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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십사 메가헤르츠 Mar 24. 2025

카지노 게임 꿈

#6



‘이곳을 어떻게 빠져나가지?’




마른침을 삼키며 주위를 살폈다.


‘복도 창문? 비상구? 천장 환풍기?’


영화에서 볼 듯한 장면을 연상시켜 가며 무엇이든 기회가 포착되면 바로 움직여 달아나기로 마음먹었다.

바로 그때, 조용한 복도 사이로 여러 카지노 게임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 발소리는 점점 커져갔다.


‘누… 누군가 아니, 여러 명이… 나에게…오… 온다!’


이 건물에 들어온 후 여러 명의 발자국 소리는 처음이었다. 등골이 서늘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열려있던 문으로 들어온 이들은 오래되어 색이 바래진 보라색 가운을 입고 있었다.


“…X..?”


카지노 게임 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

내가 차 사고로 복부와 다리를 다쳤고, 카지노 게임이 내 상처를 수술했다고 설명했다. 수술실에서 봤던 그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아,,, 정말… 다행이다. 나를 치료해 준 카지노 게임들이었구나. 내가 너무 예민했었나 봐…‘

의심이 안심으로 변해가면서 마음이 조금씩 놓여갔다.


그들이 내 손에 주고 간 하얀 알약 2개와 파란 알약 1개를 입에 털어 넣고 편안해진 마음으로 다시 침대에 누웠다. 통증이 조금 더 나아지면 이 나라를 잠깐 둘러보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됐다. 병원비가 조금 걱정이었지만 한국에서 여행자 보험도 들었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마음이 편안해졌다.


약을 먹고, 시간이 좀 흐르자 다시 잠이 왔다. 보통 약 안에 수면효과가 있으니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나는 카지노 게임 꿈을 꾸었다.


보라색 가운을 입은 그 의사들이 어두운 수술실에 모여 손을 바삐 움직인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침대 위에 다른 카지노 게임이 아닌,가 누워있다. 카지노 게임은 나를 침대에 묶어두고, 배에 칼을 억지로 쑤셔 넣고 있었다. 손 발이 묶인 채 괴성을 지르는 나는 눈이 뒤집혀가며 미쳐가고 있었다. 카지노 게임은 내가 살아있는 채로 배 속의 장기를 꺼내 얼음이 담긴 박스에 넣고 있었다. 장기가 하나씩 추출될 때마다 내 비명소리는 유리창 긁히듯 소름 끼치게 커져갔다. 유리벽을 통해 수술실을 바라보는 검은 형체가 거액의 돈이 든 검은색 가방을 탁자 위에 높이 쌓아갔다. 의사를 사칭한 살인자들의 얼굴에 피어나는 미소가 역겹다 못해 소름 끼쳤다. 처음에 미소였던 카지노 게임의 웃음은 가방 수가 많아지면서 점점 더 커졌고, 그 웃음소리에 내 비명소리가 묻혔다.




아악!!!
안돼!
헉...... 헉!




놀라서 비명을 지르며 잠에서 깼다. 옷이 땀으로 젖어있었다.


‘헉... 헉.... 카지노 게임이 날 치료해 줬다고 했는데 왜 이런 꿈을 꾸는 거야?

뭐야… 설마… 사실이… 아닌 건가?’




도대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도대체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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