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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일 Apr 28.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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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1박2일로 마누라는 옛 직장 동료들과 어울려 여수로 여행을 떠났다. 그 핑계로 토요일 퇴근길 깎새는 밖에서 저녁을 때우기로 했다. 메뉴는 돼지국밥. <주유소 습격 사건이란 영화에서 "나는 무조건 한 놈만 팬다"는 무대포마냥 '여기다!' 꽂히면 줄창 거기밖에는 갈 줄 모르는 깎새가 돼지국밥이 떠오르면 들르지 않고는 못 배기는 곳은 집에서 장산 전철역까지 좀 내려오는 수고를 들여야 한다.

깎새가 사는 아파트에서 장산 전철역 쪽으로 가다 보면 제법 오래된 돼지국밥집이 두 곳 있다. 한 곳은KBS <1박2일에서 이수근, 이승기가 와서 한 그릇씩 말아먹고 간 가게라는 유명세를 탔었고 지금도 그 덕을 보는지 손님이 항상 몰리는 편이다. 이 가게와 블럭 하나를 사이에 둔 맞은편 건물 2층에 똑같은 메뉴를 파는 식당이 있는데 하필 2층이라 장사가 잘 될는지 미심쩍지만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동네 유수 돼지국밥집이다. 깎새가 주로 애용하는 단골집이기도 하고.

부산에서 먹는 돼지국밥은 거기가 어디든 장소 불문 엔간해선 다 맛있다. 그러니 맛으로 승부를 건다는 식으로 유난을 떠는 건 허위과장광고인 셈이다. 그저 무엇을 어떻게 우려낸 육수를 쓰느냐에 따라 돼지국밥이 대별될 뿐이다. 돼지국밥 육수는 주로 세 가지로 나눌 수가 있다. 주로 돼지 사골로 뽑아내 국물이 진하고 구수한 뽀얀 육수, 돼지 잡뼈와 고기, 내장 등을 함께 쓰거나 돼지 대가리를 통째 넣고 내는 조금 연한 육수, 수육용 돼지고기를 삶아 육수를 낸 맑은 육수(최원준, 「아크-휴먼」에서 인용). 국밥속이야 대동소이하니 사람들 돼지국밥 취향은 결국 육수로 갈리는 택이다. 제 입맛에 맛는 육수를 찾아 뻔질나게 드나드는 곳이야말로 자기만의 맛집이면서 원조인 셈이다. 하여 인기 연예인이 들러 한 그릇씩 말아먹었다고 해서 거기 육수가 깎새 입맛에 꼭 맞으라는 법이 없고 계단 오르내리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을 적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깎새 싸구려 입맛조차 감동시킬 육수를 제공하고 곱빼기 뚝배기를 시키면 소주 한 병쯤 우습게 해치울 만큼 그 국밥속이 알찬 까닭에 깎새가 2층 돼지국밥집을 '무료 카지노 게임 아지트'로 삼았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장점을 모두 아울러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게 하는 요인이 따로 있었으니, 바로 2층에서 내려다보는 동네 전경이다. 돼지국밥 곱빼기 뚝배기를 시킨 뒤 8부 정도 따른 소주잔을 들고선 투명한 통유리창 밖으로 펼쳐진 동네 전경을 알로보는 정복감이란! 먹지 않아도 포만감으로 가득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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