르는 다양했어요. 인문도서, 에세이, 자기계발서, 실용서 등등. 그런데 참 묘하게도 제 몸 안에 들어와 격렬한 거부반응을 일으킨 책은 ‘자기 자랑’으로 점철된 책이었습니다. 대놓고 남을 깎아내리면서 자기를 띄우는 느낌의 책이었어요. 차라리 겸손한 마음으로 책을 썼다면, 그 진실한 마음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을 책조차. 약간의 자만심이 섞이니 형편없어 보였습니다. 그때 알았어요. 아무리 아는 게 많고,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권위자의 글이라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 ‘자랑’으로 느껴지는 순간, 책의 격이 떨어진다는 사실을요. 반면 이런 분들이 자신을 낮추고, 독자의 언어로 쉽게 풀어 설명할 때 책의 격이 한없이 올라간다는 사실 말이죠.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낮출수록 높아진다니요.
그 이후로 저는 글을 쓰고 퇴고할 때 반드시 체크하는 게 있습니다. ‘내가 내 자랑을 늘어놓고 있는가?’ ‘혹시 지식을 뽐내고 있는가?’ ‘누군가를 깔아뭉개면서 나를 대단한 사람처럼 말하고 있는가?’가 바로 그것입니다. 이런 느낌이 들면 문장을, 때로는 문단 전체를 지워버립니다. 오히려 이런 담백함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 더욱 큰 울림으로 다가간다는 것을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통해 깨달았거든요. 그래서 지워버리는 것들이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시나 소설을 제외하고 자신이 드러나는 글을 쓰고 계신다면, 앞서 언급한 몇 가지 질문을 통해 글에서 ‘허세’를 빼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함께 ‘자만심’이라는 기름기를 쫙 빼볼까요?
그럼 오늘도 힘차게 우리의 글을 써봐요!
짧아도 괜찮고요, 투박해도 좋습니다.
제가 반드시 당신의 보석을 발견해 드릴게요.
*‘25.4.3(목) 백일장 글감: ‘겸손’
*‘25.4.3(목) 자정이 지나기 전까지, 글감과 관련된 산문(일기, 수필, 에세이) 1편(공백 포함 300글자 이상 2,000글자 이내)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미라글모닝에 공유하시면, 피드백을 달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