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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ace Apr 03. 2025

카지노 가입 쿠폰 샤우팅 트라우마

나아질 것이 없는 감정노동자의 일상

"선생님 과태료는 안 내셔도 되고요 사망신고는 전국 어느 곳에서 할 수 있어요. 서울 사신다니까 서울에서 하셔도 돼요, 그리고 조모의 사망을 인지할 수 있는 나이 13세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다른 한분은 몇 세 이실까요?"

출근하자마자 전날 통화한 민원인에게 전화를 했다. 잘 듣고 있던 민원인이

" 아니 보증인들이 보증한다는데 무슨...." 그러면서 마구 분노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일주일전이었다. 이곳이 본적지인 65세 이상의 노인이 찾아오셨다. 1905년생 할머니가 사망신고가 안되어있는걸확인했다. 가족관계 업무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진짜 하나부터 완전 초짜인셈이다. 조모의 본적지가 정확하지 않아서 인근 시군까지 갔다 온 터라 짜증이 났었을수 있다. 본적지가 이곳이라 조모 사망신고를 하겠다고 전날 전화가 왔는데 " 하나라도 빠진 거 없게 왔다 갔다 안 하게 알려달라"라고 역정을 내며 말하는 것이다. 일단 법원에 전화해 보고 알려준다고 했다.


법원에서는 사망증명을 하는 자들이 사망을 인지할 수 있는 13세가 넘어야 한다고 했다. 70이라고 들은 거 같아서 법원팀장에게 말했더니 법원팀장은 " 어 그건 말이 안 맞는데요". 하지만 민원인은 70세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때부터 민원인에게 꼬투리가 잡혔다.

"내가 언제 70이라고 했냐". 말끝마다 그 내가 70세라고 했다는 걸 반복해 말하기시작했다.

" 아니 증거가 있는데 뭘 그렇게 확인하냐고. 고향사람편의하나 못 봐주고 그런 식으로 안 해줄라고 하냐 전에 면장하고 친구고 다른 곳 면장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내가 언제 70세라고 했냐" 그건을언급했다.


심장이 벌렁벌렁하기 시작했다. 이젠 그런 샤우팅에도 익숙할 때도 되었건만 시간이 갈수록 어쩌면 샤우팅에 대한 방어막이 해제되는 것 같다. 오히려 더 힘들고 더 못 참을 지경이니 내가 원래 이렇게 심약한 사람이었나. 어떤 젊은 직원들은 상대가 극대노해도 담담하고 차분하게 응대하던데 이런 대처 능력은 나이와 무관하다.그때부터 민원인의 페이스에 휘말기기 시작했다.


" 아니 선생님화내지 마시고요. 저도 업무를 잘 몰라서 법원에 물어본 것이고요." 하지만 이 말도 통하지 않았다. 어??? 하며 거의 화낼 때의 높은 추임새를 넣으며 일을 처리해 주는 방향으로 해야지어떻게 떠넘길 생각만 하고 있어!!!


순간 쫄아바보 같은 말을 했다. " 죄송합니다. 오시면 접수해 드릴게요" 하자 "당신이 뭔데 접수해 준다는 말을 해???" 무슨 말을 해도 통하지 않앟다.


" 모르면 모른다고 죄송하다고 해야지"하면서 더 씩씩거리기시작했다.


어떤 말을 해도 통하지 않을 듯했지만 " 전달과정 중에 기분 나빴다면 죄송하고요 저도 모르니 법원과 이야기하고 계속 선생님과 소통하고 있는 것이고 저는 공무원이기에서류관계도 확실히 해야 하기에 과태료건도 말할 겸 전화드리는 거다" 했더니 곧바로 잠잠해지더니 네 하는 거다. 바로 그럼 들어가세요라는 말까지 하고 얼른 끊었다. 그럼 들어가세요 말을 괜히 했나, 나는 감정도 없나, 속에서 천불이 올라왔다. 젠장 아침부터 이런 욕을 먹다니 창문 밖 하늘은 잔뜩 흐려있다.


이제 카지노 가입 쿠폰인에게 먼저 전화하지 말아야지이런 그냥 오는 대로 대처해야지.

법원말이라면 꺼뻑 죽더니 시골 면서기라고 당신이 뭔데 접수를 받니 안 받느니 한다면서 면장 찾고 뭐 찾고.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잘못했다간 상부에 고발한다고 할 것인가. 면장을 찾아갈 것인가.대민대처를못카지노 가입 쿠폰는이런저런 생각과 함께 민원인에대한 분노가 지글지글 끓어올랐다.


겨우 전화를 끊고 나니 복지팀여직원의 고함소리가 저 멀리 복지팀에서 들렸다. "저한테 이년 저 년 하지 마시라고요"평소 목청이 커서 사무실이 쩌렁쩌렁한데 오늘은 최고조로 분노게이지가 상승한 듯했다. 민원이 전화로 욕을 한거 같았다. 진짜 사무실이 아침부터 전쟁이었다.


오후에 법원팀장에게 오전에 있던 건에 대해 말했더니 "그건 죄송할 건이 아니죠. 보증인들 다 나이가 확실히 13세가 넘어야 해요". 하며 담담한 말투였다. 그 건은 이곳이 고향이라고 편의를 봐줄 수 있는 일이 아니다.법원팀장은그 민원인에게 전화하겠다 했다. 그 인원인에게 똑같이 내가 물어본 것과 같이 보증인 나이를 물어봤다고 한다. 당연 그 민원인은 정말 달라진 태도로 응했고 추가로 덧붙인 건 면사무소 팀장이 보증인이 70이라고 했는데 누가 언제 70이라고 했냐 하며 또 그 말을 했다고 한다. 하루 종일 돌덩이가 가슴속에 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퇴근 무렵어떤 민원인의 전화가 걸려왔다. 1999년에 어떤 주소에 자기가 살았는데 초본에는 안 나온다. 나중에 서울로 갔다가 내려와서도 그곳에 살았는데 초본에 안나온다고 주소 정정을 해달라는 것이다. 자세히 들어보니 본인이 자신의 거주지 지번이 180-3번지임에도 342번지로 평생 착각하고 산 것이다. 이제와 초본을 떼서 제출해야 하는데 증빙이 안되니 수정해 달라는 것이었다. " 한숨을 쉬다가 어이가 없다는 식으로 마치 목청을 높이는 게 항의하는 사람의 말투였다. 그 말도 계속 듣고 있자니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나아질 것이 없는 감정노동자의 삶은 이렇게 암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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