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존 Feb 19. 2025

예스자식이 상카지노 게임

다섯이서 두 밤 여행

카지노 게임

"여기가 동백이 계단이야. 엄마도 찍어."

"아 됐어~ 너희나 찍어. 폰 줘."


엄마는 구룡포의 "동백이 계단"에 오른 뒤 주변을 선선히 둘러보신다.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한파에 차에 남아계신 카지노 게임를 뺀 엄마와 나, 동백이, 바깥양반은 청명하기만 한 날씨에 그나마 안도하며, 차례로 계단에 앉았다. 엄마에게 동백꽃 필 무렵 드라마의 표지판이 아직 서 있는, 포항 구룡포의 일본가옥 거리, 아마도 예전에 신사로 오르는 길이었을 이 언덕 위에 서서 사진을 찍는 거라고 알려드렸으나, 당신의 짝인 카지노 게임가 춥다며 차에서 나오지 않은 탓인 걸까. 엄마는 우리만 사진을 찍으라신다.


그래 뭐. 동백이랑은, 동백이 계단에 오늘이 처음이다. 우리는 그것에 고마워하며 사진을 찍곤, 이내 훌훌 내려간다. 날씨가 추워도 너무 춥다. 이왕이면 추울 겨울에 오자고 온 카지노 게임임에도, 너무 춥다. 2월 첫째주였던 지난 주말의 카지노 게임 온도는, 영하 7,8도를 오가면서 바다 동네의 그 강풍에, 우리는 호미곶에서도 10분도 머물지 못했다.


그러나 부모님을 모시고 멀리 포항까지 오는 길은 고되지 않았다. 고속도로가 잘 뚫여서 부모님을 모시고 네시간 남짓 운전을 했고 중간에 이천 휴게소에서 햄버거도 먹었기에, 꽤나 편안한 운전이었다. 수도권의 도로 곳곳이 아직 눈이 녹지 않았던 것만 빼면 말이지. 그러고선 이른 저녁에 와서 잠깐 과메기도 살 겸 죽도시장도 구경하고, 실내포차 느낌의 식당에서 돼지 주물럭도 먹고, 게다가 숙소의 문을 열자 뜨신 훈풍이 불어닥치는, 따듯한 방구들을 만났으니, 우리의 여행은 편안했다. 말 그대로 이 추운 바람만 빼곤 모든 게 자연스럽고 즐거운 여행이었다. 좁은 뒷좌석에서 유아용 카시트를 빼고 아동용 카시트를 했기에, 엄마와 아내, 딸네미도 편히 왔다.


아버지가 포항 여행 이야기를 꺼낸 건 지난 가을 무렵이었다. 난데없이 툭, 포항이나 한번 가보고 싶다고 하시더니 그로부터 한달 뒤엔 어깨 인대 접합 수술을 했다. 칠순을 맞아 액땜을 거하게 한다 싶더라니, 젊으시던 시절에 우리를 위해 가혹하게 몸을 혹사하느라, 반평생을 고장난 어깨 인대를 가지고 사셨다고 한다. 그러고도 아직도 매일 출근을 하시면서 부지런을 떠시니. 사람의 팔자는, 어떤 사람은 평생을 기꺼이 일도 하는가보다. 엄마나 아버지나, 70을 넘긴 나이에 그러고들 사신다.


다행히 날씨는 맑았다. 웬 포항인가 싶더니, 젊은 시절에 큰카지노 게임와 강릉부터 포항까지 차를 몰아 내려가셨었다는데 그때 해안도로가 좋으셨더란다. 나도 작년에 울진까지 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달린적이 있어 그 비경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부모님이 그때와 같이 젊진 않으시기에 몇시간씩의 운전은, 사양이다. 나는 그저 포항에서 호미곶 인근까지의 해안도로를 찾아 바다를 마음껏 보여드렸다.


"이제 됐어. 바다는 끝-."

"흐음..."

"너도 카지노 게임 왔었어 어릴 적에. 기억 나?"

"그랬나...그건 기억 못하지."


아버지나 어머니나, 구비구비 해안도로를 타고 달릴 나이는 아니시다. 한바퀴 드라이브로 일찌감치 포항 여행의 목적은 달성되었다. 그리하여 우리는 구룡포까지 한바퀴 정도를 돌고 저녁을 먹기 위해 다시 포항으로 향했다. 그리 힘들지 않은, 편안한 여행이었다. 2박 3일의. 하늘은 티 없이 맑았다. 그리고 다행히 마지막 날은 날씨가 포근해, 영일대에서 30분 가량 산책도 하고, 동백이가 갈메기들에 새우깡을 마음껏 먹일 수도 있었다.


"너도 진짜 시부모님이랑 여행 많이 다닌다."

"그래. 나 같은 며느리가 없다고!"


부모님께서 한적히 바다를 거니는 동안, 나는 바닷가 위에 선 아이의 등을 보며 아내에게 말했다. 효자노릇 좋아하는 남편 때문에 아내는 시어머니의 친정으로, 남편의 친가로, 태안과 대전을 여러번 오갔다. 제주도로 부모님을 모시기도 했다. 횟수로 따지면 거의 1년에 한번씩은 시부모님을 따라다녔다. 예전엔 그런 것도 당연히 며느리가 할 일이라고 강변도 했지만, 이제는 그런 것이 아내에게도 고맙다.


"저녁 먹고 안갈래?"

"어휴...괜찮은데."


카지노 게임는 그러고도 뭐가 아쉬우신지. 집에 다 와가자 저녁은 먹고 가라신다. 2박 3일 동안 한번 고기를 사신 것이 다이셔서, 나머지 식사를 우리가 계산했기 때문에 카지노 게임는 당신께서 쓰기로 하신 돈을 다 못쓰신 것이 아쉬운 것인지. 집 가까이에 있는 아주 멋진 고기집에서, 소갈비 구이를 사주셨다. 와.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남이 사주는 소고기야. 그런데 그게 아빠야. 왜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


카지노 게임는, 이제 당신께서 돌아가실 때까지 100번도 손주들을 못만난다고, 그렇게 수를 헤아려보셨다 한다. 그 말에 나도 아내도 흔들렸다. 그래서 처가에도 조금은 더 잘하기로 했다. 아내는 장인어른과 장모님을 모시고 어딜 갈지, 나보고 고민해달란다. 그렇게 다들 변화하고 성장해간다.


이게 다, 예스자식이 상카지노 게임인 거야. 그리고 딸을 바라보며곰곰이 생각을 한다. 어렵사리 딸 하나는 낳아 부모님께 손주라고 안겨드릴 순 있었다. 2박 3일, 2년만에 할아버지 할머니와 여행을 온 동백이는 자정을 넘거어서까지 할아버지와 놀았다. 아버지는 아들보다도 술을 잘 받으시는 터라 소주 한병에. 그리고 맥주 반 페트에 거나해진 기분으로 손주와 그리 밤 늦게까지 노셨다. 엄마는, 그 2박 3일동안 끼니를 차리셨다.


아이가 있어서, 나이를 낳고 길러서. 우리는 여기까지 왔다. 내 아이가 있기에 부모님과 더 자주 보게 된다. 그 남은 시간을 헤아리게 된다. 그냥, 나도 카지노 게임된 몸으로, 내 카지노 게임을 바라볼 수 있어서. 그렇게 곰곰. 시간은 간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