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로 살아간다는 것(26)
(사진 - @한국환경공단)
며칠 전, 서울 봉천동에서 60대 남자가 층간 카지노 게임으로 갈등을 겪다가 이웃집에 화염 방사기(?)를 만들어 방화를 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불을 지른 그 남자는 화재 현장에서 숨지고 이웃 주민 2명이 대피를 하다 4층에서 추락하여 중상을 입었으며 그 외에도 몇 명이 연기흡입등 경상을 입었다고 한다.
https://youtu.be/cI7Jf7JhBrw?si=Fc0YZghNaDahUNq-
이 사건을 보니 그 60대 남자가 얼마나 화가 났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직접 농약 살포기를 개조한 화염 방사기를 만들어 자신이 사는 집에 시험(?) 삼아 불을 지르고, 층간카지노 게임으로 다툼이 있었던 이전의 아파트에 찾아가 방화를 하고 스스로 죽어버릴 정도였으니, 거기다 어머니 병원비에 보태 쓰라며 돈 5만원과 함께 유서까지 준비했으니 자못 비장한 각오를 하고 간 것은 아니었을까? 그 정도로 층간 카지노 게임에서 오는 갈등이 커다란 다툼으로까지 번지곤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엔 아파트 화재 시 대피요령에 관해서는 말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미 전에 그런 주제에 대해 많이 다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이런 비극이 일어난 원인인 아파트 층간 카지노 게임에 관해서 말하고 싶다. 나도 세 딸을 키우면서 이런 층간 카지노 게임 갈등도 겪어 봤고 혼자 사시는 어머니의 집에도 몇 년 전에 이와 비슷한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 경험을 하면서 터득한 아파트 층간 카지노 게임 문제에 대한 노하우를 전달하고 싶다.
첫째와 둘째가 어렸을 때의 일이다. 온 식구가 외출을 하고 저녁쯤에 집으로 돌아오니 문 손잡이에 뭔가 쪽지 같은 것이 달려 있었다. 자세히 보니 아래층 집에서 붙여 놓고 간 것이었다. 층간 카지노 게임으로 너무 시끄러우니 애들 좀 뛰지 말게 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사실 우리 애들은 여자애들이라 -모든 여자애들이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집에선 거의 뛰지 않고 사부작사부작(?) 인형이나 갖고 노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좀 의아했다. 그래서 내가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얘기하려고 하니 집사람이 말렸다. 내려가지 말고 경비실이나 관리실로 전화를 해서 해결하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경비실로 전화를 했는데 거기서 범인(?)이 나타났다. 며칠 전 카지노 게임 윗집 윗집에 어린 남자애가 있는 집이 이사를 왔는데 그 집 애가 많이 뛰어서 동 전체적으로 그런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카지노 게임 아래층 집에도 그렇게 얘기하고 남자애가 있는 집에는 다시 주의를 주겠다고 했다. 정말 아찔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만약 내가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얘기를 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원인 제공자는 따로 있는데 엄한 사람들끼리 싸울 뻔한 것이다. 그 이후론 아래층에서 그런 일로 찾아오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몇 년 전엔 어머니 혼자 계신 본가에서 그런 비슷한 일이 있었다. 어머니 병원 관계로 내가 수시로 본가에 가는데, 어느 날 거기서 어머니와 함께 점심을 먹고 있는데 위층에서 무슨 공사를 하는지 드릴과 망치 소리가 장난 아니게 들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머니께 물어보니 야간에는 좀 괜찮은데 낮에는 무슨 공사를 하는지 tv를 못 볼 정도로 시끄럽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밥을 먹다 말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마침 비도 오는 날씨였기 때문에 소리가 더 크게 울려서 당장이라도 저 소리를 멈추지 않으면 속된 말로 '돌아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범인은 위층이 아니었다. 바로 위층에서 들린다고 생각될 만큼 큰소리였는데 바로 위층이 아니었던 것이다. 다시 엘베를 타서 보니 엘베 벽면에 누군가 A4용지에 글을 써 놓았다. 카지노 게임 집의 위층위층위층인 605호에서 리모델링 공사를 하는데 한 보름정도 되는 기간 동안 좀 참아달라는 내용이었다.
"뭐? 보름동안 이런 소리를 참고 살라고?"
난 어이가 없었다. 어머니가 사시는 본가가 노인들이 많이 사는 아파트라 그럴까? 다들 귀가 어두우셔서 이런 카지노 게임을 참고 사시는가 싶었다. 이건 꼭 집주인을 만나서 따져야겠다고 생각하고 605호로 올라가 벨을 눌렀다. 공사 카지노 게임 때문인지 몇 번을 벨을 눌러서야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리고 나서 얼굴을 내민 사람은 마스크를 쓴 건장한 청년이었다. 거기가 자기 처갓집인데 자신이 보름동안 리모델링 공사를 해주고 있다고 했다.
'무슨 보름동안이나, 미친 거 아냐?'
라는 말이 속으로 터져 나왔지만 정중하게 공사기간을 가급적 좀 줄여줄 수는 없냐고 물었다. 그런데 상대방의 태도는 전혀 미안하다는 태도가 아니었다. 공사는 예정된 기간이 있어 줄여줄 수 없고 지금까지 일주일 정도 했으니 일주일만 더 참으라고 말하는데 전혀 미안한 태도가 아니라 '시끄럽다는 사람 또 왔네'라는 표정이었다. 이건 말로 해서 될 문제가 아니었다. 내 얘길 듣고 아파트 안에서 또 한 사람이 나왔는데 역시 마스크를 쓴 청년으로 손에는 연장이 들려있었다. 잘하면 저 연장으로 비 오는 날 먼지 나게.... 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요즘 층간 카지노 게임으로 살인난다는 얘기가 실감 나게 다가왔다. 어머니가 홀로 계신 본가에서 차마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일단 대화를 좋게 마무리하고 내려왔다. 그리고 다시 본가로 가지 않고 아파트 관리 사무소를 찾았다. 그리고 전부터 알고 있었던(정확하게 말하면 30년 전부터) 관리소장님을 찾아가 인사를 드렸다. 내가 대학생 때부터 알고 지냈던 그 소장님은 우리 아파트의 층간 카지노 게임 문제를 아는지 모르는지 어머님 건강은 어떠시냐고 물어왔다. 나는 어머님 건강에 대해 설명드리고 나서 605호에서 하는 리모델링 공사에 대해 아시냐고 물었다. 소장님은 순간 당황하면서 이번에 이사 온 집인데 이렇게 공사기간까지 정해서 관리사무소에 신고까지 하고 공사를 하고 있으니 자신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했다.
"아니, 소장님, 그 아래층에 한번 가보셨어요?, 이건 그냥 층간 카지노 게임이 아니라 거의 공사 현장에 있는 것 같아요, 이런 카지노 게임을 일주일이나 더 견뎌야 한다고 생각하니 기가 차네요, 요새 층간 카지노 게임 문제로 살인사건까지 난다고 하는데 30년 동안이나 여기 계셨던 분으로서 입주민들 편을 들어주셔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나는 관리소장님에게 강력하게 얘기했다. 내가 방금 가서 보고 들은 것까지 해서, 어떤 조치가 내려지지 않으면 정말 무슨 일이 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내 얘길 듣고 관리소장님도 사태의 심각성을 느꼈는지 본인이 한번 올라가 보겠다고 했다. 나는 소장님에게 잘 부탁드린다고 하고 관리 사무소를 나왔다. 그리고 다시 본가로 돌아가 먹던 밥을 마저 먹었다. 밥을 다 먹을 때쯤 돼서 공사 소리가 잦아들더니 설거지를 하고 본가를 나올 때쯤 돼서는 아예 소리가 사라졌다. 며칠 후 어머니에게 전화를 하니 공사를 급하게 마무리하고 더 이상 안 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이 두 사건에서 공통점이 두 개가 있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눈치채셨을 그 공통점 두 가지를 공개하려 한다.
1. 층간 카지노 게임의 원인은 당신이 생각한 그곳이 아닐 수도 있다.
두 사건 다 층간 카지노 게임의 원인은 바로 위층이 아니었다. 사실 아파트라는 건물 구조는 모든 가구가 하나로 붙어있기 때문에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울리는 카지노 게임이 우리 집까지 올 수도 있다. 층간카지노 게임으로 고통받는 집은 당연히 그 위층이 범인이라고 생각하지만 범인은 바로 위층이 아니라 그 윗집, 그 윗집의 윗집, 그 대각선에 있는 집, 혹은 그 아래층 집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만약 아래층 사람이 시끄럽다고 올라온다면 조용했던 그 위층 사람은 황당할 것이다.
"카지노 게임 집은 그렇게 소리 낸 적이 없는데..."
라고 대답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면 찾아온 아래층에선 뭐라고 할까?, 아마 이렇게 생각하겠지.
'뭐라는 거야? 분명 내가 다 들었는데, 안에 들어가 볼 수 없다고 시치미 떼는 거 아냐?'
미심쩍지만 어쩔 수 없다. 그래서 좀 주의를 주고 내려갔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층간 카지노 게임이 들려온다.
"방금 내가 그렇게 얘기했는데 내 말을 개무시하네?"
아래층의 입장에선 당연히 열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계속 올라가 주의를 주든지, 밑에서도 천장을 쾅쾅 두드려 항의 및 보복을 해 본다. 하지만 변화는 없다. 당연한 일이다. 일단 원인이 다른 데 있으니까... 다시 그 아래 위층 두 집에서의 갈등이 무한반복될 뿐이다.
2. 직접 찾아가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주위 사람들을 활용하라.
그렇게 계속 갈등이 지속되면서 아래위층의 갈등은 앙금이 된다. '이웃을 잘못 만나 그렇지'라는 한숨이 자동으로 나온다. 그러다 그 분을 못 참고 일을 치게 되면 이번 사건에서처럼 '너 죽고 나 죽자'가 되어 영원한 비극으로 끝나게 되는 것이다. 원인 제공자는 따로 있는데 그 60대 남성과 중상을 당한 이웃처럼 엄한 사람들이 씻을 수 없는 피해를 볼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심증은 가더라도 물증이 없다면 그 위층 사람을 의심하면 안 된다. 차라리 아파트 관리실이라든지 경비실, 혹은 다른 이웃집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백번 낫다. 그런 분들과 접촉하면 객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당연히 자신의 윗집이라고 생각했던 데서 벗어나 정확한 원인 제공자를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생각보다 정말 중요하다.
이렇게 정확한 원인 제공자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카지노 게임을 없애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층간카지노 게임을 줄이기 위해 '직접 찾아가면 안 된다'는것이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내가 찾아간 집이 원인제공자가 아닐 수도 있고 혹시 맞다 해도 그 사람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 입장에서는
'카지노 게임 집은 그렇게까지 시끄럽지 않은데 아래층이 좀 예민하네, 그 뭣이라고 이 시간에 여기까지 찾아오고 이 난리야?'
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처음엔 좀 조심하다가 점차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러니 정확한 원인제공자를 찾기 위해 주변 사람들을 활용했듯이 이번에도 그런 사람들을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관리사무소나 경비실은 그런 일을 하라고 월급을 받고 있다. 그러니 그런 사람들의 목소리를 활용해 객관성을 높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내가 직접 찾아가 얘기하는 것보다 그런 사람들을 대동하든지, 아니면 그분들이 전화로
"우리가 그 아랫집에 가 봤는데 정말 층간 카지노 게임이 심하더군요, 같은 아파트 입주민끼리 조금 더 주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라고 원인 제공자에게 말한다면 어떤 것이 더 파급력이 클까? 당연히 후자인 것이다. 그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적어도 50% 이상 카지노 게임이 줄어들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니 만약 아파트 층간 카지노 게임으로 피해를 겪고 계시다면 혼자서 끙끙 앓지 말고, 혼자 찾아가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주위 사람들을 활용해서 원인을 찾고 문제를 해결해 보시라고 얘기하고 싶다. 우리가 사는 아파트는 결코 혼자서 사는 데가 아니며 다른 이웃과 소통할 때 문제가 해결되고 평온한 삶이 유지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깨닫고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개인적인 삶이 보장되는 아파트에서이웃과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해법을 찾아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