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하나
넌 이미 고분자 분야에 전문성이 있잖아. 진로를 바꾸는 것도 괜찮은데, 지금 당장은 좀 아닐 것 같아.
(You specialize in Polymer Science and Engineering.Switching your career path is fine, just not right now.)
오랜 통화를 했다. 상대는 친구이기도 카지노 게임 추천, 때로는 서로 조언도 주고받는 A라고 부르겠다.(A는 미국에서 자라 한국말을 중급 정도 알아듣고 말할 때는 대개 영어를 사용한다.) 비디오 톡을 한지도 꽤 시간이 지나 근황 확인을 하는 것부터가 먼저였다. A는 지금 원격으로 일을 하고 있고, 바로 지난주에 코로나에 걸려 하루 이틀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했다. 카지노 게임 추천 괜찮다는데, 언제나 작은 것도 조심해야 하니까 증상이 가벼워 다행이다. 나는 이사를 간 것부터 시작해야 하다니 그럼 거의 6개월도 더 전이다. 이사 간 곳은 어떠냐고 해서 살기에도 편하고 남편 직장도 가까워서 훨씬 좋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이사 온 것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잠시 휴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란 이야기도 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의 문제 때문이냐 길래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라고 했다.실제로 좋은 팀원들이랑 끝까지 잘 지냈고, 다들 불편함 없이 서로서로 도와주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회사 자체도 무너질 것 같지 않은 튼튼한 회사였다. 돈도 많이 줬다. 듣고 있던 A가 물었다.
- 그럼 뭐가 문제였어?
아니 높은 상사들이 연구원들의 의견을 너무 수렴하지 않는 것 같았어. 뭐라고 말해도 그냥 정해진대로 갈 것 같은 느낌? '그럼 내가 이 회사에서 일하는 포인트가 뭐야?'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 아, 그렇지. 무슨 말인지 알겠다. 회사 말고는?
전체적으로 사실 제일 큰 건 건강 문제였어. 카지노 게임 추천 많이 나아지고 있어. 아직 다 회복된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해.
그래서 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돌고 돌아 다시 내 직업 이야기로 돌아왔다.
- 이다음은 뭐가 카지노 게임 추천 싶어? 학계로 돌아가고 싶어? 아니면 원래 하던 거랑 비슷한 일?
글쎄. 학계도 회사 연구소도 싫은 거 같아. 전혀 다른 거 하면 안 되나. 무료 tutoring 같은 거?
- pay 받고 해야지 무료는 왜 또 무료야.
A는 웃었다. 그리고는 조금 진지해졌다.
- 넌 이미 어느 한 분야에 전문성이 있잖아. 진로를 바꾸는 것도 괜찮은데, 지금 당장은 좀 아닐 것 같아.대신 강도를 좀 낮춰보는 건 어때? pay가 좀 작은 대신 일도 적고 career는 유지가 되는 그런 직업을 찾아보는 거지.
음... 좋은 생각이지만 세상엔 그렇게 딱 조건에 맞는 직업 찾기가 쉽지 않잖아. 그래, 그래도 맞는 말이야.
Okayyy, I'll try!
01/31/23
이게 2년 전 우리의 대화였다. 당시 A의 말은 너무 고맙기도 카지노 게임 추천, 한편 나를 혼란스럽게 하기도 했다.
나는 건강이 어느 정도 회복되고 난 후,오랜 고민 끝에전공을 살리는 대신, 교육봉사를 하기로 했다. 하나의 빛에도 여러 갈래의 카지노 게임 추천가 생기듯, 다른 길을 선택했다.
아주 어린아이들을 돌봄 교실에서 학교 숙제를 봐주고 받아쓰기나 수학 문제 풀이를 도와주기도 하며, 어르신들의 한글 공부를 보조하기도 한다. "내 전공을 살려 일을 카지노 게임 추천 싶은 사람"은 세상에 정말 많다고 생각한다. 수입이 많이 필요한 사람도 많을 거다. 우리는 아이가 없고, 내가 모아둔 돈과 남편의 수입으로 충분히 먹고살 수 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그리고 무엇보다 남편이 나의 결정을 가장 많이 응원해 주는 1등 지지자다.
한 달 전쯤, “나도 반짝이던 때가 있었는데” 하는 속상함을 담아 브런치에 글을 올렸을 때, 여러 작가님들이 응원의 댓글과 라이킷을 보내주셔서 참 감사했던 기억이 있다. 이 자리를 빌려, 그분들께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카지노 게임 추천 싶다.
앞으로 또 어떻게 상황이 바뀌어가더라도 카지노 게임 추천 이 일을 하면서 살 수 있음에 참 감사하다.
04/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