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 482일 차
뉴욕에 있던 내내 우리에겐 체류의 목적이 있었다. 내 학업이나 출산이나 딸내미 학교나. 하지만 그 모든 게 끝난 이번주는 그냥 여분의 일주일이다. 그래서 그런지 남편은 이번주는 제대로 뉴욕을 즐기고 싶다고 했다.
집돌이인 남편이 이런 말을 하는 게 반가워서 열심히 고민해 본 결과 생각해 낸 게 아이스스케이팅이었다. 뉴욕 영화를 보면 늘 나오는 아이스스케이팅. 남편이 나서서 할 만한 건 아니고, 나는 발목이 안 좋아서 엄두도 못 냈던 활동이다. 이런 때를 틈타지 않으면 할 수 없다. ㅎㅎ
안 그래도 온라인 카지노 게임 시즌을 연상시키는 활동인데, 실제로도 온라인 카지노 게임에 하기 딱 좋았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당일은 다들 가족들과 보내고, 박물관도 여는 곳이 없으니. 조조할인을 쫓아 9시부터 브라이언트 파크로 향했다.
다행히 날씨도 좋았고, 아침이라 온라인 카지노 게임 시즌이면 미어터지는 브라이언트 파트도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나는 둘째와 아이스링크 근처에 자리를 잡고 딸내미와 남편은 타러 들어갔다. 딸내미는 가는 길에 조금 긴장된다더니 씩씩하게 링크장으로 들어왔다. 아빠 손을 잡고 아슬아슬하지만 열심히 반대쪽에 내가 있는 데까지 왔다.
사실 이 아이스스케이트장에는 초보자를 위한 보조 장비도 마련되어 있어서 그렇게까지 아슬아슬하게 탈 필요가 없었는데, 역시 남편은 그걸 몰랐다. 애들 다 그걸 쓰고 있는데 ㅋㅋ 애를 잠깐 내가 데리고 있는 사이 얼른 가져오게 하고 나니, 그다음부터 딸내미는 물 만났다. 그걸 잡고 몇 번 타더니 나중에는 쌩쌩 달린다. ㅋㅋ 그 위에 엎어져서 아빠가 밀게 하기도 하고. 아이스 스케이팅을 배우겠단다.
둘째는 고맙게도 잘 있어줬다. 원래는 나랑 둘째는 올까 말까 고민하다가 중간에는 실내에서 기다릴 심산으로 나왔다. 그런데 생각보다도 안 춥고 아이도 사람들 구경을 신나게 하다가 혼자 스르르 잠이 들어준 덕에 첫째의 용감한 모습을 내내 지켜볼 수 있었다.
정말이지 감격스러울 만큼 행복했다. 가족들이 행복한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좋았고, 특별한 날을 가족들과 특별하게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있다는 것도 감사했다. 죽기 전에 이 순간이 떠오를 것 같다.
남은 하루도 굉장히 잘 보냈다. 아이스링크장 옆에 있는 트리에서 가족사진도 찍고, 그 옆에 세워둔 분위기 좋은 온라인 카지노 게임 마켓 가건물에서 코코아도 사 마셨다. 온라인 카지노 게임 마켓에 오면 핫초코를 먹는 걸 아는 첫째 덕분에 ㅋㅋ 빼먹지 않고 누릴 수 있는 여유였다. 남편과 나는 제일 싼 6불짜리 코코아를 나눠마시고, 딸내미는 15불짜리 두바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ㄷㄷ, 수유할 시간이 된 둘째는 엄마 젖을 먹었다. ㅎㅎ
집에 와서는 잠시 쉬었다가 우리가 아는 몇 안 되는 한국인 가족과 점심을 먹었다. 돌려줄 책도 있고 해서 겸사겸사 불렀는데, 첫째가 엄청 그 집 애랑 잘 놀아줘서 뿌듯했다. 좁은 집이라 두 가족이 있으면 미어터지는데, 그러니 명절 분위기가 좀 나는 것 같았다.
하루 종일 온라인 카지노 게임 분위기를 듬뿍 느끼며 보냈다. 사실 온라인 카지노 게임를 챙긴 적은 별로 없었는데, 첫째가 태어난 후 조금씩 챙기기 시작했고 둘째까지 태어나니 더 특별하게 생각되는 것 같다. 아이들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