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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일 May 01. 2025

카지노 게임 사이트 문전박대하다

지난 일요일 오후 느지막이 입장한 손님 둘을 문전박대했다. 문뱃내가 코를 찔러서다. 술을 즐기는 깎새지만 남 문뱃내는 역겹다. 거기가 예리한 칼날이 춤을 추는 점방에서면 더하다. 행여 술김에 고개 떨구다 귀라도 건드리는 날엔 그날로 장사 접어야 할 판이다. 손해 배상 운운하며 손님과 맞서야 할 감정 소모도 끔찍하다. 설사 불상사가 벌어지지 않는다 해도 그 놈의 술김에 자꾸 떨구는 고개를 들어올려 작업을 이어가야 하는 번거로움은 안 겪어 보면 모르는 귀찮기 짝이 없는 짓이다. 다 차치하고 술주정마냥 헤실거리며 씨부렁거리는 그 꼬라지가 너무 싫다.

깎새가 그토록 치를 떠는 까닭을 다음 두 사례만으로도 얼마든지 헤아릴 수 있다.



1.

안면이 전혀 없는데다 낌새마저 이상했지만 토요일 매상이 신통찮은 관계로 그냥 의자에 앉혔다. 또박또박한 발음에 비해 영 버거워 보이는 운신. 짧은 스포츠형을 주문한 뒤 제 집 소파에 눕듯 의자에 폭 파묻히는 품이 한숨 푹 잘 기세였다. 꾸벅꾸벅 조는 머리를 연신 제자리로 갖다 놓으면서 깎는 데 열중하려 애썼지만 진동카지노 게임 사이트 문뱃내가 거슬렸다. 토요일 대낮에 얼마나 퍼마셨길래 저 지경이람.

취객을 들여서는 안 되는 게 이 바닥 불문율이다. 취기로 제 몸 못 가누는 이를 상대로 날카로운 가위나 면도칼을 잘못 들이대다간 어디가 잘려도 잘릴 위험이 다분해서다. 괜히 들였다 싶었지만 너무 늦었다. 신경을 바짝 곤두세워 조심조심해서 깎아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모든 작업을 끝내고 잠이 든 카지노 게임 사이트 깨웠더니 호주머니에서 명함 지갑 같은 걸 주섬주섬 꺼내 요금이 얼마냐고 물었다. 카드를 꺼내는가 싶어서 요금이 싸서 남는 게 없어 카드 단말기를 안 들였다고 했더니 게슴츠레한 눈으로 지갑만 한참 쳐다보더니 "현금밖에 안 돼요?" 되묻는다. 알콜기에 완전히 포위됐는지 의자에서 일어나질 못하고 엉덩이만 들썩들썩거리는 중늙은이한테 계좌이체는 된다는 대안을 제시하는 건 무리다. 계좌이체가 뭐하는 물건인지 안다고 해도 자기 몸조차 제대로 못 가누는 인간이 정신머리가 온전할 리 없으니까. 모바일뱅킹앱을 열든가 은행 고객센터로 연락해 일련의 이체 과정을 수행할 만한 정신머리였다면 저토록 고주망태가 되지는 않았을 게다.

"돈을 찾아서 드려야겠네 그럼."

"요 옆에 농협 있던데 갔다 오세요."

"같이 가입시더."

"점방은 누가 봅니꺼?"

겨우 의자에서 일어났지만 휘청거리는 두 다리로는 은행 가다가 쓰러지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그럼에도 뚫린 입이라고 "사장양반, 사람을 믿으세요!"란다.

결국 돌아오지 않았다. 개업하고 이틀인가 사흘 지났을 무렵 땡전 한 푼 없는데 일자리 면접은 봐야 해서 취직하면 후사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인간을 공으로 깎아 준 뒤로 1년만에 무료 봉사를 한 셈이다. 그깟 5천 원 없는 셈 치면 된다. 허나 술에 절어 인생을 낭비카지노 게임 사이트 작태만은 졸렬하기 짝이 없다. 한 번뿐인 인생, 너무 소모적이지 않나. 민폐 끼치는 말종만은 되지 말아야 한다.


2.

처음 본 손님이 야릇했다. 언제 봤다고 괜시리 친한 척 하려 들지를 않나 그러면서 슬쩍슬쩍 하대하는 품이 같잖았다. 결정적인 건 그렇게 떠들어대는 목소리에 술기운이 묻어나와 깎새는 술주정 판단의 경계에 서서 심사가 무척이나 날카로워졌다. 경험 상 낮술에 쩐 불청객은 가진 건 카드뿐이니 돈을 뽑아 오겠노라 호언장담하고선 그길로 토키는 진상 아니면 술기운으로 몽롱해진 탓에 몸뚱아리를 가누질 못해 깎새의 업무를 심하게 방해하는 부류, 단 둘뿐이라서다.

들어온 그대로 들어서 밖으로 내던져 버리고픈 충동을 '다 매상이고 돈이다'라는 주문을 걸어 가까스로 참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더랬다. 그러면서 점점 그런 부류를 어떻게 요리하는 게 신상에 이로울지 나름대로 행동지침을 세우긴 했다. 가장 좋고 편한 방법은 무슨 주사를 부리든 무시하고 작업에만 몰두하는 거다. 낌새 야릇한 손님이 "엄마와 마누라가 싸울 때 누구 편을 들어야 하나?", "주인 양반, 내 말이 재미없어?", "요렇게 깎아달라는 말 못 알아 먹겠어? 다시 설명해 주까?"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씨월거리든 말든 제 할 일만 했다. 한 대 갈기기 딱 알맞게 둥글넓적한 뒤통수가 자꾸 눈에 밟히던 순간, 깎새를 구원하듯 점방 문을 열고 다른 손님이 입장했다.

볼일 다 봤음 그냥 가면 될 일인데 집이 근처인데도 1년이 넘도록 커트점 있는 줄 몰랐다며 잔사설이 또 한참 길다. 그러거나 말거나 뒷손님을 앉히고 커트보를 두르는 깎새. 앞으로 자주 올 테니 잘 부탁한다는 청천벽력을 남기고 낌새 야릇한 손님은 겨우 떠났다.

"고부 간 다툰 걸 나보고 어쩌란 건지 참. 말할 때마다 누룩내 비스무리한 게 풍겨서 낮술이라도 한 잔 걸치셨나 본데, 좀 곱게 자시지."

"…."

"한 잔 걸치신 카지노 게임 사이트 들앉으면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게 아닙니다. 작업하는 데 집중이 안 돼서요. 안 졸면 말이 많지, 꾸벅꾸벅 졸면 머리통이 흔들흔들거려 진땀깨나 흘린답니다. 술 취해 머리 깎으러 오는 건 암만 좋게 봐주려고 해도 경우 밝은 짓은 아니지 싶어요."

"나도 한 잔 카지노 게임 사이트 오는 길인데…."

아차 싶은 깎새가 착 가라앉은 분위기를 추스르려고 잔머리를 굴렸지만 뾰족한 수가 없었다. 기껏 떠오른 게 '술안주로 뭐 잡쉈어요?'였지만 뚱딴지도 유분수라 관뒀다. 별수없어서,

"카지노 게임 사이트 들으라고 한 말이 아니고 나간 분이 하도 수다스러워서리…."

비굴한 핑계에 채신머리사납게 됐다. 작업이 다 끝날 때까지 그 카지노 게임 사이트 말문을 아예 닫아건 건 물론이거니와 눈 감고 고개 빳빳하게 앉았는 품이 시위라도 벌일 참이었다.


술에 전 카지노 게임 사이트 때문에 겪은 고초가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 심신 보호 차원에서라도 사전에 차단해야겠다는 몸부림은 거의 본능에 가깝다. 일종의 학습효과라고 봐야지. 그깟 매상이 중요한 게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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