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농교실 4기 1회차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일단 부딪혀 보기로 한다.
하고 싶은 건 지금 당장 해야지 늘 말은 하면서 정작 이 나이가 되도록 그렇게 살지 않았다.
다음으로 미루기를 몇 년째.
어느새 자연농교실이 4기를 맞도록 눈으로만 기웃거리기만 했다.
이렇게 정신없을 때 신청하면 아무것도 제대로 못할 것 같아 내내 망설였다.
잘은 못하겠지만 어떤 건지 알아라도 보자.
딱 그런 마음으로 덜컥 신청을 해버렸다.
차분하게 느린 호흡으로 다가가도 모자랄 판에 좌충우돌하게 생겼다.
아니나 다를까?
첫날부터 버스를 거꾸로 탔다.
분명 똑똑한 휴대전화를 보며 잘 탔다.
기사님에게 응달촌을 가는지 확인까지 했는데 빙 돌아가는 순환버스였다.
건너편에서 타면 7 정거장인 것을.
이렇게 첫날 생각지도 못하게 늦었다.
죄송한 마음으로 조용히 쓰윽 그늘막 안쪽에 자리를 잡았다.
일 년여 밭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이끌어주실 금창영 농부=강아지풀이 늦는다는 말에 괜히 안심(?)을 한다.
멀리 홍성에서 올라오는 중이란다.
홍성이라면 귀농, 귀촌이 활발하다는 곳이라고 들었는데 벌써부터 어떤 분 일지 궁금하다.
그러고 보니 자연농이 뭘까라는 호기심만 있었지 가르침을 주실 선생님에 대한 정보를 전혀 모르고 수업을 들으러 왔구나.
첫 단추부터 정.신.없.다.
그 시작은 깊은 자기소개 시간.
이름이 아닌 자연물 별명으로 서로를 부르는 규칙(?)이 영 어색하지만 따라야지.
다음 카페 지구학교 개구리의 일일엽서에 가끔 등장하는 소금쟁이도 논카지노 게임 사이트로 몇 차례 이곳에서 만나고.
밭농사를 알려주실 강아지풀과 함께 자연농교실 살림을 이끌어갈 민들레, 송띵, 람지 세 분.
그리고 함께 수업을 듣게 될 4기 동기들.
고양시에 있는 이곳까지 오가는 길이 쉽지는 않겠지만 한 해 카지노 게임 사이트 즐거운 마음으로 배워보자.
책으로만 보고 인터넷으로만 만나던 것을 직접 해보겠다고 나서는 이 무모함이 부디 남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기를.
내 소개는 횡설수설하다가 자연농의 흙이 뭔지 궁금해서 왔다고 했다는 것만 기억이 난다.
함께 수업을 듣는 분들은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지어볼 땅이 있는 분들이 몇몇 분 계시고 경험 또한 있는 분들도 있다.
나처럼 초짜인 사람 또한 있고.
쭉 돌아가며 본인 소개를 하는데 나만 너무 쉽게 여길 생각하고 왔나 싶을 정도로 진지하다.
아...
나 여기 잘못 온 건가?
몸도 머리도 안 따라 주는데 어떻게든 되겠지?
-소금쟁이 : 집순이 었는데 이제는 나이가 더 드니 나를 깰 수 있는 때가 되지 않았나 싶어 멀리 홍천에서 강의를 위해 오셨다고 한다. 뭔가 고요함을 닮은 분이다.
-강아지풀 : 강풀, 나는 날풀. 비슷한 별명을 가져 풀풀하니까 괜히 정이 더 간다. 강풀 따로 만나요~
깡마른 몸이 다부져 보인다. 꼭 젊은 날에 울 아버지 같은 몸이다. 한 번씩 치는 농도 그렇고 예사롭지 않다.
뭐든 질문하라며 물어보지 못할 말은 없다는 말씀을 듣고 있으니 단박에 나 여기 오길 잘했구나 싶어진다.
자연농교실.
역시.
여기. 뭐. 있다.
첫날인 오늘은 밭과 논을 둘러본다.
근처에 도로가 있어 차 소리가 가깝게 들리고 아파트며 상가가 있어 그야말로 여기는 도시농.
이런 곳에서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지으려고 오는 우리가 대단하다며 강풀이 농을 친다.
멀리 지하철 타고 버스 타고 또 걸어서 이 농장까지 와야 하는 길.
선생님은 집 앞 문을 열면 논이고 밭이라니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가서 그곳에 흙도 만나고 싶다.
여러 이야기가 오고 간다.
카지노 게임 사이트지으며 궁금한 것이 많았던 동기들은 이런저런 질문을 끊임없이 한다.
이 수업을 카지노 게임 사이트 기술을 배우러 오지는 않았다.
책으로만 보던 것을 눈으로 보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흙을 만지는 시간이 내게 어떤 의미로 나가올지 궁금했다.
오랜 시간 먼저 그 길을 걷는 사람들에게서 뭔가 엄청난 지식을 단시간에 얻기란 불가능하다.
다만 1회 차 수업을 들으며 느낄 수 있었던 건 이건 카지노 게임 사이트 기법을 알려주는 기술교육 시간이 아닐 거라는 느낌.
뭔가 생각 없이 살아가는 나에게.
"봐봐. 이런 이야기도 있어"라고 자주 마음을 두들기는 순간이 펼쳐지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내 기억력이 딸리는 게 아쉬울 정도로 귀한 이야기가 많았다.
강풀이 들려주었던 자연농에 대한 당신의 생각을 수업 시간에 적어놓은 몇 가지를 까먹기 전에 옮겨본다.
자연농이란 '관계성'이다.(이 표현이 참 좋았다. 똘아이들끼리 뭉쳐있으니라는 말도 정겹고)
사람들은 대개 자기에게 익숙한 쪽으로 바라본다.
자연농을 체계나 기술의 측면으로 보지 말고 나만의 관점에서 내 원칙을 지킬 수 있는, 내가 할 수 있는 나만의 방식을 찾는 것이 자연농이다.
자연농 농산물을 먹으면 병이 완쾌되거나 그런 거 아니다.
'의미를 추구하는 거다'
작물도 객관적으로 보는 연습을 하고 미리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라.
강풀이야 저렇게 말씀하였지만 나는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무척 기대된다.
한 해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지을 우보농장을 살펴보던 강풀은 밭살이 좋다고 표현했다.
강풀의 말 속도가 꽤 빠른지라 다 받아쓰기는 어려웠지만 그중 몇 개 카지노 게임 사이트 경험 또한 기록한다.
고라니가 군집이 많으면 들깨도 먹는다.
보통은 고라니가 들깨는 잘 안 먹는다.
너구리가 있으면 땅콩이 잘 안 된다.
그러나 그 밭에 고구마 있으면 용기 내서 들어온다.
멧돼지는 땅콩을 안 먹는다.
3월에 자연농에는 당근이 괜찮다.
자연농 당근은 향이 진하다.
당근은 짐승 피해가 별로 없는 작물이다.
강낭콩, 완두콩도 짐승이 잘 안 먹는다.
동글동글 완두콩은 전분이 많아 쪄먹거나 수프로 끓이고 쪼글이 완두콩은 껍질째 먹는 거다.
7월 중순에는 당근이나 양배추가 들어간다.
악착같이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지어야 자급자족 된다. (자급자족이 얼마나 어려운 건데... 게으른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생각하는 나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다.)
냉이는 겨울작물이다.
붉은 것이 맛있다.
새별꽃=나일롱풀은 동네할머니들이 부르는 말이다.
망초 2년생 데쳐서 무쳐먹는다.
물론 묵나물로도 좋다.
숟가락나물
자연농밭은 겨울에도 초록색으로 만들어주는 게 좋다.
자연농은 한 세트로 밭 구성을 하고 쉬었다가 짓는다.
중요한 건 많은 풀들이 자라면서 땅이 좋아진다.
맨땅이 드러나는 건 좋지 않다.
쇠비름, 명아주가 있는 땅은 뭐든 잘 자랄 거다.
바랭이 이런 거 있는 땅은 척박하지만 점점 땅이 좋아질 거다.
녹비에 좋은 건 호밀, 겉보리 등.
녹비가 좋아지려면 보통 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
자연농 3원칙 : 무경운, 무투입, 풀과 벌레를 적으로 여기지 마라.
자기만의 결과를 찾아야 한다.
고라니가 먹어버리면 내가 화가 나는구나를 알아차린 일.
그게 중요하다.
일찍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포기하거나 사 먹는 것도 한 방법.
스스로 괜찮아지는 일을 찾아야 한다.
내가 그 카지노 게임 사이트지은 걸 먹으려던 욕망이 짐승으로 인해서 못하게 되니 화가 나는구 나를 알아차린다.(화 먼저, 알아차리는 일은 나중이 될게 뻔한데 새겨들어야겠다.)
호밀은 비 오기 전날 심는다
봄, 가을.
겉보리는 보리차, 엿기름을 낸다.
남쪽이나 해안가에서 주로 나고 추운 데서는 잘 안된다.
풀이 많이 자란 땅이 좋은 땅이다.
오줌이나 똥을 웃거름으로 하면 좋기는 하겠지만 좀 번잡스럽디.
본인은 안 준다.
오줌을 주는 자연농산물은 좀 쓰더라.
돌이 많은 밭은 들깨가 잘된다.
유기농업의 범주에 자연농, 생태농, 파마컬처 모두 포함된다.
천지, 육(?), 인간 카지노 게임 사이트 하나의 유기체다.
식초 물/소주물/돼지감자물 : 잡초 방제용으로도 활용해라. 절대적이거나 정답인 것은 없다.
본인은 안 준다.
PH는 자연적으로 맞춰진다.
가와구치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깃발을 달뿐이야.
깃발을 흔들지는 않는다' (뭔가 심오한 뜻이 담긴 것 같은데 어렵다.)
자연농은 극도로 관계의 농업이다.
농민은 결과에 대해서 수용을 한다.
이 수업의 판을 짜준 민들레가 만들어주는 김치전과 무전을 먹으며 수업을 마무리한다.
사람들이 싸 온 먹거리들이 어우러져 있다.
각자의 이유로 이 자리에 모인 우리들.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궁금하다.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나는 수업을 듣는 내내 강풀이 울부짖는 것처럼 들렸다.
뭐든 하나라도 더 알려줘야겠다는 마음과 부족한 시간 때문이었을까?
오랜 자연농 농부로서의 경험을 몇 시간, 몇 날에 담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시간이라 그의 말투가 빠르게 느껴진 건지도 모르겠다.
가끔은 밭에서 목놓아 울기도 한다는데 자연농 하는 사람들은 좀 외로워요라고 말해서 그런 건가.
절대적인 것은 없다고 자기만의 카지노 게임 사이트를 지으라고 말씀을 하는데 그 목소리가 뭔가 처연하다.
지상에 뿌리내리고 사는 것이 어울리지 않을 듯하면서도 사람들과 섞여서 사는 일에 누구보다 열심일 농부.
울분이 쌓이는 현실에도 연대를 강조하는 그에게서 고독한 철학자의 단면이 보였다.
앞으로 배움의 시간은 단순한 카지노 게임 사이트 기술뿐만 아니라 삶의 귀하디 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 날이 펼쳐지리라.
이렇게 또 가보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