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X, 6년차 아이돌의 새로운 도약
| Writer. 러트
© CIX 공식 X (@CIX_Official)그룹 씨아이엑스(CIX)는 2019년 7월 23일 데뷔한 C9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그룹이다. 워너원(WANNAONE) 출신의 멤버 배진영이 소속되어 데뷔 초 빠르게 유명세를 얻은 이들은 음악방송에서 데뷔 곡 <Movie Star로 첫 1위를 수상했다. 현재 총 9개의 앨범, 4번의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 씨아이엑스가 어느덧 6년 차가 되어 재계약을 목전에 두고 있다. '마의 7년'이라는 케이팝의 저주 앞에서 이들은 어떠한 결정을 내릴까.
씨아이엑스는 최근에 큰 멤버 변동을 겪었다. 그룹의 센터이자 메인 댄서, 리드 보컬로 활약하던 배진영이 탈퇴하면서 팀에 있어 거대한 공백을 맞은 것이다. 배진영의 계약이 만료된 직후, 멤버 승훈은 또다른 소속 그룹인 BDU 활동을 이어갔고 여타 멤버들은 후에 있는 스케줄을 위해 4인 버전의 무대를 준비했다. 이 과정에서 멤버들은 물론이거니와 팬덤 또한 많은 혼란을 겪었다. 당장에 잡힌 스케줄은 어쩔 것이며, 우리 팬덤의 안위와 좋아하는 아이돌이 보이는 불안정함에 밤잠 이루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아마 씨아이엑스와 팬덤 픽스(FIX)에게 2024년이란 잊을 수 없는 한 해이지 않을까.
2025년을 맞이한 씨아이엑스는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 이라는 워딩을 거듭 언급하며, 이전에 가졌던 노파심이 무색할 만큼 단단한 투지를 드러냈다. 이에 필자는 이번 기사를 통해 씨아이엑스의 이전 앨범부터 팀의 분기점이 되는 올해의 활동을 살펴 보면서, 하나의 아이돌 그룹이 리브랜딩 되는 시작을 이야기해 볼 예정이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기에 앞서, 이번 기사가 어떻게 나누어질 것인지 간략히 짚도록 한다. 2025년이 네 달밖에 지나지 않은 현재, 카지노 쿠폰는 7번째 미니 앨범 <THUNDER FEVER와 CIX 4th CONCERT <THUNDER FEVER IN SEOUL을 선보였다. 두 이벤트가 카지노 쿠폰의 새로운 방향성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지표기에 그에 따라 두 섹션으로 나누어 전개해 볼 것이다.
© CIX 공식 X (@CIX_Official)<THUNDER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카지노 쿠폰가 어떠한 음악을 하는 팀이었는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카지노 쿠폰는 기독교 문학을 차용한 세계관을 기반으로 서정적인 음악을 선보여 왔다. 이는 그룹 기획 당시 초기 멤버였던 배진영의 몫이 큰 듯한데, 처음부터 그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팀이기에 그룹의 전반적인 음악성부터 이미지까지 그와 어울리는 톤으로 기획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팀의 대표적인 키워드는 보통 아픔과 시련, 그에 맞는 다크한 컬러감까지가 카지노 쿠폰의 정체성이었다. 데뷔 초 잠깐 선보인 <Cinema, <WAVE를 제외하면 모든 타이틀 곡에서 아픔, 저항, 반항 등을 노래한다.
© CIX 공식 X (@CIX_Official)4인 체제 후 첫 활동인 <THUNDER는 기본 비트부터 다르다. 카지노 쿠폰의 어떤 활동에서도 볼 수 없었던 일렉트로닉한 소스는 물론이고, 어딘가 2세대스러움이 느껴지는 단순함마저 가지고 있다. 레이싱 컨셉을 메인으로 했던 <458에서도 전혀 느끼지 못한 비트감이 <THUNDER에서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요소들 탓에 카지노 쿠폰가 가벼워졌다는 인상도 받았다.
아트워크 또한 그렇다. 카지노 쿠폰는 데뷔 곡인 <Movie Star부터 <순수의 시대, <458, <Save me, Kill me 등을 거치면서 앞서 말한 두 번의 청량 컨셉을 제외하면 대부분 무게감 있고 다크한 비주얼 보드를 제시했다. 하물며 청량이라고 하는 활동에서도 카지노 쿠폰 특유의 처연함, 또는 스산함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THUNDER에서는 펑키한 착장에 키치한 헤어, 메이크업으로 보다 가볍고 귀여운 인상을 주었다.
이러한 변화는 팀에 변곡점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동안의 카지노 쿠폰는 승훈과 배진영의 호소력 짙은 음색이 강점인 팀이었다. 두 멤버의 보컬 합이 서정적인 음악과 만나 그룹의 특징이자 정체성으로 작용했다. 아마 이 정체성에 공백이 생겨 사실상 컨셉 변경이 불가피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인원 변동이 생겼다고 해서 기존 방향을 과감히 변경하는 것은 꽤나 리스크를 지는 선택이다. 잘해야 대박, 잘못하면 쪽박인 전략이기에 이번 컴백의 준비에 있어서도 신중을 기했을 테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4인의 카지노 쿠폰가 기존 컨셉이 아닌 펑키함, 빠른 비트감 등을 가져온 것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전에 <WAVE와 같이 미니멀한 비트에 올라가는 BX의 묵직한 댐핑을 보면서 ‘카지노 쿠폰가 서정적인 장르가 아니라 그 외로까지 범위를 넓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실제로 이러한 지점을 살린 컴백 방향에 신선함을 느꼈다. 꽤나 많은 고심을 했음이 느껴지는 활동이었다.
<THUNDER 활동에서 씨아이엑스의 건재함을 느끼게 해 준 가장 큰 포인트는 단연 ‘군무’다. 디스코그라피 중 유일하게 댄서와 함께했던 <Jungle 이후, 약 4년 만의 다인원 퍼포먼스였다. 아무래도 씨아이엑스가 퍼포먼스를 주 무기로 삼는 그룹은 아니다 보니 댄서의 유무에 따라 그 중압감과 무대 장악력이 다른데, 네 명을 중심으로 퀄리티 높은 퍼포먼스를 선보이기 위해 선택한 방법인 듯했다. <THUNDER 메이킹 필름에서는 컴백을 연기하면서까지 안무를 맞췄다고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하나의 앨범이 갖는 준비 기간은 결과물의 질과 필히 비례한다고 생각한다. 한 아이돌 그룹의 존망이 걸린 중요한 시점에 이전의 방식을 고수하지 않고, 보다 꼼꼼히 준비해 나왔다는 점은 이들의 미래를 기대해 볼 중요한 근거가 되지 않나.
© CIX 공식 X (@CIX_Official)위와 같이 <THUNDER의 눈에 띠는 변화는 이후 개최된 콘서트로까지 발을 이끌었다. 리스너일 뿐인 필자의 발을 이끌었다는 것만으로 <THUNDER 활동이 충분히 긍정적이었고, 그룹의 안정화에 일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콘서트에서 새로이 알게 된 방향성은 없었다. 앨범 활동만큼 보이는 컨셉의 변화라든가, 어떠한 신규 방향을 대대적으로 공개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들이 똘똘 뭉쳤다는 것, 그러한 마음가짐이 사소한 곳곳에서 느껴졌다.
첫번째는 커버 무대다. 씨아이엑스는 데뷔 후 첫 콘서트부터 쭉 멤버 5인의 개인 무대를 올렸던 팀이다. 멤버 개개인이 자신의 색을 온전히 드러내고, 그 역량을 증명해 보이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이번 콘서트에서는 2:2 유닛으로 나뉘어 각각 <걘 아니야와 <내 귀의 캔디를 커버했고, 멤버 4인의 단체 무대로는 <Love Killa를 준비했다. 중견 아이돌의 콘서트 세트리스트에서는 보기 힘든 라인업이었다.
<걘 아니야는 이전 커버 영상으로도 상당히 반응이 좋아 팬덤 안에서 꾸준히 언급되는 커버였고, <Love Killa 또한 팬덤이 오래간 언급해 온 데뷔 초의 <Alligator를 떠올리게 했다. 또, <내 귀의 캔디는 케이팝 팬덤을 상대로 10년 넘게 이어진 필살기가 아닌가. 이처럼 지극히 팬덤의 관점에서 준비한 것이 보이는 무대를 보며, 이들이 이 공연의 세트리스트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실감했다.
© CIX 공식 X (@CIX_Official)두번째는 의상이다. 씨아이엑스의 이전 콘서트를 다녀 본 사람에게 아쉬운 점을 꼽으라고 한다면 빠지지 않고 나오는 것이 '의상'일 것이다. 지난 콘서트에 대한 기억을 되짚어 보면, 기본 셔츠에 바지 혹은 그 위에 견장 몇 가지 달린 블레이저 정도가 의상의 전부였다. 콘서트라는 게 퍼포먼스만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기에 필자는 이 부분에서 굉장히 큰 아쉬움을 느꼈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첫 착부터 지루한 세미 정장 스타일링을 벗어났고, 의복들 간 디테일 차이도 극명하더라. 멤버 각각에 맞춘 세세한 스타일링 차이도 눈을 즐겁게 하는 요소였다.
© CIX BX 공식 프롬(Fromm)세번째는 VCR, 콘서트에서 VCR이란 아티스트의 환복 시간을 대신하는 세트리스트의 일부다. 이 말인 즉, VCR 영상 또한 공연이자 세트리스트라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많은 공연에서는 이 시간을 다소 소홀히 여기는 모습을 보인다. 관객의 흥미도 유지를 가르는 중요한 시간임에도 말이다.
카지노 쿠폰는 이 시간을 야외 다수 장소에서 촬영한 자체 콘텐츠로 채웠다. 썰렁한 컬러 배경 세트장에서 인터뷰를 딴다든지, 가벼운 게임에 편집 실력으로 비비는 VCR만을 예상하다가 전혀 다른 고퀄리티의 영상을 마주하니 당황을 금치 못했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이렇게까지 할 줄 몰랐다. 예상밖으로 재미있게 즐긴 공연이었다.
씨아이엑스는 지난 3회의 콘서트와 달리, 보다 축소된 공연장에서 CIX 4th CONCERT <THUNDER FEVER IN SEOUL을 진행했다. 현직 아이돌에게 쉽게 보기 힘든 그림일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콘서트를 진행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며 팬덤 픽스를 향해 거듭 감사를 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감을 말할 때조차 ‘새로운 시작’, ‘초심’이라는 워딩을 빼놓지 않았다. 그들이 얼마만큼의 부담과 책임을 안고 지금에 임하는지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뿐 아니다. 아이돌을 이루는 콘텐츠의 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이전과는 달리, 최근 씨아이엑스의 유튜브 채널에는 약 3년 만의 업로드인 멤버 개개인의 VLOG와 데뷔일 주간에나 겨우 업데이트 되던 4인의 커버 영상도 게재되어 있다. 이전 활동에 메이킹 필름조차 보장 받지 못해 진지하게 영상 팀의 존재를 의심하던 과거와는 매우 다른 모습이다.
이렇게만 보아도 카지노 쿠폰가 새로운 페이즈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확연히 알 수 있다. 비록 몇 번의 고난을 넘어 마의 7년에 도래한 그룹이지만, 그럼에도 카지노 쿠폰는 새로운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시련 앞의 희망을 노래하던 이들답게 말이다. 이러한 노고에 필자는 조금의 기대를 더 걸어 보고 싶다. 현실에 안주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일어서는 이들에게 우리가 조금 더 관심을 가져 봐도 좋지 않을까.
* 이 글은 아이돌레 웹진 소유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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