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의원에예약한진료가 끝나는 대로 남편과 만나 인근에있는식당에서 이른 점심을 먹기로 했다. 은퇴한 우리는 북적대는 시간을 피해 이르거나 늦게 식당을 찾는다.
점심으로서는 좀 빠른 시각인데도 세 젊은 남자가 줄을 서고있었다.내리쪼이는햇볕을 피해 식당 입구건너편그늘진담을 따라 나란히 서 있는남자들 뒤에 우리도줄을 섰다.식당 입구에서떨어진 곳이라 "여기줄 서신 건가요?"라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했다. 좀기다리니 식사를끝낸 사람들이 둘씩 셋씩 나오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 차례다!"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식당 입구로 걸어오던 여자 군인과 남자가 그냥 식당 안으로 쑥 들어갔다.아마도 식당 입구 건너편에서 있는 줄을보지 못한 것 같다.우리 앞에 서 있던 남자들은식당으로 들어간 두 사람을황급히따라가 자기네가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나도 뒤따라들어갔는데, 여자 군인이 나를 보고"xxx 아니세요?" 라며반갑게 인사를 건넸다.군복은 낯설지만 얼굴은낯익다.우리 과 졸업생이다.오래전 가르쳤던 학생을이렇게 느닷없이서울 한복판에서 만나다니!너무 반가웠다.
식당 주인은 구석에 있는 빈자리를가리키며남편과 내게 앉으라고 했다. 카지노 게임 부부는 멀리떨어져있는테이블에앉았다.두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 나누는 모습이 정답다. 카지노 게임는꾸준하고성실한 학생이었다. 카지노 게임의 남편도 인상이 선하다.우리과는 어학 계열이었지만여학생들 중에군인이 된 졸업생이 몇 명 있다. 군복을 입은 씩씩한 카지노 게임가 대견하고 믿음직스러워 보였다.
밥을 먹다말고의자에서 일어나서둘러 카운터로 가서 4인분 식사비를 지불했다. 금액은 얼마 되지않았지만 사주고 싶었다. 7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식당 주인이식사비를 왜 내느냐고 물어오랜만에 만난카지노 게임라반가워서 낸다고 했다.어느학교냐고 물어말씀드리니 그 학교 출신군인이 많다고 했다.그런가? 내가근무하던 학교에 군사학과가 있으니 그럴 수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서멀리떨어진우리 학교에 대해 잘알고있는 식당 주인에게 친근감이 느껴졌다. 식당 주인은 카지노 게임앉은 쪽을쳐다보며카지노 게임가소령이라고 알려주었다.소령이 되려면 군대에 한 10년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아들이군인이라고 했다.그래서 군인에 대해세세하게아시는구나.
밥을 먼저 먹고일어난 카지노 게임 부부가 우리 자리로 와서 얼마 전 학교에 갔는데 내가은퇴해서보지 못해 아쉬웠다고 했다.이렇게만날 줄은 몰랐다며 웃었다. 서울에 살면서 게다가아이 둘을 키우는 워킹맘이 고속버스로는 두 시간, KTX로는 1시간 반 넘게 걸리는 모교를방문을 했다니 그 정성이 고맙다.아직도20대 초반학생으로만생각되는데중학생, 초등학생을 둔 두 아이의 엄마라니 믿어지지가 않았다. 세월이 많이 흐르긴 했다.군대에서 같이 근무하는학과 동기들과함께 연락 주겠다며카지노 게임 부부는 인사를 하고 떠났다. 카지노 게임가 열심히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는 것 같아 흐뭇한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그런데 떠난 줄 알았던 카지노 게임가 어느 사이따뜻한 생강차 두 개를 사서 식당을 막 떠나려는 우리 앞에 내밀었다.내가그랬듯이 카지노 게임도 오랜만에 만난 내게 뭔가를 해주고 싶었나 보다.
벤치에 앉아 카지노 게임가 사준 따뜻한 생강차를 마신다.달콤하고 맛있다.어깨 위로 떨어지는 봄 햇살도 밝고 따스하다. 살랑이는 나뭇잎도 싱그럽다.모든 게 다 감사해지는4월의행복한오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