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멜로무비 리뷰
오랜만에 좋은 드라마를 봤다.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공개된 멜로무비다. 평소에 드라마를 보면서, 잘 울지 않는 아내도 눈물 콧물을 흘렸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드라마란 내 삶을 돌아보게 하고 긴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그랬고, 나의 아저씨 같은 드라마가 그랬다. 그런 작품들은 늘 비슷한 진실을 이야기한다.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하며, 결국 카지노 게임를 안고 살아간다.
멜로무비 속 인물들도 마찬가지다.
가족의 죽음, 홀로 남겨진 외로움, 가장 믿었던 사람과의 이별. 어떤 이는 그 카지노 게임를 부정하고, 어떤 이는 그것을 방패 삼아 자신을 숨긴다. 그리고 또 어떤 이는, 카지노 게임를 이용해 타인을 아프게 한다. 그렇게 비뚤어진 감정들이 부딪히고, 엉켜 있는 실타래처럼 관계가 꼬여간다. 하지만 결국, 모든 이야기는 같은 결말을 향한다. 치유 없이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
그렇다면, 치유란 무엇일까.
흔히 사람들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시간이 해결하는 것은 망각뿐이다. 치유란 카지노 게임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카지노 게임를 ‘그냥 둔 채’ 앞으로 걸어가는 일이다. 드라마 속 인물들도 결국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다. 다만, 서로를 통해 그 카지노 게임를 인정하는 법을 배운다. 그리고 스스로를 용서하는 순간, 비로소 걸음을 내딛는다.
그들을 보며 나 역시 내 삶을 돌아봤다. 어린 시절 나를 괴롭혔던 열등감,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혹사시켰던 젊은 날들. 그리고 타인을 원망하며 쳇바퀴 돌듯 살아가던 시간들까지. 나는 내가 받은 카지노 게임를 보듬었을까, 아니면 그 카지노 게임를 빌미 삼아 나 자신을 더 몰아세웠을까.
이제야 알겠다.
트라우마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선택할 수 있다. 그것에 매달릴 것인지, 그것을 안은 채 나아갈 것인지. 멜로무비는 말한다. 용서는 과거의 나를 덮어주는 일이 아니라, 그 카지노 게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살아가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라고.
나는 과거의 나를 용서할 수 있을까. 아니, 용서해야만 한다. 그래야만, 진짜 끝이 올 테니까. 카지노 게임 끝은 용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