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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시 Jul 24. 2022

부부싸움과 무료 카지노 게임, 그리고 변화

분노조절장애와 싸이코패스가 인내를 배우고 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은 주로 밤에 하는 것들이다.

밤에 마시는 커피, 밤 산책, 밤에 마시는 맥주, 심야 영화 무료 카지노 게임 밤냄새.

여름의 끝자락이던 그날도 밤냄새가 너무 좋아 무료 카지노 게임를 재우고 집안의 모든 창문을 죄다 열어 두었다. 밤 내음을 맡으며맥주 한 캔을 마실 요량으로.

그때까지만해도 그날 밤 벌어질 일을 결코 예견하지 못했다.


분노조절장애와 사이코패스의 격투


갑자기 무료 카지노 게임이 잠시 이야기를 하자고 했다. 그는 내가 낮에 했던 잔소리가내내 마음에 남아 있다고 말했다. 사실 정확히 어떤 사안이었는지 까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문제는 육아로 지친 내가 무료 카지노 게임의 그 항의를 허심탄회하게 받아 줄 심적 여유가 전혀 없었다는데 있었다.

나는 바로 공격태세를 취했다. 내가 그렇게 말한 건 아마도 너가 제대로 하지 않아서이지 않을까? 라고 반격했다.

자신의 서운함을 이해받는 대신 되려 공격을 당한 무료 카지노 게임은 날을 더 세웠다.

그렇게 우리의 말무료 카지노 게임은 눈덩이처럼 커져갔고, 단순한 잔소리 시비가 아닌 임신 이후 서운했던 일들이 하나둘 다 꺼내져 나오더니 이제는 수습 불가의 상태까지 번졌다.

언성은 이미 높아질 때로 높아진 상태였고, 난 울면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나 남편과 싸울때 남편은 나를 분노조절장애라고 말했다. 원인 제공을 자신이 한 점을 인정할 때 조차 남편은 날 분노조절장애라고 불렀다.

내 생각에도 난 무료 카지노 게임보다 화를 더 잘내고 쉽게 열이 오르는 성격이다.

어느 시의 말미에서 '성격이 곧 운명'이란 문구를 보고 한참을 멍하니 생각한 적이 있다.

화를 잘 내는 성격 탓에 인생이 꼬여버린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니 이걸 운명이 아니면 뭐라 설명할 지 대안도 딱히 없었다.


공포에 질린 무료 카지노 게임


한창 목청 높여 싸우고 있는데 갑자기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경찰이었다.

남편과 나는 당황한 나머지 문을 열었고, 순경들이 이웃집 신고로 방문하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그리고 무료 카지노 게임가 있으니 우리를 중재하기 위해 좀 떨어져 있으라고 권했다.

그때 본 무료 카지노 게임의 표정이 가슴에 박혀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마치 전쟁통에 홀로 놓인 무료 카지노 게임마냥 두려워하고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무료 카지노 게임는 그날밤 이후 밤 마다 깨 심하게 울며 다시 잠드는 일을 반복했고, 이유없는 미열과 고열 사이를 4일 가량 오가며 힘들어했고, 일상에서도 분리불안 증세를 보였다.

다시 안정을 찾기까지 약 2주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무료 카지노 게임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난 큰 결심을 했다.

권리가 침해되는 일이 아닌 이상 무료 카지노 게임의 서운한 말과 행동에 참아 보기로.

간단해 보이는 것 같지만 무료 카지노 게임 간단하지가 않았다. 이 인내에는 엄청난 감정의 요동침을 이겨낼 에너지가 필요했다.

한 예로

"나 좀 상담을 받아야 할 거 같아."

라는 말에

"그래 넌 상담이 육아 스트레스 말고도 좀 필요해 보여." 라고 답하는 무료 카지노 게임 말에 난 당장이라도 "넌 싸이코패스에 공감능력제로인 최악의 무료 카지노 게임이야"라고 쏘아부치고 싶었지만 인.내.했.다.


싸워! vs 그러지마!


처절한 내면의 무료 카지노 게임이었다.


결국 난 무료 카지노 게임의 얼굴을 떠올리며 부글부글 거리는 감정에 쾌속 내림 버튼을 눌렀다.

자존심을 포기했고, 억울함을 토로할 곳이 막혀버린 기분이었고, 내 감정과 내 존재가 부정당하는 기분도 들때도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몇 번의 분노를 참고 나니 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인내하며 갈등을 피한나의 행동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게 됐고, 자존감까지 덩달아 따라왔다.

이는 결국 가정생활을 하고 나아가 사회생활을 해나가는데 자신감을 부여할 거 같았다.

자존심을 버린 자리에 자신감이 들어선 듯한 기분이었다.

내가 사랑하고 지켜내야 하는 것들을 제대로 지켜냈다는 자부심.


이로 인해 일어난 또 다른 무료 카지노 게임는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감정을 살면서 처음으로 느끼게 된 것이다.

감사에 대한 중요성은 수도 없이 들어왔다. 하지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은 우러나지 않았다.

짜증나고 화나는 일들 천지인데 그냥 '감사'하다고만 무마하면 세상 모든게 다 좋아지나? 회피 아닌가? 라는생각에 빠져있었다.

남의 불행을 발판 삼아 그 보단 나으니 지금의 현실에 만족한다는 그런식의 비열한 감사를 떠나 에고를 내려두고 소중한 것을 지킬 내면의 힘이 생기고 있는 지금, 난 감사의 마음을 배웠다.

사랑하는 존재가 있는 것, 사랑하는 존재와 한 공간에 머무는 것, 같이 잠을 자고 일어나는 것, 하루를 무사히 살아낸 것 모든 것이 감사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무엇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인내를 선택한 나 자신의 변화에 감사한다. (더 살아볼 일이겠지만 일단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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