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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핀 유성애 Feb 06. 2022

'온라인 카지노 게임 청년들은 어디 있느냐'는, 그 게으른 질문

[당신 곁의 페미니즘] 대선후보들이 잡은 손과 놓은 손

(※이 편지는 오마이뉴스 연재기사입니다.홈페이지에서 직접 보시면http://omn.kr/1x68c오마이뉴스 페이지에서작가의 편지낭독 음성을 바로 들으실 수 있습니다. :) 재회의 고리가 되어준 편집자 고 이환희님께도 감사를 전합니다.)


'페미니즘을 뭐라고 번역하시나요? 우린 '성평등주의'로 읽습니다. 성별로 인한 차별을 없애자는 얘기죠(오바마도 페미니스트라네요!). 페미니즘이 오해받는 한국, 그 안에서 페미니스트로 사는 두 여성의 이야기. 2주마다 한번씩 편지를 주고받으며, 연대와 성장을 꾀해봅니다.[기자말]


현실이 절망스럽기만 한 당신에게, 혜미가 드립니다


설 연휴는 잘 보내셨나요? 2022년 첫 달이 훌쩍 지났네요. 성애님이 지난 편지에서 쓴 '부끄러운 고백' 부분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부끄러워 해야 할 건 오히려 법을 어기는 정치인들 아닌가' 하는 생각요. 유권자라면 누구나 더 나은 정치, 더 좋은 민주주의를 바라게 마련이고, 지지하는 정치인·정당이 있다는 건 자연스러운 일일 테니까요.


최근 저를 동요하게 만든 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오마이뉴스 인터뷰였어요. 이 대표는 "20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이 어젠다를 형성하는 데 뒤처지고 있다"며 "담론이 추상적이라 정치권이 대응하기 어렵다"고 했더라고요.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정치인이 해결은 않고 평가만 내리는 건데, 이건 '직업 정치인'으로서 직무유기 아닌가요. 20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을 정치적 권리가 없는 '무권자'로 보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그에게 되묻고 싶어집니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청소년 성 착취로 논란이 된 'n번방'을 막기 위해 여자들이 거리 시위에 나서고, 국회에 입법청원을 하는 동안 당신은 뭘 했느냐고요. 강력범죄 피해자 2만5000여 명 중 약 90%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인 사회(*2011~2020년 10년간 통계·출처 뉴스톱), 꾸준히 생기는 교제살인 현실을 왜 한 치도 변화시키지 못 했냐고요.


성범죄를 줄이려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대체 어떤 노력을 했느냐는 거죠. 오히려 'n번방 방지법은 사전검열법'이라는근거없는 주장만 했었잖아요.


윤석열의 일곱 글자 구호, 이재명의 출연 취소

온라인 카지노 게임▲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 회원들이 2020년 3월26일 'n개의 성착취, 이제는 끝장내자'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른바 'n번방'을 드나든 숫자는 26만 명으로 추정된다.ⓒ권우성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준석 대표만 저런 건 아닌 듯해요. 정치권의 '이대남 눈치보기'는 여야 할 것 없이 현재진행형이니까요. 정치인들이 시민 의견을 듣는 건 당연하겠지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가타부타 설명도 없이 '온라인 카지노 게임가족부 폐지'란 일곱 글자만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건 '선동'에 가까운 것 아닌가요.


백 번 양보해 그런 주장을 한다 치더라도, 내용도 없이 유권자를 '낚시질' 하는 모습은 지켜보기 괴롭습니다. 저는 그런 대통령 후보가 있는 사회에 절망을 느껴요.


얼마 전엔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한 온라인 커뮤니티 반발을 시작으로 특정매체들 출연을 취소하는 일도 있었죠. 해당 방송사 노조는 "예정됐던 출연을 보류한 이 후보에게 유감을 표명한다. (후보 측은) 오해에 휘둘리기 전에 씨리얼 콘텐츠부터 정주행해달라"고 알리기도 했습니다. 이 후보는 반면 '닷페이스'와는 취소를 번복한 뒤 인터뷰했다지만, 다행인지는 모르겠어요. 해당 매체 노동자들에게 쏟아진 악플 등 사이버 불링은 이미 심각했거든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2022년 1월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출연한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에 출연한 모습ⓒ닷페이스화면갈무리


관련 보도에 따르면 같은 당 김남국 의원이 단체대화방에서 '닷페이스에 출연하면 2030 온라인 카지노 게임표가 나오느냐'고 물었다죠? 갈팡질팡, '갈 지(之) 자'로 걸으면서도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 표는 챙기려는 의도도 웃기지만, 5000만 국민을 대표하게 될 대통령 후보에게 '거긴 표가 안 되니까' 출연하지 말라고 하는 것도 좀 안타깝습니다. 그런 사람을 측근으로 둔 이재명 후보도요.


정치권 일각에선 '여성 청년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도 들려요. 하지만 아시나요? 직전 선거인 19대 대선에서 20대 여성 투표율이 20대 남성보다 높았다는 걸요. 25세~29세 여성의 투표율은 79.0%로 같은 나이 남성보다 확연히 높았습니다(25~29세 남성은 71.1%). 이쯤 되면 2030 여성이 안 보이는 게 아니라, 그냥 안 보는 게 아닐까요. 제 주변의 여성들은 말합니다, 우리를 대변할 정치인과 정당이 보이지 않는다고요.


온라인 카지노 게임▲지난 2017년 5월 실시된 19대 대통령 선거 성별 연령대별 투표율(출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종호


이런 마음이 드러난 게 지난 서울시장 선거였다고 생각해요. 당시 지상파3사 출구조사 결과에서 18·19세 포함 20대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15.1%가 거대 양당이 아닌 제3 후보에 투표했다고 답했거든요(전체 평균에 비해 5%P가량, 같은 연령대보단 3배 높은 비율이었습니다).


20대 온라인 카지노 게임 유권자들은 오히려 더 선명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정치권이 누구의 손을 잡았고, 누구 손을 놓치고 있는지를요.


민주주의에 도움이 되는 분노로 나아가기


저는 지난해 동안 정치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의 책 읽기 모임을 친구들과 했었는데, 책 <타인에 대한 연민에는 이런 문장이 등장해요.


"대중의 분노는 부당함에 대한 정당한 반응일 경우 민주주의에 도움이 되지만, 타인의 고통이 집단 혹은 국가적 문제의 해결책이라도 되는 듯 불타는 보복 욕구를 포함하기도 한다." (97쪽)


누스바움은 운동과 정치의 영역에서 '분노'가 전부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하지만, 저는 최근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의 분노가 부당함에 대한 정당한 반응이라고 생각해요. 이들의 연대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서만 끝나지 않고 다른 소수자들과도 함께 가고 있는데, 오히려 이런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하는 정치가 안타깝고요.


▲정치철학자 마사 누스바움.ⓒAdam Singsinthemountain


누스바움은 또 말합니다. "희망은 무기력해선 안 되고, 무기력할 수도 없다."(251쪽) 마치 우리가 더 나은 정치와 민주주의를 바란다면 무기력해선 안 되고, 변화를 실천하려면 무기력할 수도 없을 거라고 말하는 것 같아요.


저희 모임에선 2021년 마무리겸 누스바움에게 메일을 보냈었는데요. 답장에서 누스바움은 썼습니다. 얼마 전 자신의 딸이 세상을 떠났는데, 그 딸의 관심사였던 '동물권'에 대한 책을 자신이 최근 펴냈다고요(누스바움의 딸은 사망 전 국제비영리단체인 '동물의 친구들 Friends of Animals' 변호사였다고 해요). 개인적 아픔을 딛고 계속 희망하는 사람들, 그 덕에 이 땅이 더 살기 좋아진다는 걸 느꼈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뚜벅뚜벅 가야 하지 않을까요. 30여 일 앞으로 다가온 대선, 현실은 암울하더라도... 손잡고 함께 걷기로 해요.


▲ 당신에게 추천합니다:더 나은 내일을 바라는 당신께, 마사 누스바움 <타인에 대한 연민 "희망은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늘 선택의 문제다".


2022년 2월 2일

희망을 택하는 당신 곁에 서며, 혜미 드림.


[관련 기사]

"우린 유권자로 보이지 않나요?" 20대 온라인 카지노 게임들의 반문http://omn.kr/1wyz3

<추적단 불꽃의 '불', 민주당 선대위 합류http://omn.kr/1x27z


'당신곁의 페미니즘'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첫번째 편지☞같이 걷게 될 당신, 멀고도 가까운 당신

두번째 편지☞이런 시대... 여자로 태어난 건 축복일까요

세번째 편지☞온라인 카지노 게임 부르짖는 정치인은 모르는 온라인 카지노 게임의 심각한 현실

네번째 편지길바닥 나앉은 목사, 온라인 카지노 게임 예수가 봤다면

다섯번째 편지노동자 과로사하는데... 윤석열 말에 한숨부터 나왔다

여섯번째 편지'숏컷 괴롭힘' 사회... 아이를 낳고 싶다, 낳고 싶지 않다

일곱번째 편지늘어나는 비혼·비출산, 윤석열만 못 보는 현실

여덟번째 편지아프간 '난민'을 왜 내가 신경 써야 하냐고요?

아홉번째 편지온라인 카지노 게임 안 보이는 선거, 2022년에도 봐야 한다니

번째 편지가족, 짐일까 힘일까... '정상' 너머 대안이 필요하다

열한번째 편지아파보니 알겠어요, 한국에 '돌봄'이 있나요?

열두번째 편지성범죄 무고 처벌 강화? 윤석열의 참 '후진' 약속

열세번째 편지뺏기고 내몰리는... '코시국' 온라인 카지노 게임 홈리스들의 삶

열네번째 편지다 괜찮으니까, 죽이지만 말라고요

열다섯번째 편지출마했어도 "아가씨"... 정치권의 역겨운 성차별

열여섯번째 편지대통령, 가장 크게 아파하는 사람을 뽑겠다

열일곱번째 편지"잘 봐 언니들 싸움이다"... 이런 말을 듣고싶다

열여덟번째 편지김건희는 모른다, 미투 뒤 피해자가 겪어낸 일을

열아홉번째 편지'온라인 카지노 게임 청년들은 어디 있느냐'라는, 게으른 질문


* 혜미와 성애가 2주에 한 번씩 총 20회 주고받으며, 격주 금요일 게재될 예정입니다.이 편지는 문학동네 이슬아x남궁인의 연재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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