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인 1990년대 후반 직장인이었던 깎새는 <일요신문이라는 타블로이드형 주간신문을 애독했다. '묘한 선정성과 독특한 탐사취재 사이의 묘한 줄타기를 하는 특수한 이미지'를 갖고 있던 주간신문은 분량이 꽤 묵직해 출퇴근길 유용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거기서 만화가 히로카네 켄시를 처음 알게 되었다.
<시마과장은 직장인으로 막 들어선 깎새한테는 일종의 지침서 역할을 해줬다. 흔해 빠진 일본 직장인을 묘사한주인공 시마 코사쿠가 직장 내에서 겪을 법한 다양한 문제와 인간관계, 갈등을 헤쳐 나가는 성장기는 추체험 교본으로 충분히 와닿았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시마과장이 벌이는 애정 행각이 성적 판타지를 자극해 응큼한 시선을 못 거두게 만드는 마력을 지녔고.
그렇다고 선정적인 불륜만이 히로카네 켄시 만화의 전부는 아니었다. <황혼유성군 시리즈의 경우는 전에 없던 감정, 즉 중노년층의 사랑을 일깨우는 로맨스가 주를 이뤄서 특히 황혼기에 접어든 이들에게 사랑의 판타지를 선사한다. 히로카네 켄시가 오십 대쯤인 2000년 초반에 쓴 『중년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 여섯 가지 비결』(나들목, 2003)이라는 에세이집을 깎새가 굳이 찾아 읽은 건 옴니버스 형태로 중년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룬 <황혼유성군 시리즈에서 감지한 히로카네 켄시 특유의 '행복한 여생을 보내기 위한 방법'에 더 천착하기 위해서였다. 만화가는 오십 이후 인생을 새로 시작하는 반의 인생, 곧 '후반생'이라 지칭하고 그 시기에 행복해지려면 오십 대 때 여섯 가지를 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작은 욕심'을 부린다.살아가기에 필요한 의식주는 이미 충분히 갖추었기에 큰 욕심은 필요하지 않다.가까운 곳에 있는 카지노 게임 사이트을 천천히 음미하자.
두 카지노 게임 사이트,좋지 않은 과거는 깨끗하게 잊어버린다.지금 이 순간을 정말로 즐거운 때라고 생각하려면 과거 따위는 산뜻하게 잊는 것이 좋다.
세 카지노 게임 사이트,즐거운 것은'진심으로'즐긴다.
네 카지노 게임 사이트,방황하고 있다면 한 발짝 앞으로 나간다.지금까지는 자주 방황하는 인생이었다.그 이유는 내 이익과 안전을 우선하기 위해 모든 것을 저울질했기 때문이다.잃는다는 것을 무엇보다도 두려워했던 우리는 후반생에는 잃어버릴 염려 따위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다섯 카지노 게임 사이트,그 존재가 혈육이어도 좋고 타인이어도 좋으니,자신만 아니면 누구든,모든 것을 주어도 아깝지 않을 존재를 마음에 둔다.
여섯 번째,후반생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려면'인생은 일장춘몽'이라는 대범하고 느긋한 체념이 있어야 한다.
오십 줄에 접어들면서부터 히로카네 켄시가 강조한 행복한 후반생을 위한 여섯 가지 결심에 무척 신경을 쓰지만 과연 몇 가지나 실행에 옮겼나 꼽아 보면 암울하다.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게 없으니까. '작은 욕심'을 부리기 전에 먹고사니즘을 아직 완비하지 못했다. 의지만 가진다고 망각이 작동하지 않아서 좋지 않은 과거를 말끔하게 지우기는 지난하다. 즐거운 것을 '진심으로' 즐기려면 아무래도 뒷배가 든든해야 한다. 미련 때문에 방황한다. 방황을 멈추려면 미련이 사라져야 하지만 죽을 때까지 미련은 미온적일 게다. 왜냐면 인간의 업보니까. 그나마 여섯 번째는 덤벼들 만하다. 의외로 체념은 쉬울 수 있으니까. 회의주의자로 변절한 지 오래인 깎새로서는 인생이 한바탕 봄꿈임은 진작에 알아챘으니까.
그럼에도 히로카네 켄시가 설파한 여섯 가지는 <시마과장이 소싯적 의외로 직장생활의 지침서 역할을 했듯 깎새가 그리는 여생에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의 조언은 특히 질박한 결핍에 방점을 찍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