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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고 싶은 아픈 추억이
추락하다 아파트 난간에 걸려 무사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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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속에 걷힌 시를 열어서
와인을 마실 수 있는 입맛이 살아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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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사연을 온몸으로 들어줄 때
계산하는 머리보다 심장이 먼저 뛰며 공감해주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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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뇌리와 느끼는 심리가 만나
그나마 일리있는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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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싶은 말이 많아도
낱말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어쩔 줄을 모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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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소식이 더 퍼지기 전에
가슴 저리는 사연이 온몸으로 번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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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무지 알 수 없는 세계가
아직도 소리지르지 않고 침묵으로 버티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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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내노라하는 명사(名士)들을
꾸며주는 형용사가 아직도 줄을 서서 기다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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씸히는 껌이 그렇게 씹히다 버려져도
하소연 하나 하지 않고 남의 벽에 붙어있다니
얼마 다행인가
폭우가 쏟아지는 차창가에
정면으로 부딪혀도 빗방울은 타박상 하나 생기지 않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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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난적이 없는 바위가 바람에 흔들려도
언제나 그 자리에서 가장 긴 여행을 즐기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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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밥을 지배하려 난리법석을 떨어도
여전히 누군가의 밥이 되어주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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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길을 돌아 길을 찾아도
여전히 잃어버린 길이 가고 싶은 길이 되어주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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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밤길에 짓밟혀도
길가의 민들레는 고개숙여 살 길을 모색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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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오리 같은 인생을 살아왔어도
소용돌이치는 삶이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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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밀려와 흰 거품 쏟아내도
바다는 좌절하지 않고 여전히 출렁이며 파도춤을 추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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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자고 시답지 않은 시를 계속 쓰는데
그 시는 시답게 살아가라고 충고를 주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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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 중간에 홀로 떠 있는 섬
별이 쏟아지는 밤에도 새벽을 꿈꾸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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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잃고 사랑이 식었어도
기다리는 낱말들이 말을 주고받으며 사연을 이야기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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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물들이는 바쁜 어둠이
언제 올지 모를 새벽을 다시 잉태하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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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에 묻혀 있던 기억의 그림자가
햇빛을 만나 다시 살아날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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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생각을 바람결에 날려
허공의 하품으로 해소할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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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구름이 잉태한 소낙비가
목마른 풀들의 반가운 손님이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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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에 누웠던 갈대가
다시 일어나 억새를 부러워하지 않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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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가 혹한을 불러왔지만
시냇가 버드나무 가지에 봄이 오고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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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스듬히 의지하는 풀들이
비바람에 넘어지지 않고 아침을 맞이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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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밤 뒤척이며 잠 못 이루다
풀잎에 맺힌 이슬 방울이 순간의 영롱한 기적을 알려주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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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을 건너는 모래가
모래와 모래 사이에서
바람을 맞이하여 숨통을 트이게 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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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꿇어본 경험이
무릎걸음으로 나아가는 기적을 이루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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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을 저지르고도 머리든 해바라기가
고개숙여 사과할 수 있는 용기가 남아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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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천한 경험과 알량한 앎으로도
카지노 게임 사이트 다행인가를 이렇게 많이 쓸 수 있다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