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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mmer Bom May 01. 2025

<카지노 게임 엔드 우리는 달라지고 싶지 않았다

카지노 게임기 위해 달려가는 우정. 사람은 언제 변하나.

네오 소라 감독의 <카지노 게임 엔드를 보면서 ‘뭐 하냐, 술 먹자’하고 불렀었던 친구들의 얼굴이 하나씩 떠올랐다. 그 시절로 충분했었지만 그럼에도 그리운 그때와 그 친구들. 지금도 전화해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눌 수는 있지만 그때의 우리는 영원히 지나갔다. 공허한 마음을 달래려 집에 오는 버스에서 제일 오래된 내 친구에게 전화했다. ‘엄마, 뭐 해’.

노동절인 내일 쉰다는 나와 일을 하러 간다는 엄마, 서울에 사는 나와 부산에 사는 엄마. 우리는 언제 볼까,라는 약속을 잡다가 조기 대선 이야기가 나왔다. 엄마는 뽑을 카지노 게임이 없어서 큰일이라며 이야기했고 나는 뻔하지 않냐고 얘기했다. 의견이 달랐다. 순간 나와 의견이 다른 내 친구가 미웠다. 공허함을 지워 연결되고 싶어 연락했는데 이렇게 또 다름을 확인하다니. 시무룩해진 마음이 짜증으로 변질될 것 같아서 전화를 서둘러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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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우와 유타는 유치원 때부터 고등학생까지 늘 붙어 다닌 불알친구다. 나고 자란 곳이 같아 친구가 되었다. 어쩌면 나의 의지가 아닌 부모가 선택한 거주와 학교여서 만나게 된 반강제 인연인 셈이다. 그래서 세계를 내 선택으로 살아가야 하는 시점에서 그 인연이 아슬아슬해진다. <카지노 게임 엔드는 그 아슬하고 위태로운, 그렇지만 교복을 입었기에 용납되는 마지막 한 학기 남짓의 시간을 다루고 있다.



‘카지노 게임은 변해, 너도 변해야 해’.훔친 음악 기기를 밤에 너털너털 함께 끌고 가며 코우가 유타에게 말했었다. 자신은 이제 다른 시선과 관점을 갖게 되었는데, 여전히 어릴 적 그대로인 것 같은 유타가 답답하고 짜증이 났다. 보다 역동적인 카지노 게임이 있고, 보다 정적인 카지노 게임이 있다. 코우와 유타가 그렇다. 그런데 코우는 정말 역동적이고 싶어서 움직였을까? 똑같이 테크노 음악을 좋아해 일탈을 하던 두 소년 중 한 명은살면서 내내 이방인 취급과 차별을 겪어왔다. ‘세상이 나에게는 마냥 친절한 곳이 아니다’를 온몸으로 느껴왔다. 어릴 적엔 인지하지 못했던그 차별은사실은 몸에 찰싹 붙어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코우는 내내 다리를 떨며 불안해하는데, 또 장난이나 치는 철부지같은유타가 괜히 미워진다. 사실은 부러운 것이다. 나도 좋아하던 걸 계속 좋아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면, 너처럼 ‘개념 없이’ 해맑았을까? 가장 가까웠던 카지노 게임에게 열등감을 느끼면 그 미움은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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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배경 설정은 중요하다. 배경은 '가까운 미래 일본, 이미지 분석이 뛰어난 AI로 통제가 쉬워진 세상'이다. 1984처럼 파시즘의 형태인 사회이다. 강하게 통제하진 않지만 은은하게 통제당하는 사회다. 그래서 이방인인 코우와 좋은 배경을 가진 유타는 몸소 겪는 것이 다르다.

카지노 게임은 언제 변하는가. 언제 사회 시스템에 반항하게 되는가. 나의본성이 약자를 지지하도록 타고나서? 내가 약자에 대한 공감 능력이 뛰어나서? 영화는 아니라고 말하는 듯하다.당신 모습 그대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지요. 그것은 사회의 중심부가 만든 정상선입니다. 카지노 게임는 그저 살고 싶어 변했다.


나는 이 영화를 청춘물로 보기 아깝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콘텐츠는 항상 정치적 메시지를 담는다. 얼마나 우아하게 보여지는 지가 콘텐츠의 퀄리티를 좌우한다고 생각한다. 굳이 파묘해서 재해석이 필요할 만큼 숨기지도 않았지만 대놓고 드러내지도 않은 은은한 메시지.나는 코우가 안타까웠다. 변하지 않아도 괜찮았을, 아니면 좀 더 천천히 변했어도 괜찮았을 코우의 청춘이 아쉬웠다. 19살, 아직 테크노 음악가를 꿈꾸며 몽상 속에서 호호 깔깔해도 괜찮을 시기에 코우는 싸워야만 하는 카지노 게임이 되었다.


사회 탓만을 하고 싶진 않다. 영화에서 설정한 사회가 파시의 한 형태로 부정적으로 묘사되긴 했지만 사회는 원래 파시즘의 성격이 있다. 애초에 국가라는 것이 그렇다. 영화에서 개인을 억압하는 사회라는 설정을 갖고 있지만 이보다 더 자유로웠던 시대가 있었을까. 그렇기에 코우가 말한 대로 카지노 게임은 변한다. 속한 사회에서 자신이 생존하기 유리한 방향으로. 조금 더 생존이 쉬운 카지노 게임과 어려운 카지노 게임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입장도 변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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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나는 코우에게 이입될 수밖에 없다. 서울이라는 타지에서 이방인 1인 가구이며, 만 32살에 자식도 결혼 이벤트도 없어서 주류 노선을 타지 못했다. 하지만 대부분 복지 정책에서 제외될 만큼 소득이 있으며 여성으로서 차별이 가장 덜 한 업계에 속해있다. 해외로 나가서 취업할 수 있는 직업이고 직장을 잃을 걱정보다는 이직과 연봉 상승이 더 고민이다. 어떤 면은 약자이지만 어떤 면은 강자이다. 나는 이 양면성을 모두 갖고 있어서 코우가 가진 분노의 지점을 몸에 찰싹 붙인 채, 유타가 가진 순진한 면도 이해할 수 있었다. 좀처럼 몸에 붙은 이 한은 떼어낼 수는 없겠지만 유타의 순수함을 어느 정도 흉내 낼 순 있다. 그래서 나는 분노하며 변할 테지만 사실은 변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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