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게임 엔딩 - 이도연 소설
소설, 카지노 게임엔딩의 문장을 소개합니다.
“확 사귀자고 해.”
“그런데… 그러다 그 사람이 너무 좋아져 버리면? 결혼하고 싶어 지면?”
“상처받는 수밖에.”
카지노 게임이 인생의 전부인 줄만 알았던 치기 어린, 아니, 취기 가득했던 이십 대. 나의 취향보다 애인의 취향이나 식성을 더 많이 수집하던 부질없는 날들을 지나 삼십 대 중반이 된 지금, 나의 과거와 현재의 내가 싸운다. 객관적으로 나빴던 남자들과의 연애 기억들이 안 좋은 예로 버젓이 남아, 또다시 같은 실수가 반복될까 노심초사한다. 지난날을 부정해 봐야 소용없지만,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자, 점점 마음에 먹구름이 낀다.
나도 이맘때쯤이면 당연히 결혼해서 평범의 대열에 오를 줄 알았다. 그렇게 일반이라 불리는 이들의 궤적을 지표 삼아 살 거라 예상했던 나의 삶이, 이토록 완전히 반대의 방향을 달리고 있는 지금은 더더욱 윤서를 비난할 수 없었다.