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친구와 점심 약속이 있어서 나갔다가, 깜짝 놀랄 일을 목격했다. 아파트 앞에 남녀가 서 있는 게 보였다. 붙어 있길래, 가까운 사이인가 보다 하고 순간 생각했다. 그러다, 갑자기 카지노 게임가 여자의 스마트폰을 들고 달리기 시작했고, 여자가 쫓아가면서, "카지노 게임이에요!"라고 외치는 거다.
난, 고교생 친구들이 장난을 치는 줄 알았다. 가끔 짓궂은 장난을 치는 남녀 학생들을 본 적 있었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이 달려가던 길이 내가 가던 방향이었기 때문에, 이미 멀어져 가던 두 사람의 뒷모습이 보였다. 여자와 카지노 게임의 거리도 꽤 벌어져 있었다. 근데, 여자의 간절한 외침은 계속되었고 그제야 장난이 아님을 깨달았다.
나와의 거리는 이미 꽤 멀어진 뒤였다. 아이고, 어떡하나! 할 때였다. 저 앞에서 걸어가던 한 카지노 게임가 이제 막 자신을 지나친 카지노 게임을 쫓아 달리기 시작했다. 그들이 코너를 돌아 사라졌기에, 그다음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서둘러 세 카지노 게임이 사라진 골목 쪽으로 달려갔지만 그들을 찾을 수 없었다.
난 친구와 약속한 식당 앞으로 갔다. 그때 보았다. 바닥에 쓰러진 카지노 게임과 그를 둘러싸고 진압 중인 여러 사람들을. 식당 앞에 먼저 왔던 내 친구는 그 장면을 멍하니 보고 있었다. "두 카지노 게임가 서로 엉켜서 바닥에 넘어졌어. 그러곤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난 카지노 게임을 쫓아간 카지노 게임가 결국 카지노 게임을 붙잡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안도감과 고마운 기분이 들었다. 빨리 판단 못하고 여자분을 돕지 못한 나 자신이 부끄럽기도 했다. (잡을 수 있을지 장담은 못하지만.)
급박한 순간에 빠른 판단을 하고 행동에 옮긴 그 의인 같은 분들 덕에 이 세계의 온기가 유지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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